“칼 대지 않고 디스크 수술 OK”
명 디스크라고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사이에 있는 물렁뼈(추간판) 조직이 빠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은 비만과 외상 등 다양하다. 추간판이 빠지면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에 무리를 줘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대소변 기관 등 모든 감각 기관이 마비될 수도 있다. 디스크가 현대인의 주요 질병으로 부상하게 된 데는 영양 과다로 인한 비만 인구 증가가 직접적 원인이다. 진단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누운 채 무릎을 펴고 다리를 올리다 보면 등뼈로부터 통증이 전달된다. 이럴 경우 한번쯤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만약 통증이 무릎 아래로까지 내려오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가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같은 첨단장비로 디스크 여부를 쉽게 판독할 수 있다.은행에서 전산망을 관리하고 있는 노희철(36) 씨는 몇 달 전부터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가끔씩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며칠 지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괜찮아지는 경험을 했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이 심해져 나중에는 누군가 옆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가 됐다. 그는 극심한 고통 끝에 지인의 소개로 서울 강남구 논현역 근처의 고도일신경외과(02-544-3805, www.godoil.com)를 찾았다.노 씨는 MRI 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병명도 충격이었지만 증상이 심각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리는 청천벽력으로 다가왔다. 수술대 위에 누워 몇 시간 동안 수술 받는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정작 노 씨를 진료한 고 원장은 “주사 한 대만 맞으면 수술이 끝나니 안심하라”고 위로했다. ‘설마, 그럴 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 씨는 그런 수술법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수술대에 누워 주사 한 대를 맞으니 치료가 끝났다. 더 놀라웠던 것은 주사를 맞은 뒤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는 점이다.서울 강남구 논현역 부근의 고도일신경외과는 칼을 대지 않고 디스크를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한 척추 전문병원이다. 이 병원에는 척추 전문의만 8명이 포진해 있다. 특히 대표원장인 고도일 원장은 허리 통증 전문가로 유명하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하루 200여 명이 넘는다.지금까지 디스크 전문병원이라고 하면 ‘수술 잘하는 병원’이 실력 있는 병원으로 통했다. 그러나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절개 및 절제 부위를 최소화해 수술하는 등 다양한 디스크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고 원장은 “디스크 환자의 95%가량은 수술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경우에 따라 수술해야 하는 환자도 있지만, 증상과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면 대개는 수술 없이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고주파 수핵 감압술은 절개 마취 출혈 통증 후유증 등이 없어 환자들에게 인기다.고주파 디스크 수핵 감압술은 매우 과학적인 수술법이다. 우선 고주파를 발생하는 가는 주삿바늘을 문제의 디스크 내에 삽입한다. 이후 제4의 물질 상태인 플라즈마장(고밀도 이온장)을 만들어 통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 수핵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이 치료법의 핵심은 가느다란 관에서 나오는 저온의 저주파로 섭씨 50도에서 5분 정도 시술해 디스크 탈출 부분을 원위치로 되돌린다는 데 있다. 이 모든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내외로 짧아 수술 후 긴 회복시간 때문에 수술을 꺼렸던 환자들에게 호응이 높다. 또한 기존 수술처럼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전신마취도 필요 없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또한 수혈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이나 기타 합병증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시술 뒤 평균 2시간 후에는 바로 귀가할 수 있다. 심한 경우라도 한 달 이내면 일상적인 생활에 큰 무리가 없다.그러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됐다 하더라도 치료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고 원장은 “수술 후 3개월 동안은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습관적으로 취해 온 나쁜 자세를 올바르게 교정하고 스트레칭이나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디스크 수술을 받아도 통증이 계속된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환자들이 많다. 사실 수술 환자의 대부분이 수술 후 염증이나 신경 유착, 재발 등이 생겨도 별다른 처치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통증을 줄여줄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고 원장은 ‘경막 외 내시경’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지만 장비 대수에서는 앞선다. 그만큼 많은 환자들의 통증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고 원장의 설명이다.고 원장은 경막 외 내시경에 대해 “꼬리뼈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 후 상태를 직접 살필 수 있다. MRI로 보는 것보다 정확한 소견을 얻을 수 있는데, 증상에 따라 신경이 눌린 부분을 해결해 주고 신경 유착 방지제를 뿌리거나 염증을 제거해 주면 금세 통증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술에 사용되는 기구는 내시경과, 약물 주입이나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관 두 가지다. 내시경과 관을 꼬리뼈 쪽 척추관을 통해 통증 부위까지 삽입해 치료한다.통증을 일으키는 신경과 신경 유착, 염증 등에 약물을 주입하거나 주변 조직에 널려 있는 핏덩어리 등을 제거함으로써 통증 유발 요인을 없앤다. 특히 신경 유착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전문의는 내시경을 통해 척추관 내부를 보여주는 모니터와 척추 위치를 알려주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시술한다. 따라서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나 좌골신경통 환자도 이 시술법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도일신경외과는 대표적 비수술적 치료법인 FIMS 테라피(Fluoroscopic Intra-muscular Stimulation:근육내자극치료)도 많이 시술하고 있다. 이는 척추 근육의 심부를 바늘로 자극, 좁아진 디스크 사이에 간격을 넓혀주고 신경반사를 일으켜 잘못된 신경의 정보 전달 시스템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고 원장은 “객관화, 과학화한 침술 요법으로 치료와 동시에 통증이 가라앉으면서 운동 능력이 개선되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한다.FIMS 테라피를 시술하면서 프로로테라피, 메조테라피, 아피테라피 등 3가지 치료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프로로테라피는 인대에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주사해 인대를 튼튼하게 해 만성 통증을 해소하는 치료법. 외국에서는 90% 이상의 치료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시술법이다. 메조테라피 역시 유럽 의사들 사이에선 보편화된 약물치료법이다. 피부 바로 아래의 중배엽(메조덤)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면서 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해소한다. 둘 다 근본치료로 재발이 드물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봉독요법’으로 알려져 있는 아피테라피는 염증과 면역치료, 살균·소염작용에 특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