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두 채? 한 채는 팔아 펀드에 넣으세요"
기업에 근무하는 박영환(46·가명) 씨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가 중과되는데 현재 갖고 있는 집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8억 원 상당) 외에도 서울에 6억 원짜리 아파트를 한 채 더 갖고 있다. 5년 전 2억 원을 주고 산 집인데, 그동안 4억 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올해 안에 주택을 팔면 양도세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박 씨는 1가구 2주택으로 많은 세금을 내더라도 집을 계속 보유해야 할지, 아니면 과감하게 집을 팔고 다른 투자 수단을 찾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고심 끝에 박 씨는 이성조 한국투자증권 마제스틱클럽 PB센터장을 찾았다.이 센터장은 1985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오랫동안 펀드매니저를 맡은 투자 전문가다. 1990년대 중반 1조5000억 원의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우수한 운용 실적도 올렸다. 2002년 여의도PB센터가 개설되면서 초대 지점장을 역임했다. 투자상담사 증권분석사 등 다양한 자격증도 갖고 있다.이 센터장은 우선 박 씨의 재산 상태부터 분석했다. 박 씨는 현재 살고 있는 8억 원짜리 집과 6억 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었는데 아파트는 전세(전세보증금 2억 원)를 주고 있었다. 또 박 씨는 은행 정기예금에 2억 원을 예치해 두고 있었다. 따라서 총자산은 16억 원이었다. 대부분의 자산을 부동산과 은행 정기예금에 투자해 온 매우 보수적인 투자자로 분류할 수 있었다. 또 박 씨는 집값이 내년에 15% 정도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에도 당분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박 씨의 예상이 현실화되면 2007년에 그의 집값은 약 7억 원으로 올라가고 2008년에는 약 8억 원대로 뛰게 된다. 물론 2주택자에 대한 세금이 높아져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이만한 수익을 올릴 자산을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박 씨의 판단이다.이 센터장은 박 씨의 관심사인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 내후년에 주택을 팔 경우 실제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계산해 봤다. 일단 당장 올해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율 36%가 적용된다. 이 세율을 적용하고 각종 공제가 되는 항목을 넣어 양도세로 내야 할 금액을 계산해 봤더니 1억2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임대보증금 2억 원도 돌려줘야 한다. 따라서 현 시세인 6억 원에 주택을 팔았을 경우 박 씨가 손에 쥐는 금액은 2억9800만 원으로 계산됐다.내년에 주택을 판다고 가정하고 다시 계산해 봤다. 내년부터는 2주택자 중과세가 이뤄져 양도세율이 50%로 올라가게 된다. 물론 집값도 15% 정도 올라 7억 원이 된다. 7억 원에 판다고 가정하고 다소 복잡한 계산 절차를 거쳐 나온 양도세액은 총 2억36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양도세율이 높아진 데다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양도세가 이렇게 불어난 것이다. 물론 여기에 2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박 씨가 가질 수 있는 돈은 2억6400만 원으로 계산됐다. 내년에 팔면 올해 파는 것보다 3600만 원이나 손해를 본다는 결론이 나온다.2008년 수익은 어떻게 될지도 계산해 봤다. 2008년에는 주택 가격이 8억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가정했다. 이 경우 양도세는 2억8600만 원이 나온다. 여기에 전세보증금 2억 원까지 제하면 실제 박 씨가 손에 쥐는 금액은 3억1400만 원이 된다. 물론 2008년에 집을 팔면 올해 파는 것보다 많은 돈을 만질 수는 있다.하지만 2년간 추가로 주택을 보유해 박 씨가 얻는 실제 수익은 연평균 2.6%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특판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따라서 박 씨의 예상대로 15% 정도 집값이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금 파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같은 결과를 본 박 씨는 결국 이 센터장의 권유대로 주택 한 채를 팔기로 결심했다.주택을 판다는 가정 하에 이 센터장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집을 팔아 생기는 2억9800만 원과 은행 정기적금 2억 원 가운데 1억200만 원을 합해 총 4억 원을 새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나머지 9800만 원은 계속 정기예금에 예치토록 했다.이 센터장은 포트폴리오 편입 대상 4억 원 가운데 우선 주식형 펀드인 ‘한국삼성그룹주식1호’에 8000만 원을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이 펀드는 삼성그룹 내 14개 계열사에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시장 상승기에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이 센터장은 8000만 원을 ‘KTB엑설런트사모주식11’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주식 혼합형인 이 펀드는 정기예금 금리에 추가 수익을 겨냥한 펀드로 적정한 수준에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면서도 다소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 센터장은 이와 함께 펀드매니저 경력을 살려 박 씨에게 8000만 원 정도는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해 보라고 권했다. 대형주 위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서 장기 투자할 경우 위험을 낮추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8000만 원을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삼성화재 등 세 종목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고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이 해소돼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현대중공업은 저가 수주물량 해소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삼성화재도 장기 보험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 투자에 유망하다고 그는 판단했다. 이 센터장은 또 1억6000만 원은 한국증권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이 상품의 기대수익률은 연 4.6% 정도로 낮은 수준이지만 매우 안정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체의 리스크를 낮춰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했다.이 센터장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의 전체 기대수익률이 연 8.44% 정도라고 덧붙였다. 주식형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직접 투자하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글 김남국·사진 이승재 기자 nkkim@hankyung.com주택 양도 후 투자가능 금액(단위:원) 2006년 양도 2007년 양도 2008년 양도양도가액6억 7억8억취득가액2억2억2억양도세(별첨)1억200만2억3600만2억8600만임대보증금2억2억2억 양도 후투자가능금액2억9800만2억6400만3억1400만4억 원 투자 포트폴리오(단위:원)상품유형 상품명 투자비중 투자금액 기대수익률주식형한국삼성그룹주식1호20%8000만10.00%주식혼합형KTB엑설런트사모주1120% 8000만8.00%주식투자위탁·주식20% 8000만 15.00%확정금리한국증권 특정금전신탁40%1억6000만4.60%총합계100%4억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