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 好 … 달콤한 낭만과 별미 둥지

이치는 강물과 강변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불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적막한 밤엔 흐르는 강물 소리가 턱밑에서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다. 서울 한복판인 마포대교 북단에 있는 강변 카페 ‘아이오유(I.O.U.)’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도심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놀람과 반가움이 교차한다. 탁 트인 테라스에 앉으면 63빌딩을 중심으로 여의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관악산과 청계산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한강 조망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난다. 혹자는 “이곳에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카페 아이오유는 작년 5월 25일에 문을 열었다. 이 집의 여주인인 민서현(62) 부부가 결혼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원에서 친지들을 모아 산호혼식을 가진 후 집안에서 피로연을 열면서 카페의 정식 오픈식을 가졌다. “우리가 누리는 멋진 경관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 이를 위해 10년간 일반 가정집으로 거주했던 정든 집을 카페로 개조했다. 지하층까지 합해 4층짜리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부가 벽지, 테이블, 거울 등을 직접 골라 멋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고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마포장’ 터에 자리한 카페 아이오유는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명당이라고 한다. 용의 머리를 뜻하는 용산의 눈에 해당하는 자리에 위치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개업 1년을 갓 넘긴 신참내기 카페임에도 수많은 저명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에서 불꽃놀이라도 할라치면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에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십중팔구 헛걸음하게 된다고.카페는 크게 7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1층에는 ‘해뜨는 방’(안방), ‘난 너랑’(거실), 야외 테라스가 있다. 2층에는 ‘별 헤는 방’ ‘그림 같은 방’ ‘속삭이는 방’으로 구성된다. 별 헤는 방은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 머리 위로 별 달 하늘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비 오는 날에는 운치가 더해진다. 그림 같은 방은 창문을 액자처럼 냈는데 바깥 경관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속삭이는 방은 연인들을 위한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카페 건물 앞쪽으로는 한강이 코앞에 보이는 부부의 정원이 펼쳐지는데 이곳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만 공개한다고.결혼기념일을 기념하는 부부나 프러포즈를 하려는 연인들에게는 낭만적인 테라스, 별 헤는 방 그리고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속삭이는 방이 인기다. 총 14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해뜨는 방’은 비즈니스맨들이나 가족들 모임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내로라하는 기업 총수의 가족들이 종종 외식 장소로 애용한다고 한다.이 집의 음식은 일본 퓨전 요리를 표방한다. 강세현(35) 주방장은 국내 일식 퓨전 1호라고 해도 좋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일본 철판 요리의 대가인 스즈키 선생 밑에서 훈련을 하고 청담동에 있는 퓨전 레스토랑 ‘시즌스’와 분당의 ‘토라노 아나’에서 경력을 쌓았다. 방송인 최화정의 ‘맛있는 책’을 감수하기도 했다.“아이오유 요리의 특징은 ‘뽄즈’ 라는 일식 소스로 맛을 내는 데 있습니다. 특히 유자를 첨가한 소스로 맛을 낸 ‘윙깐풍기’는 제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요리입니다. 또한 첫맛은 숨 막힐 정도로 맵지만 끝 맛이 달콤한 ‘해물볶음우동’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우리 가게의 명물이죠. 3인 이상이 미리 예약을 하면 메뉴에 없는 요리라도 무엇이든 만들어드리는 ‘쉐프 추천 코스’ 요리도 인기입니다.”계절이 바뀔 때마다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는 아이오유의 아름다운 전경이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할 듯하다.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 프로젝트에 의해 원효대교가 새 단장을 하고 다음 달이면 카페 바로 앞까지 이어지는 고가 도로가 개통되기 때문이다. 변화를 거듭하는 아이오유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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