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마켓 강세장…올 30% 고공비행

유럽 증시의 강세가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다. 유럽 증시는 연초 이후 8%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증시의 상승률인 4.6%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유럽 증시의 강세는 크게 유럽 경제의 호조세와 기업 실적 개선,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밸류에이션, 글로벌 유동성의 미국 외 지역에 대한 선호도 상승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과 투자 확대로 유럽 주요국 전반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들이 지표로 확인되고 있는 양상이다. 독일의 IFO 기업신뢰지수가 15년래 최고치, 프랑스 기업신뢰지수가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어 이탈리아 ISAE 기업신뢰지수 역시 5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최고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2006년 유럽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06년 2.0%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경기 회복과 더불어 기업 이익은 2006년 8.7%, 2007년 9.1%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배율(PER)은 13.3배로 95년 이후 평균 대비 8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글로벌 분산 투자 자금이 지역간 성장성 역전, 달러화 약세 등과 함께 유럽을 포함한 미국 외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것도 유럽 증시의 차별적 강세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이 같은 요인으로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럽 경제 및 증시의 방향성에 있어서의 중·장기적인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일단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경기 탄력 둔화의 고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수출 및 투자 확대에 의해 견인됐던 경제 성장세가 소비 회복으로 확산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2분기 이후 유럽 증시의 방향성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의 증가와 △노동 시장의 개선으로 2000년 이후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성적인 저성장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가 유럽 증시의 절대 상승률 및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 상승률의 방향성 및 폭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말하는 브릭스(BRICs) 마켓의 열기가 거세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의 상승률이 4.6%에 그치고 있는데 비해 이머징마켓은 16.4%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브릭스 지수는 30%에 달하는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브릭스가 주도하는 이머징마켓의 상대적 강세는 2003년 이후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세가 시작된 후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머징마켓의 전 세계 시장에서의 실제 시가총액 비중은 7%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 자금 유입액 중 30%가 이머징마켓 펀드로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도 브릭스 시장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해외 펀드 수탁고가 3조원으로 급증하는 등 브릭스 열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강세장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두 개의 큰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서 이머징마켓의 장기 고성장 가능성에 따른 매력도 부각이다. 2005~2010년 주요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비교해 보면 미국이나 영국은 2%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브릭스는 브라질 4.0%, 중국 7.6%, 인도 6.2%, 러시아 4.5% 등 고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전반의 호조세 외에도 역내 교역 활성화와 내수 시장의 확대 등이 이머징마켓의 장기 고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장 및 원자재 시장 움직임에 큰 흔들림이 없는 것 역시 고성장에 대한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미국에서 다른 지역으로의 성장 축 이전과 함께 그간 미국 시장에 치우쳐 있던 글로벌 자금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동성이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 또한 이머징마켓의 강세를 설명하는 큰 축이다. 90년대 초 이후 미국 주도의 주가 상승세가 진행되면서 미국 내에서 인터내셔널 펀드의 자산 비중은 90년 초반 14%에서 2002년 8%까지 줄어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이머징마켓의 선진국 시장 대비 상대 밸류에이션은 1.22배에서 0.45배까지 하락했다. 이와 같이 과도 편입돼 있고 저평가돼 있던 이머징마켓이 2003년 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 국면에서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도 브릭스로 대표되는 이머징마켓의 중·장기 상승세가 유효하게 유지될 것인지 여부일 것이다. 특히 2003년 이후 3년간의 강세장이 진행된 상황에서 과열 우려를 경고하고 있는 의견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급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이나 숨고르기는 있을 수 있겠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이머징마켓의 강세는 여전히 ‘진행형’ 이라는 판단이다. 우선 최근 3년간의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이머징마켓 시가총액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7% 수준으로 GDP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인 2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시가총액에 있어서의 글로벌 리밸런싱이 충분히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 또 PER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2000년 초반의 저평가는 상당 부분 해소되긴 했으나 여전히 절대 PER 및 선진국 시장 대비 상대 PER를 90~95년 평균 수준과 비교해 보면 70% 수준에 머물러 있어 밸류에이션의 부담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게다가 이머징마켓의 차별적인 투자 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장성을 감안한 PER 수준으로 보면 이머징마켓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된다. 선진국 시장의 경우 PEG(성장성 지표)가 1.2배인데 비해 이머징마켓의 PEG는 0.7배로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의 시장 반영이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물론 여전히 글로벌 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2006년 중반 이후 순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투기 자금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품 시장과의 연동성이 높으며, 이머징마켓 자체도 최근 3년간의 주가 상승 및 자금 유입 속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다소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기타 지역으로의 성장 축 이전,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 미국에 치우쳐 있던 글로벌 자금의 재분배 등 이머징마켓 기업 실적의 체질적 개선 등을 감안해 보면 단기간의 출렁임은 있겠지만 대세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