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상승 여력 충분…닛케이 조정 탈출

미국 증시의 리스크 요인이었던 금리인상 기조는 올해 5% 초반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인플레 리스크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004년 6월부터 지속됐는데, 이미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누그러지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리스크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금리인상이 종결되면서 미국의 정치적 경기순환론을 고려해 보면 내년부터는 미 증시의 강세 국면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 증시의 경우 대통령 임기에 따라 경기순환이 나타나는데, 무엇보다도 재선을 목적으로 집권 초에는 긴축정책에 집중하고 선거가 다가오는 집권 후반에는 경기 부양에 전력하기 때문이다. 1945년부터 대통령 임기별 S&P 500의 연간 평간 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모습이 확연히 관찰된다. 대통령 임기 초반인 1년차와 2년차의 평균 지수 상승률은 각각 5.4%와 4.3%에 지나지 않지만 임기 후반인 3년차와 4년차의 지수 상승률은 각각 18%와 8.5%에 이른다. 부시 대통령의 재임 2년차인 올해도 긴축정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임기 후반부를 앞두고 금리인상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기업 이익 측면에서도 S&P 500의 지난해 이익증가율은 13.7%였는데, 올해 예상 이익증가율도 13.3%에 이르며 두 자릿수의 증가율이 지속될 전망이다. 2005년에는 에너지와 소재 섹터의 이익 증가율이 각각 51%와 20%를 기록하며 이익 증가세를 선도했다면, 올해는 에너지와 소재 섹터뿐만 아니라 금융과 경기 관련 소비재, 산업재 등 여타 섹터들도 고른 이익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 성장뿐만 아니라 주가수익배율(PER)로 살펴본 밸류에이션 수준도 과거 평균 15.4배보다 낮은 14.8배를 기록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도 낮은 상황이다. 금리인상 마무리와 정치적 경기순환론, 그리고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향후 미국 증시의 상승 여력은 충분한 상황인 것이다.반면 미 증시의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변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미 달러화의 추가적인 약세 가능성이다. 쌍둥이 적자가 지속 중인 가운데 금리인상마저 마무리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지속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지속된다면 달러화보다는 비 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크다는 점에서 미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여타 증시 대비 상대 강도는 낮을 수 있다. 미 증시의 상승 여력과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일정 부분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비 달러화 자산에 대한 메리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 자산보다는 비 달러화 자산에 대한 비중을 보다 높게 유지해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2003년 5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일본 증시는 일본 경제 부활을 알리고 있다. 2003년 8000엔까지 하락했던 닛케이225지수는 현재 1만7000엔을 넘어서며 두 배 이상의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본 증시 상승의 가장 큰 힘은 무엇일까. 바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가고 있는 일본 경제의 부활에 있다. 그렇다면 이제 고민은 회복세를 보이는 일본 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될 것이다. 지난해 8월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은 2004년 하반기 이후 경기가 조정 국면에서 탈출했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전 세계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 중인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가 일본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 이익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한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2005년 회계연도에 30.2%, 2006년 회계연도에는 14.6%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낙관적 경제 전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것은 기업 이익이 설비 투자로 연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투자에 있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왔던 일본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선회함으로써 2005년 4분기 이후 설비 투자 증가율은 7~8% 대를 유지하고 있다. 설비 투자 증가는 고용 확대에 따른 소비 회복으로까지 연계되고 있다는 점은 일본 경제가 본격적인 선순환 구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특히 일본 기업의 최근 설비 투자 확장 전략은 과거와 같은 무조건적인 과잉 투자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즉 수익 모델이 분명하고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만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990년대 자산 가격 버블 붕괴에 따른 엄청난 고통과 장기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구조조정의 아픔이 남기고 간 교훈이다. 결국 일본 기업의 설비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핵심 에너지가 될 것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경제 흐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결국 경기와 기업 이익의 함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증시의 장기 상승 추세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물론 최근의 국제 유가 급등과 엔고 압력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소득의 양극화 현상 또한 내부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으로 이해 가능한 현상이며 마이너스 성장과 함께 금융 불안까지 고조됐던 1998년과 2002년의 상황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경기순환론적인 관점에서 반복되는 경기 후퇴기가 나타날 수 있지만,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면 일본 경제는 구조적인 경기 회복기로 진입한 상황이며 확실한 재기(再起)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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