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을 탁월하게 하라

새해 마켓리더들의 '블루오션' 전략은…

에게 비즈니스는 정장을 잘 차려 입거나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 자신, 내 생각에 솔직해지는 것, 내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때로는 자신과 더불어 자신의 업(業)에 대한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윤석철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경영의 기본은 투명경영이 아니라,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생존과 더불어 중요한 화두는 ‘성장’이다. 성장 역시 자신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업과 경영자에게는 더욱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2005년 기업계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블루오션’이었다. 경쟁자가 없는 푸른 바다에서 먹이를 독점한다는 블루오션 전략은 기업과 경영자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푸른 바다를 지배하는 기업이 그 바다를 처음 발견한 기업일까.잠깐 퀴즈를 하나 풀어 보자. 1990년대 온라인 서점 사업을 처음 시작한 기업은 어느 회사일까. 만약 ‘아마존(Amazon)’이라고 대답했다면 틀린 답이다. 온라인 서점 사업을 처음 시작한 기업은 1991년 찰스 스택이 설립한 ‘컴퓨터 리터러시 북스토어(Computer Literacy Bookstore)’다. 반면 아마존은 1995년까지 온라인 서점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다.‘신시장을 지배하는 재빠른 2등 전략’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패스트 세컨드(FAST SECOND, 콘스탄티노스 마르키데스 외 지음,김재문 옮김, 리더스북)’는 바로 이러한 블루오션 시장의 궁극적인 지배자가 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새로운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핵심 성공 요인은 ‘빨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시점이 맨 먼저인 경우는 드물다. 결국 신시장에 들어가 실질적인 주도자, 즉 진정한 마켓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할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재빠른 2등 전략(FAST SECOND)’을 통해 마켓 리더가 된 기업들의 사례는 많다. IBM이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장에서 최초의 상업용 컴퓨터 유니박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 시장에서, P&G가 일회용 기저귀 시장에서, GM이 자동차 시장에서, 캐논이 복사기 시장에서 성공한 것도 모두 재빠른 2등 전략의 산물이다. 이 책은 뭐든지 맨 처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통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또 기업이 창의적이 되기 위해 조직 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창의적인 기업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참신하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을 강력하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비즈니스의 본질과 의미를 잘 나타내고 있다.지난해 해리스 인터랙티브 기업명성지수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엔진인 구글은 세계 60대 기업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쟁쟁한 기업들을 물리치고 3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1위인 존슨앤드존슨과 2위를 차지한 코카콜라가 각각 100년이 넘는 기업 역사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1998년 설립된 구글의 약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스토리(존 바텔 지음, 이진원 외 옮김, 랜덤하우스중앙)’는 닷컴 기업들의 몰락기에도 살아남는 것은 물론이고 한 번의 실패도 겪지 않고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빠른 성장을 구가하면서, 결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화제가 된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구글의 성공 스토리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구글이란 한 기업의 성공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것을 뛰어넘어 대표적인 검색엔진 야후,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등 구글의 경쟁업체들의 탄생과 성장, 발전 과정까지 검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이 시대에 ‘검색’이 갖는 사회·경제·문화·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본다. 즉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기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 검색기술이 마케팅과 미디어, 대중문화, 연애, 취업, 시민의 자유 등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거시적 시각에서 통찰하고 있다. 구글은 오로지 ‘검색’으로 시작해 ‘검색’에만 집중했고 ‘검색’으로 눈부신 성공을 일궈냈다.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포털에 눈을 돌리며 검색을 하나의 장식품 정도로 여길 때 구글은 검색으로 승부한 것이다. ‘평범한 기업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기업에서 하고 있는 일을 탁월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톰 피터스가 말한 ‘초우량 기업’의 정의다. 경영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와서의 일이다. 고작 1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경영학은 수천년 간의 역사와 지혜로 뭉친 타 학문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신생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진입한 지금, 경영은 비즈니스 세계 그 너머에까지 가치를 미치는 개념이 되었고, 우리의 일상에 그 어떤 요소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 피터 드러커), 미래를 경영하라(톰 피터스), 성공기업의 딜레마(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짐 콜린스)….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현대편(이동현 지음, 더난출판)’은 ‘고객 기술 전략 변화 미래’라는 5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핵심적인 경영도서 22권을 선정해 재해석하고 있다. 트렌드를 좇아가기보다는 경영의 본질이나 원리, 특히 앞으로의 경영에 이정표가 될 만한 책을 우선으로 선정해 경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통해 경영이 고민해 온 주제들이 무엇인지, 한국의 경영 현장에서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살펴보고,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테마를 중심으로 주요 도서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변화해 온 족적과 함께 경영의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경영을 다각적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보다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시하면서도, 주제를 흐리지 않고 독자들을 경영의 세계로 안내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고객’을 들 수 있다. 얼마 전 타개한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기업의 존재 이유를 고객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영에 있어서 고객은 따뜻한 친구이면서 냉정한 존재다. 고객을 진정으로 만족시킬 줄 아는, 더 나아가 고객을 성공시킬 줄 아는 기업만이 현대 경영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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