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세계경제 ‘소프트 패치론’

2006년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4년째를 맞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를 요약하면 ‘대외 경기 호조 속 내수 부진’이다.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간 압축성장한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나라보다 대외 환경에 의존적인 체질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대외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 우리 경기도 함께 좋아지는 동조화 현상을 보여 왔다. 지난 3년 간 현 정부는 대외 경제의 호조세를 국내에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다행스럽게 2005년 하반기 이후 수출과 소비관련 일부 지표가 청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두 가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하나는 지금의 회복세가 지속돼 올해 5% 대로 회복될 수 있다는 ‘소프트 패치론’이다. 반면 고유가,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 등과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행태변수(behavior variable)로 경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올해 수출 여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요 예측기관들은 올해도 미국과 브릭스(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가 세계 경제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호재임에 분명하다. 또 하나의 수출 변수인 원·달러 환율도 올해는 크게 불리하게 움직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외환시장의 최대 현안인 미국의 무역적자는 이제는 달러 약세 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런 만큼 각국 간 금리 차에 따라 올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수준보다 더 상승하다가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나 평균 수준으로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하락된다 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수출에 커다란 문제가 없다면 내수 회복 여부가 경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을 점검해 보자. 통화정책은 이미 한·미 간의 정책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예고한 터다. 또 이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통한 수출 대책은 자본 이탈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한국판 뉴딜 정책은 이미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는 재원 확보부터 여의치 않다. 현재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국채발행을 통한 대책도 국채매각 과정에서 시중금리가 상승해 민간 수요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공공지출 증가를 상쇄하는 구축(驅逐)효과로 실제 성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사이드에선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 같다. 대신 민간의 부동자금을 소비나 투자로 연결하느냐가 경제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2006년 한국 경제가 5% 대 성장률을 기록하겠지만 그 이후 잠재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대내외 경제전망을 토대로 올해 재테크 기상도를 그려 본다면 가장 주목받을 재테크 수단은 역시 주식이 될 것이다. 일부 증권회사가 KOSPI지수가 1600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대부분 증권사들이 1500 선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데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은 국민들의 재테크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이 이미 급속한 노령화 사회로 들어선 만큼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종전처럼 부동산에 ‘몰빵’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재테크 수단에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펀드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크게 부각된 펀드 투자는 올해도 계속해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매달 일정 금액을 붓는 적립식 펀드는 이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06년 세계경제전망 :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