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평 거주자 “월 150만원 이상 老테크”

령화 사회가 급진전되고 있지만 중산층 이상 계층의 40% 이상은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자 가운데 무려 36.0%는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이나 보험 등에 적립하고 있는 금액이 3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예 적립하는 돈이 없다는 ‘무대책’형 응답도 8.8%나 됐다. 전체 조사 대상자 가운데 44.8%가 사실상 보험 한두 개 정도만 들었거나 아예 무방비 상태라는 얘기다.매달 30만~60만원을 적립하고 있는 사람은 27.4%였으며 60만~90만원을 적립하고 있는 사람은 10.4%였다. 90만~120만원은 8.8%, 120만~150만원은 2.6%였다. 150만원 이상을 적립하는 사람은 8.8%였다.서울 강남지역 거주자의 경우 노후 대비를 위해 30만원 미만 금액을 적립한다는 응답이 31.7%로 전체 평균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으며 서울 강남 이외 지역의 경우 37.6%로 평균치를 약간 상회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0만원 미만을 적립한다는 대답(40.8%)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39세 이하와 40대의 경우 각각 37.4%와 33.1%로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평생 재테크란 개념이 최근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50대의 경우 자녀 교육과 주택을 중심으로 투자해 왔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평형별로는 25평 미만 거주자들의 44.7%가 매달 30만원 미만을 적립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아파트 평형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5~34평형 거주자들의 비율은 35.8%, 45~55평형 거주자들은 29.3%로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55평형 이상 거주자들의 경우 30만원 이하를 적립하는 사람은 20%에 불과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아파트 평형이 넓으면 넓을수록 노후 대비에 대해 훨씬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55평형 이상 거주자 가운데 20%는 노후를 위해 월 150만원 이상을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월소득 500만원 이상 버는 사람 가운데 30만원 미만 적립자는 19.2%였고, 대신 150만원 이상 적립하고 있다는 대답이 15.4%나 나온 것과 맥을 같이한다.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노후 대비용 각종 연금이나 보험, 장기투자 등을 통해 목돈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적절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하게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자산이 필요할까. 삼성생명은 55세 이상 가구의 기초 생활비(월 133만원)를 토대로 노후 자금을 산출한 결과 4억7000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신문이 40세 전후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은 퇴직 후 노후자금이 10억원을 넘어야 한다고 답했다. 7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70% 이상은 7억원 이상 가져야 품위 있게 생활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 기관의 추정치는 실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추정한 것이지만 일반인들은 품격 있는 삶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일반인들은 또 국가가 보장해주는 노후 대책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90% 가까운 직장인들은 노후자금 중 국민연금이 채워줄 비중이 30% 미만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부만 믿고 노후대책을 소홀히 했다가 큰 곤경에 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실제 20년 간 연금을 불입하더라도 퇴직 후 받는 금액은 종전 소득의 30% 수준에 그친다. 일례로 40대 후반 직장인이 지난 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부터 퇴직 때까지 30년 동안 매달 보험료를 붓는다고 해도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89만원 수준(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19만원 정도)을 받게 된다. 물론 조기 퇴직을 당해 연금을 내지 못하면 액수는 더 줄어든다. 노후 대비가 화두가 된 것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은 2018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 사회란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을 말한다. 또 오는 2026년에는 노인 인구가 무려 20%를 넘어서는 초 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르다. 미국은 고령 사회로 옮겨가는데 72년이 걸렸고 일본은 24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18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산층 이상임에도 노후 대비를 위해 적립하는 자금이 월 30만원도 안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금처럼 노후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10~20년 이후 상당한 격차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시대가 변하고 있어 노후를 자식에게 기댈 수도 없는 일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은행 예금처럼 확정금리형 상품만을 믿지 말고 매년 금리 2~3배 수준의 수익을 얻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에 매달려 위험을 높일 경우 나중에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위험 최소화하면서 지나치게 고수익의 환상에 빠지지 않도록 적정한 수익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장기 투자의 원칙이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위험 자산에 투자할 때 적절하게 분산 투자해야 하며 새롭게 부상하는 투자 수단에 대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자녀 결혼자금 주택 구입자금 등 재무 목표를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세워야 하며 현재의 자산 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체계적인 재테크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재무 목표별로 필요 자금을 계산하고 신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재테크 상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남순 DNW컨설팅 대표는 “재무 목표를 세운 후 구체적인 실행 안을 수립해야 하며 항상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재무 목표나 실행 안을 수정할 필요가 없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노후대비 적립금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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