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부동산거품 붕괴는 없다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MONEY 창간호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우리나라 상위 1% 부자계층의 재산증식 수단 1위는 압도적으로 부동산이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요즘 들어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품논쟁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이 논쟁이 심하다. 우리도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라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현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고 앞으로 붕괴로 이어진다면 이번 세계 경기 회복이 자산효과에 기인한 점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세계 경기와 우리 경기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주가가 10% 하락하면 소비는 0.3% 줄어들지만 부동산값이 10% 떨어지면 소비는 0.6% 감소해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앞날을 예측하는 데는 여러 방안이 있지만 요즘 들어 인구통계학적 분석기법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분석은 한 나라의 계층별 인구구성에서 자가 소유 의욕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주식 및 채권을 본격적으로 매입하는 소위 자산계층(좁게는 40~50세, 넓게는 35~55세)이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부동산값과 주가가 결정된다는 것이 이 이론의 골자다. 만약 한 나라의 인구구성에서 자산계층이 두터우면 부동산값과 주가는 높게 형성되고, 실수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설령 금리인상과 같은 자산시장에 비우호적인 요인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부동산값과 주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중장기적으로도 현 자산계층이 은퇴하고 이후의 자산계층이 어떤 형태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부동산값과 주가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은퇴하는 자산계층보다 이후의 자산계층이 더 두텁게 채워질 경우 부동산값과 주가의 상승국면은 지속된다고 보는 것이 이 이론에 근거한 예상이다. 자산시장 예측에 관한 한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미국의 해리 덴트와 와튼 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196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경우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장기공황에 빠질지 모른다고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증가하겠지만 은퇴 후 비용을 충당할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다. 결국 이 상황에서 은퇴자들은 보유 부동산과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부동산값과 주가는 떨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자가 소유 의욕이 강한 35∼50세 계층이 두텁게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특정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현 자산계층이 은퇴하면 이후의 자산계층은 급격히 얇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우리의 아파트 경기가 현 자산계층의 은퇴가 마무리되는 2015~2020년 이후에는 오랫동안 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아파트는 중대형일수록 사두기만 하면 시기가 문제이지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아파트 불패신화’는 점점 임계점에 다다른다고 볼 수 있다.그런 만큼 평생 동안 번 돈과 빚을 내서 아파트 한 채에 올인하는 우(愚)는 현 시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인생의 행복이란 가치판단이라 일률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자가 소유 이외의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인생에 행복을 주는 자가 소유 투자규모는 자기 연봉의 약 4~5배 이내라는 점을 한번쯤은 새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차별 주요 경제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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