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주 하루 1잔에 담긴 리비도

“의사보다 포도 농장 재배자가 더 장수한다.” “적포도주는 혼자 사는 남자에게 신이 선사한 선물이다.” 발효음식인 포도주가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옛사람들의 의견이다.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 기원전 460~377)가 포도주의 다양한 내용물을 의학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고, 근대시대 프로이센의 왕 페르디난트 1세의 주치의사였던 프리드리히 호프만(Friedrich Hoffmann, 1660~1742)은 그의 환자들에게 ‘포도주요법’을 정력제로 추천했다.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과 건강’을 주제로 한 수백편의 논문을 분류 관찰해 보면 “포도주는 적당히 즐길 때 건강을 촉진시키는 식품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 41개 도시들의 의학 통계수치를 조사한 모니카(Monika) 연구에서 그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먼저 국가간 남성을 비교해 보면 전통적인 포도주의 나라 프랑스 남성은 미국과 캐나다의 남성보다 평균 3분의 1에 불과한 심근경색의 발생률을 보여 주었다. 여성은 더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남프랑스 툴루즈의 여성이 영국의 글래스고의 여성보다 심근경색 발생률이 무려 12분의 1로 낮게 조사됐다. 해답은 바로 적포도주. 그들이 즐겨 마시는 붉은 포도주가 결정적인 보호인자로 작용한 것이라는 게 대다수 연구자들의 의견이다. 최근 적포도주와 건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세 잔에서 다섯 잔의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성에게 하루 한 잔 내지 세 잔의 포도주를 건강촉진용으로 권장하기에 이르렀다.(한 잔 용량:125cc) 포도주 속에서는 13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물질과 더불어 혈관경화와 다른 변질 현상들을 예방하는 폴리페놀도 다량으로 들어 있는데, 이 중에서 소위 플라보노이드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적포도주의 비밀은 바로 ‘레스베라트롤’이다. 레스베라트롤은 포도 껍질에 고농도로 농축돼 자외선 여과작용을 통해 포도의 내용물을 강한 햇빛으로부터 보호한다.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늦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붉은 포도주가 백포도주보다 더 높은 레스베라트롤의 농도를 나타내고, 붉은 포도주 특유의 맛도 고농도의 플라보노이드에 의해 발현된다. 특히 칠레산 적포도주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한 수분과 균류의 상태 때문에 고농도의 레스베라트롤을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에 좋다. 포도주의 폴리페놀 함량이 높을수록, 항산화 능력도 높아진다. 이것은 곧 몸에 치명적인 ‘유리된 분자(Free radical)’를 포획하는 능력이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붉은 포도주는 바로 폴리페놀을 통해 혈관을 젊고, 탄력 있게, 그리고 유연하게 유지시켜 혈관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122세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프랑스 부인 잔 칼망이 매일 붉은 포도주 한 잔을 마셨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은 아스피린처럼 혈액을 묽게 하여 혈액순환을 돕는다. 폴리페놀은 ‘1992년의 분자’로 선정되었던 일산화질소(NO)가 혈관세포에서 생산되도록 촉진시키고, 그로 인해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혈관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적포도주를 적당히 마심으로써 건강을 촉진시킨다는 것은 다각도로 증명되었다. 하지만 지나친 적포도주 소비는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치매, 알코올 중독에 의한 신경질환이나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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