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뇌천’ 올 1억8000만원 벌어줬죠

영화배우 김지미 말투자… 말사랑…

영화배우 김지미씨(본명 김명자)는 요즘 신작 영화 기획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번에 준비하는 영화는 소재가 좀 독특해 벌써부터 충무로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말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보여줄 예정인 영화 ‘각설탕’(가제)에는 주연으로 신세대 인기 영화배우 임수정씨가 기수로 등장한다. 각설탕은 그녀의 애마인 ‘뇌천’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김씨가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영화인으로서 경마문화에 기여하고 싶다던 소망을 이제야 펼쳐 보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하다고. “이렇게나마 경마문화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제 작품이 씨앗이 돼 경마를 다룬 소설 등 여러 장르를 통해 다양한 작품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그녀가 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한국마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마산업을 이해하게 된 그녀는 마사회의 추천으로 마주로 등록했다. 김씨와 함께 등록한 인사만 해도 면면이 화려하다. 서울대 박동규 명예교수, 프로바둑 기사 조훈현 9단 등이 모두 그녀와 비슷한 시기에 마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마사회 자문위원 시절 해외 경마산업을 시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경마선진국에서의 마주 위치를 보고서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예컨대 호주의 경마대회인 ‘멜빈컵’이 열리는 날은 국경일일 정도입니다. 영국의 엡섬더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나와 시상하는 모습을 보고는 부러울 뿐이었죠.” 그녀는 유난히 동물을 사랑한다. 그래서 강아지도 여러 마리 기르고 있다. 특히 말은 선한 눈망울과 매력적인 자태 때문에 좋아한다. 달리는 역동성을 보고 있으면 해방감 같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외국의 선진 경마문화를 많이 접해본 덕분에 김씨는 ‘마주는 명예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돈을 좇아가기보다는 경마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행여 우승하지 못해 적자를 본다고 해도 말에 대한 사랑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애마인 ‘뇌천’ 자랑으로 이어졌다. 2003년 3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뇌천은 현재 14승을 기록 중이다. 승률은 42.9%. 벌어들인 상금만 해도 1억8000여만원이다. 지난 3월에 열린 스포츠투데이배 대상경주까지 거머쥐는 등 3연승을 기록 중이다. 한창 주가가 올라 있는 뇌천에 대한 자랑이 끊이지 않는다. “제가 뇌천에게 해준다는 건 고작 좋아하는 각설탕을 주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우승까지 하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사실 스포츠투데이배가 열릴 때도 해외에 있어 응원을 제대로 못했는데 우승 트로피까지 안겨주니 너무 대견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과천 경마공원에서 뇌천은 차기 국산마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뇌천의 선전 때문인지 그녀는 지난 6월 국산마 한 마리를 추가로 구입했다. “마주로서 질 좋은 경주마를 공급하는 데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을 실천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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