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서울숲 주변 ‘즐거운 비명’

녹색 효과에다 뉴타운 개발 호재 겹쳐 아파트·땅값 급등

친환경 주거단지로 서울 성동구 뚝섬 서울 숲 주변이 각광받고 있다.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서울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아파트 값이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변에 공원이 있느냐 여부는 아파트 값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서울 숲 주변 아파트는 공원 프리미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사례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벤치마킹해 조성한 서울 숲은 친환경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서울시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서울 숲 조성으로 인근 지역의 녹지면적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서초구 녹지면적은 구민 1명당 38.5㎡, 강남구 녹지면적은 8.8㎡인 데 비해 성동구는 3.1㎡, 동대문구는 2.2㎡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구별로 큰 편차를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총 2483억원의 예산을 투입, 서울 숲을 33만평 규모로 조성했다. 서울 숲은 현재 서울시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강북 재개발의 연장선상에 있다. 서울 숲은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강북의 주거지를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려 인구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강북 재개발의 첫 단추다. 서울 숲 주변에는 재개발 지역이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 지역은 향후 서울의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숲 주변인 금호동 옥수동 행당동 응봉동이 한남동 뉴타운, 왕십리 뉴타운과 연계되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일부에선 서울 숲이 조성된 뚝섬 일대가 향후 강북지역 집값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뚝섬은 지리적으로 강남권과 다리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그만큼 강남권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또 현재 뚝섬과 분당신도시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이 한창 공사 중인 것도 주변 아파트에는 호잿거리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신분당선이 연장 개통되면 성수동 등 뚝섬 일대는 사실상 강남생활권으로 편입된다”면서 “매매가가 평당 2000만원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원 가까운 아파트가 집값 상승 주도뚝섬 일대는 친환경 프리미엄까지 기대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원 프리미엄은 집값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다.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가까운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3단지의 경우 평당 매매가가 1515만원으로 마포구 전체 평균 958만원보다 63%가량 비싸다. 분양권 값도 마찬가지다. 특별분양한 5단지 33평형의 경우 현재 프리미엄이 3억원이나 붙은 4억8000만~5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5,6단지 역시 분양권 거래는 금지된 상태지만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씩 형성돼 있다.이 같은 공원 프리미엄은 일산, 안산의 고잔신도시 내 아파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잔동 호수 대림1차의 경우 호수공원을 마주보고 있어 고잔신도시 내에서도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분류된다. 호수 대림1차의 평당 매매가는 628만원으로 바로 옆 567만원인 대우푸르지오 1차보다 평당 60만원 이상 비싸다. 고잔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대우푸르지오는 호수 대림1차에서 불과 500m 거리에 있어도 공원과 인접해 있지 않아 호수 대림1차보다 값이 낮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일산, 분당신도시도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주변 집값이 지역 내 아파트 중 가장 비싸게 형성돼 있으며, 이 역시 공원 프리미엄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따라서 서울 숲 근처의 성수동 응봉동 일대 아파트도 향후 상당한 가격 상승세가 예상된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동구 아파트 값은 올 들어 매월 평균 0.5%씩 오르다가 서울 숲이 개장한 직후인 7월에는 한 달 만에 매매가가 1.65% 상승했다. 서울 숲 바로 인근에 있는 동아맨션 32평형만 해도 지난해 8월에는 매매가가 3억6000만원이었지만 1년 만에 2억3750만원 올라 현재는 5억97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 18평형도 1년 사이 무려 1억7250만원이나 뛰었으며 장미아파트도 1년 전과 비교해 값이 1억1500만~1억6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변건영 33평형은 6억~6억5000만원으로 올 들어 3000만~4000만원가량 값이 뛰었다. 해당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양도세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데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신분당선 개통까지 호재 이어질 듯 전셋값도 강세를 보여 강변건영 33평형의 경우 1억~1억7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옥수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옥수동 극동아파트 전셋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 숲이라는 친환경 요소는 전세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수동 자인공인 관계자는 “서울 숲 개장 이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신분당선까지 개통돼 강남 진출이 편리해지면 전셋값은 폭발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평당 7700여만원에 분양된 뚝섬 상업용지가 어떻게 개발되느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재 이곳에는 대규모 주상복합과 컨벤션센터, 외국 유명 호텔 등이 들어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설이 들어서는 오는 2010년 이후 뚝섬 인근 아파트 값은 지금과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평당 4000만원 이상에 분양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에 따라 매물이 줄어들면서 호가만 치솟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히 가격 거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강변건영 33평형의 경우 지난 5월 말까지 약 4억5000만원에 거래되다 뚝섬 상업용지가 평당 7700만원에 분양됐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매매가가 6억원을 넘어 7억원 선까지 올랐다.더욱이 장미아파트와 동아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호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또 성수동 일부 지역이 현재 3차 뉴타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도 인근 지역에는 분명 좋은 재료다. 가칭 성수동 1구역의 경우 단독주택지 지분 값이 평당 1670만원 선을 웃돌고 있다. 올 초보다는 평당 400만~450만원 오른 수준이다.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되더라도 뚝섬 일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금이 강화돼 매물이 쏟아진다고 해도 수요가 충분해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실수요자에게는 더욱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해당 지역이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처로 손색 없기 때문이다.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이곳 집값이 고평가됐다는 얘기도 있지만 지금 구입해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매물이 나올 경우 구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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