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의 별세계 ‘루안’
중식은 느끼한 맛이, 양식은 2% 부족한 느낌이 싫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미식가는 분명‘매콤새콤한’그 무엇을 찾고 있을 터. 그 해답을 주는 퓨전 중식당이 청와대 인근 궁정동에 문을 열었다. ‘10·26사건’이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중식당 ‘루안’이 그 주인공. 청와대 근처에는 음식점이 없다? 그건 옛말이다. 보안이 철통같았던 그때 그 시절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컨셉트의 퓨전 중식 레스토랑 ‘루안’이 오롯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 청와대 분수 광장의 왼쪽을 보면 ‘무궁화동산’이 있고 그 앞에 중국식 홍등이 줄지어 매달린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퓨전 중식당 ‘루안’이다. 무궁화동산은 ‘10·26사건’이 벌어진 안기부 궁정동 안가를 헐고 새로 조성한 공원.루안의 조백현 사장은 이곳 토박이다. 청와대 옆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건물을 짓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조 사장은 인생 수기를 작성해 제출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 5월 루안을 정식 오픈했다.“이곳은 청와대와 지근거리여서 보안이 철저한 데다 자동차 운행이 많지 않아 공기도 맑죠. 장소가 좀 외진 곳에 있어 손님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단골손님이 많아요. 청와대, 행정자치부, 외교통상부, 여성가족부 등의 고위공무원이 자주 오고 근처의 원로 분들도 많이 찾아오시죠. 덕분에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는 예약을 해야만 할 정도로 붐빕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하죠?(웃음)”이곳에서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코스요리다. 점심 B코스와 저녁 A코스 요리가 가장 인기가 높다고. 점심 B코스는 해산물 샐러드와 죽생수프, 전가복과 새우 녹차 크림소스, 어향안심철판, 청초육사(고추잡채), 그리고 식사와 디저트가 나온다. 가격은 2만5000원 선. 저녁 A코스는 삼풍 냉채와 죽생수프, 홍쇼해삼, 죽새우칠리, 누룽지탕, 청초육사, 그리고 식사와 디저트로 이루어진다. 가격은 3만원 선이다. 루안은 총 4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하 1층은 레드 컬러를 위주로 중국을 떠올릴 수 있는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어두운 조명과 한쪽에 놓인 와인 셀러만 본다면 마치 와인 바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한 켠에 마련된 별도의 룸은 단체 모임을 갖기에 제격이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머리 위로 커다란 물고기가 둥둥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고기 모양의 한지 등(燈)인데, 매달려 있는 모양새가 볼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입식 홀이 나온다. 3층은 온돌방 구조의 방들로 꾸며져 있다. 3층에서 바라다 보이는 ‘무궁화동산’의 한가로운 모습도 식사 시간을 보다 여유롭게 한다. 식사 후 산책할 수 있는 것도 루안에서 맛볼 수 있는 덤이다. 주 고객층은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는 게 조 사장의 설명이다. 노인들이 퓨전 요리를 즐긴다고?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의 음식점들이 모두 정통 요리 위주라서 차별화 전략으로 퓨전 요리를 선보이게 됐어요. 녹차 크림 소스와 샐러드 드레싱 등 서양식 요리법을 도입했고 사천 탕수육에 카레 가루를 넣어 누린내를 없앴지요. 새로운 요리 방식을 오히려 어르신네들이 더 좋아해 놀랐습니다.” 김선경 주방장의 설명이다. 다음은 김 주방장이 추천하는 루안의 자랑거리 메뉴. ‘더덕 유부 차우’는 유부 안에 파와 함께 새우를 통째로 갈아 넣어 속을 채운 요리다. 처음에는 혀에 감기는 맛이 부드럽게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을 뒤늦게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다진 더덕 또한 별미다. ‘안심꿔바로우’는 씹는 맛이 살아있는 쇠고기 안심과 특제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뽐낸다. 파인애플과 버섯이 곁들여져 다채로운 맛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 관자 블랙빈’은 부드럽게 가리비 관자와 톡 쏘는 블랙빈 소스의 만남이 이채로운 맛을 낸다. 커다란 가리비 조개 껍데기에 담겨 보기에도 맛깔스럽다. 이 세 가지 요리 가격은 2만5000원에서 3만5000원 선이다. 이들 요리는 공부가주와 마오타이, 톈진 고량주, 옌타이 구냥 등 전통 중국술과 함께 들면 더욱 풍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도 여러 종류 판매하고 있다. 중국 전통 요리의 풍미와 독특한 퓨전 요리법의 영향으로 청와대 일대의 맛집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루안. 다음에 개발될 퓨전 요리는 무엇일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전화 (02)736-7726~7 위치 서울 종로구 궁정동 3-6 주차 발레 파킹 오픈 점심시간 오전 11:30~오후 3:00, 저녁시간 오후 5:00~10:00 예약 3일 전에 예약필수(10명 이상 단체는 1주일 전에 예약 요함) 주요메뉴 점심코스 1만8000~3만5000원, 저녁코스 3만~6만5000원, 식사 6000~1만2000원(부가세 10%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