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명품 가구… 감각을 불어넣죠
비트라(vitra)는 베끼기를 가장 싫어합니다. 베끼기로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될 순 없지요.”사람과 공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경영 모토로 삼고 있는 스위스의 명품가구회사 비트라.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한스 피터 콘 사장이 최근 한국을 다녀갔다. 콘 사장은 “한국은 생동적인 곳”이라며 “아시아 지역 공략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비트라는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브랜드다. 그러나 인테리어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가장 파워풀한 디자인 가구 회사’로 통한다. 비트라는 1934년 윌리 헬바움(Willi fehlbaum)이 스위스 바젤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처음 닻을 올렸다.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나가면서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넓혀 나갔다. 특히 1989년부터 독창적인 디자인을 무기로 각종 전시회와 워크숍, 출판과 디자인 박물관 개관 등으로 고객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비트라 제품을 선호한다고 알려지면서 마니아층이 넓어지고 있다. - 무슨 일로 한국을 찾으셨습니까.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아시아 투어(비즈니스 출장)의 하나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지역적으로 아시아보다 활발한 곳이 없습니다. 이들 지역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습니다. 특히 한국은 삼성 등 세계를 주름잡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서인지 매번 들를 때마다 생기 넘쳐나고 역동적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눈으로 볼 때 한국은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납니다. 세계 명품 브랜드들이 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한국의 명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아시아지역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들었습니다.“현재 아시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디자인 전개 방향도 아시아의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바꾸었습니다. 과거에는 유럽의 비중이 80%를 차지했고,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비율이 각각 10%였는데 이 비중을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유럽의 비중을 60%까지 낮추고 아시아와 미국의 비중을 각각 20%까지 높일 방침입니다. 따라서 아시아지역의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각국에 진출해 있는 비트라 지사의 홍보와 마케팅을 측면 지원해 주는 것도 투어 목적의 하나입니다.” - 삼성과 돈독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삼성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비트라 제품을 신뢰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삼성과의 비즈니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파워가 크기 때문에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삼성은 비트라의 큰 고객입니다. 한국 진출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삼성과의 비즈니스로 인해 판로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 한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 가구 시장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한국에서, 특히 삼성과의 비즈니스가 많았던 것은 비트라가 사무용 가구로 세계 최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작년에 비트라 홈을 공식 출시한 것을 시발점으로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시도 중입니다. 그 첫걸음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비트라 홈’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이후 숍이나 스토어 등을 통해 일반인들과의 만남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비트라는 유명 디자이너들과 ‘공동작업’을 하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가구 디자이너를 선정합니까.“디자이너를 선정하는 데는 경험, 감각, 지식 등을 함께 고려합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스타일로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합니다. 비트라는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에 거의 전 직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트라의 디자인은 팀워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팀워크에 강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 비트라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디자인은 무엇입니까.“친환경적이며 시·공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구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져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생활입니다. 따라서 기술적 접근을 디자인에 적용합니다. 이때는 기술자와 디자이너가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합니다. 일례로 의자 디자인 하나에 3년이 걸린 적도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공을 들이지 않으면 이룰 수 없습니다. 비트라의 철칙은 ‘완벽하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비트라의 주요 클라이언트는 어디입니까.“스위스리, 카르티에, 뉴욕타임스, BMW, 아우디, 폭스바겐, 소니, 시세이도 등이 비트라의 주요 클라이언트입니다. 한국의 가장 큰 클라이언트는 삼성이구요. 앞으로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비트라가 보다 가깝고 친숙한 브랜드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