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sche carrera GT
르셰는 페라리, 멕라렌, 람보르기니와 함께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메이커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포르셰가 만든 ‘카레라 GT’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에게는 꿈의 자동차로 불린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가 개발비나 제작비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초호화급’이라면 포르셰는 일반인의 수준에 맞게 자동차를 제작하는 ‘패션형 스포츠카’라는 점이 약간 다르다. 현존하는 모터스포츠 차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카레라GT를 두고 일부에서는 ‘전설적인 포르셰의 레이싱 기술력을 도로 위로 끌어낸 슈퍼 스포츠카’라는 찬사를 보낼 정도다. 카레라GT는 순수 혈통을 지닌 경주용 자동차로 세계적 권위의 자동차 잡지 ‘오토 모터 운트 스포트’(auto motor und sport)의 독자들이 꼽은 ‘2004년 최고의 차(The best cars)’로 선정되기도 했다. 속도와 관련된 카레라GT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10기통 파워엔진을 장착한 카레라GT는 5.7리터 엔진으로 8000rpm에서 최고 출력 612bhp, 5750rpm에서는 최대 토크 60.1kg·m을 발휘한다. 최고 속도만 시속 330km로 실제 경주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듯한 짜릿한 느낌을 받는다. 다만 국내도로 여건상 카레라GT의 최고 속도를 맛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3.9초에 도달하며 시속 200km까지는 고작 9.9초가 걸린다.카레라GT는 포르셰가 무려 10년 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명차다. 포르셰가 카레라GT를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2000년 파리 오토살롱. 이때 선보인 카레라GT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 일대 사건으로 기억된다. 2인승의 카레라GT는 60년대 말 등장했던 전설적인 포르셰 718 RS 스파이더(Spyder) 모델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카레라GT를 측면에서 보면, 그 굳건하게 쭉 뻗은 어깨선을 통해 차량의 역동성이 잘 나타난다. 앞쪽으로 옮겨진 운전석과 도어와 후륜 차축 사이의 긴 공간은 카레라GT의 엔진설계 컨셉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날렵한 앞모습과 완만한 곡선의 중간 외관, 대형 흡기구는 전 세계 자동차 종사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줬다. 미드십 구조(엔진이 차량 가운데 장착된 구조) 아래서 운전석 뒤에 장착된 카레라GT 10기통 엔진은 디자인 자체 만으로도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10기통 파워 엔진은 순수 혈통의 레이싱 머신으로, 5.5리터의 자연 흡기식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 추가적인 변속기능을 제공하는 기어는 카레라GT 만의 혁신기술 중 하나다. 출력축과 구동축 사이의 2단계에 수직 전달 유닛이 추가돼 기어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카레라GT 기어의 또 다른 특징은 안쪽에서 스프링 연결 역할을 하는 제1메인 동력축이 중공디자인(외부공기를 내부로 빠르게 불어넣어 차량의 가속도를 놓이도록 하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어시스템은 동력전달장치(드라이브 트레인)로부터 전해지는 충격을 덜어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시켜주는 이점이 있다. 카레라GT는 탄소 섬유로 강화된 플라스틱(CFRP)으로 섀시와 프레임을 제작한 세계 최고의 차량이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 등록된 포르셰 만의 최첨단 기술이다. 탄소섬유로 강화된 플라스틱은 가장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는 항공 우주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탄소를 정밀하게 처리해 최소의 무게와 최대의 강성을 가지게 해 차량의 성능과 운전을 최고 수준에까지 이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카레라GT의 크기는 앞뒤로 4.61m, 좌우 1.92m다. 차량의 높이는 1.16m이며 휠베이스 길이는 2.73m다. 이러면서 무게는 1380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차량의 무게가 가볍다보니 속도를 높이는 데 매우 유리하다. 강화플라스틱이 사용돼 내구성이 좋다. 자동차 업계는 카레라GT야말로 포르셰가 앞으로 선보일 자동차 기술의 시금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카레라GT는 가벼우면서도 저항력이 뛰어난 세라믹 클러치, ‘포르셰 세라믹 컴포지트 클러치(PCCC)’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차량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포르셰의 자랑이자 핵심기술이다. 정식명칭은 ‘포르셰 세라믹 컴포지트 클러치(PCCC)’로 동력 전달을 위해 클러치의 무게를 가볍게 했고, 저항력도 크게 낮췄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포르셰 세라믹 클러치야말로 모터스포츠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클러치 플레이트의 직경은 169mm에 불과하다. 크기가 작다보니 엔진과 변속기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부품 수명도 일반 클러치와 비교해 볼 때 매우 길다. 최고속도를 시속 330 km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공기역학 설계가 필수다. 카레라GT는 고속주행 시 발생하는 다운포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레이싱 전용 차량에 부착되는 차체 바닥재를 사용했다. 표면을 탄소로 감싼 차체 바닥재는 차량 뒤쪽의 디퓨저, 배기통로와 상호작용해 일반 차량에서 볼 수 없는 강력한 흡입효과를 낸다. 앞쪽 직경이 19인치, 뒤쪽이 20인치인 단조 마그네슘 휠은 카레라GT를 모터스포츠 전용 차량으로 분류하는 가장 큰 이유다. 마그네슘으로 단조를 한 차로는 세계 처음. 단조 마그네슘 휠은 주조 알루미늄 휠보다 무려 25%나 가벼운 대신 내구성과 수명은 훨씬 우수하다. 고속주행을 위해 설계된 카레라는 주행의 안전성에 가장 역점을 뒀다.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스프링, 댐퍼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카레라GT의 스프링, 댐퍼들은 섀시 안쪽에 있는 스테인리스-스틸 푸시로드와 피봇 레버에 의해 작동된다. 섀시에 붙어 있어 미세한 반응까지 모두 감지할 수 있다. 당연히 운전자가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슈퍼카답게 내부 인테리어는 세련미를 더해준다. 카레라GT의 버켓 시트는 컴포지트 탄소 섬유와 케블라(Kevlar)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를 결합해 제작됐으며 중량은 10.3kg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자동차 시트보다 중량이 절반 수준이다. 카레라GT는 한정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극소량만 제작하다보니 구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500여대만 생산된 카레라GT는 국내에선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이후 2006년까지 단 3대만 판매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배정된 카레라GT는 판매가 완료된 상태다. 가격은 기본형이 8억8000만원으로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7억7000만원)보다 비싸다. 지난해 미 경제월간지 포브스가 조사한 세계 최고가 자동차 순위에서도 카레라GT는 설린의 S7과 메르세데스-벤츠의 SLR멕라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