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0월8일 전립선암 질환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패트릭 왈시 교수가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250명의 비뇨기과 의사를 대상으로 ‘전립선암으로부터 살아남는 법’이란 내용으로 강의했다. 이 강의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이 바로 ‘조기진단’ 과 ‘예방’이다. 이 중에서 검증된 내용만을 엄선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 대한비뇨기과학회 및 비뇨기종양학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전국 86개 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립선암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실제 환자수가 지난 98년 1629명에서 2002년 2767명으로 7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 간 통계에서도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확률이 3배나 높아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55세 때 10만명의 남성 가운데 20명이 전립선암에 걸린다면 70~80세의 경우 500명 내지 600명에 이르는 남성이 전립선암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치료 가능성은 높은 편으로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른다. 전립선암 세포의 생성과 성장속도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환경요인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는 견해가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일본에서 열두 번째 사망원인이 전립선암이지만, 미국에서는 두 번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간 일본인도 2세대부터는 미국 남성과 똑같이 높은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을 갖게 된다. 유전인자는 변하지 않았지만 영양섭취의 영향으로 전립선암이 늘어난 것 같다는 게 학자들의 조사결과다. 일본에서는 콩식품을 많이 먹는다. 콩에는 자연적으로 항암효과를 발휘해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피토에스트로겐인 제니스테인이 다량 함유돼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간 일본인의 식생활이 많은 지방을 섭취하고 콩을 전혀 먹지 않는 미국식의 영양섭취 습관으로 바뀌면 콩의 전립선암 예방효과가 사라지고, 결국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도 미국 남성과 같아지게 되는 것이다. 일명 전립선특이항원(PSA)은 전립선에서 생산되는 항원이다. 피검사에서 이 항원의 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종양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종양세포는 세포막의 안정성을 파괴하므로 몸속의 혈액으로 정상보다 많은 양의 PSA가 흘러들어가게 한다. PSA의 정상수치는 혈액 1ml당 4ng 이하이다. 이런 경우에는 추가적인 정밀검사와 함께 시간을 두고 다시 PSA 수치를 확인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비뇨기과 전문의는 50세 이상의 남성에게 전립선 검진을 포함해 매년 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전립선을 조기진단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다음은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대표적인 성분 세 가지다. 토마토에 많이 포함돼 있는 리코펜, 셀레늄, 그리고 비타민E 등이다. 미국에서 4만8000명의 의사들이 6년 간 실시한 실험에서 토마토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전립선암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제시됐다. 적어도 1주일에 4회 이상 먹는 사람은 위험이 20% 감소되고, 1주일에 10회 이상 먹는 사람은 위험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토마토에는 리코펜이라는 항산화제가 많이 함유돼 있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셀레늄은 브로콜리, 토마토, 양파, 참치 또는 밀에 함유돼 있는데 이것 또한 전립선암의 예방효과가 뚜렷하다. 마지막으로 비타민E는 전립선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핀란드에서는 2만9000명의 남성을 5~8년 간 관찰한 뒤 결과를 발표했는데 비타민E를 복용한 모든 남성에게서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32% 감소됐다.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50세 이상 성인은 1년마다 조기검진하고, 검진결과에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대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