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호하는 저PBR 종목도 관심

동성 장세가 본격화되면 어떤 종목들이 강세를 보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높아진 만큼 향후에는 업종별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되더라도 수혜주를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유동성 장세의 가장 큰 수혜 종목으로는 은행 증권 건설주 등이 꼽힌다. 이들 종목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침체로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경험했다. 또 과거에도 증시가 유동성 장세로 복귀하면 가장 먼저 강세를 보인 종목들이기도 하다.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율 수혜주들도 주목된다. 역시 금융위기로 환율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큰 피해를 봤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되면 주가 역시 복원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동성 장세를 주도하고 있고,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외국인들이 선호하면서도 자산가치가 높은 저PBR주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과거 유동성 장세가 찾아왔을 때마다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낸 대표적인 주식은 은행 증권 건설 업종이었다.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 랠리의 특성상 금융주는 항상 수혜주로 꼽혀왔다. 유동성이 커지면 은행은 낮은 조달 비용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실자산이 줄어들게 된다. 증권은 주가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된다.실제 3월 이후 진행된 미니 유동성 장세에서도 금융주들은 예외 없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랠리를 시작한 지난 3월2일부터 지난 4월10일까지 은행업종 지수는 37.9%,증권업종 지수는 38.7%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5.6%)을 크게 웃돈 것이다. 특히 이 기간에 KTB투자증권(97.79%) 골든브릿지증권(105.71%) 동양종금증권(92.31%) SK증권(75.08%) HMC투자증권(75.54%) 등 중소형 증권사들과 대구은행(59.25%) 등은 50%이상의 폭등세를 연출했다.금융주와 함께 건설업종도 대표적인 유동성 장세 수혜주로 거론된다. 건설업종 지수 역시 이 기간에 39.4%나 폭등했고 대림산업(65.89%) GS건설(44.98%) 등 대형 건설주 등도 크게 올랐다. 아직 미분양 등 건설업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 지출 확대에 따라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미분양 PF대출 등 부정적인 변수들이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완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 미국의 주택경기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동플랜트시장 역시 원유가격 인상 조짐 등으로 3분기 이후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 건설업종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은 시장 신뢰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미분양과 PF대출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대형주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유동성이 주가를 밀어 올리면서 금융시장도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시중 금리는 4∼5%수준으로 하향안정화 됐고 한때 1500원을 훌쩍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1300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원·달러 환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관련주 역시 유동성 장세의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대표적인 환율 관련주로 항공 여행 관련주를 꼽는다. 대한항공은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안정에 따라 이익이 급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여행주 역시 환율하락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실제 여행수요 감소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관련주들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종은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에도 여행객들이 추가 하락을 기다리는 심리로 인해 매출 증대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오히려 환율이 약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을 찾는 시기가 실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달러로 결제하는 음식료, 철강 등의 업종 대표주들도 주목해야 한다. 음식료 업체들은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고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 업종은 올해 1분기에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주가가 아직도 시장평균 PER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초부터 지난 4월10일까지 이어진 미니 유동성 랠리에서 음식료 업종의 주가상승률은 13.9%로 시장 평균인 25.6%를 크게 밑돌았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중에서도 환율하락의 수혜주로 꼽히는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철강업체들 역시 철광석 유연탄 고철 슬라브 등을 수입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644억 원,현대제철은 132억 원, 동국제강은 194억 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환율 폭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키코(KIKO) 관련주도 관심이다.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종목들은 올해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손실폭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일렉트로 미래나노텍 등 거래처로부터 주문이 증가하면서도 외화평가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업체들이 추천을 받고 있다.유동성 장세의 주도세력이 외국인인 만큼 외국인들이 주로 매수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한국증시에 나타났던 유동성 장세의 대부분은 내부 유동성의 주식시장 유입이 아니라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것이 특징”이라며 “결국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때까지 유동성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와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 자동차 관련주 그리고 현대중공업 포스코 현대건설 등 조선 철강 건설 업종대표주였다. 반면 KT KT&G 등 내수주와 호남석유 동양제철화학 LG화학 등 화학주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또 미니 유동성 장세로 일시적인 조정 장세가 나타나고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PBR(주가자산가치)가 낮은 기업이 유망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의 상승속도는 실물경기 회복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오른 뒤 조정과정에서도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저평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올해 이익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PBR가 상대적으로 낮고 △외국인매수세가 늘면서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으로 SK 기아자동차 롯데칠성음료 금호산업 코오롱 한솔제지 대성산업 등을 추천했다.지난 3월 이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와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 자동차 관련주 그리고 현대중공업 포스코 현대건설 등 조선 철강 건설 업종대표주였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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