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부안 기획부동산 기승 투자자 유혹

땅값 상승 여파는 인근 김제와 부안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 개발 계획에 따르면 김제시에는 녹색에너지 연구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새만금 배후단지인데다 군산 대토 수요가 김제로 몰리면서 논밭 가격이 3.3㎡당 지난해 3만~4만 원에서 지금은 7만~8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년 새만금 개발 사업이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내부 개발을 통해 밑그림을 현실로 바꾸는 새 걸음으로 신호탄은 군산 쪽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산업지구에서 올린다. 올해는 내부 토지 조성의 기반이 되는 방수제 공사가 시작되고 연말에는 세계 최장(33km)의 방조제 건설 대역사가 마침내 마무리된다. 동북아 경제 중심지이자 국가 발전의 새 패러다임인 ‘저탄소 녹색 성장’의 전초기지를 향한 새만금의 박동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산업지구(18.7㎢) 개발 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한국농어촌공사는 오는 3월께 우선 착공이 가능한 2.1㎢에 대해 내부 매립 공사에 들어간다. 산업지구 조성 공사는 새만금 간척지 내부 개발의 첫삽을 뜨는 선도 사업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10년 상반기부터 부지를 기업에 선분양할 방침이다. 또 전북개발공사는 부안군 하서면 해창리 일대 관광용지 개발 사업 착공(2010년)을 앞두고 올해 공유수면 매립 권한 양도·수와 민간 개발 사업자 모집 등의 절차를 추진한다. 오는 10월에는 138km에 이르는 방수제 공사가 시작된다. 새만금 담수호와 육지를 분리, 내부 토지 조성의 기반이 되는 방수제는 오는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연말에는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33km)의 방조제 축조 공사가 마무리된다.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전면 개통 예정인 방조제는 지난 1991년 11월 착공 이후 환경 논란에 휘말려 숱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새만금 사업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복합용지와 농업용지의 비율을 70 대 30으로 조정한 ‘내부 토지 이용 기본구상’이 확정되면서 간척 사업의 기본 방향은 농지 확보 위주에서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새롭게 짜여졌다.만경·동진수역을 동시 개발, 완공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기겠다는(2020년) 조기 개발 계획도 확정됐다. 새만금 기본 구상 변경은 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공약 사항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정 과제로 반영, 농지 조성 위주에서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말 시행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국책 사업 새만금의 제도적 기반이다.특별법 시행에 따라 새만금 사업은 안정적 추진 기반을 마련, 정부 주도로 내부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다. 정부는 또 새만금 사업을 지역 발전 전략인 ‘5+2 광역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에 선정, 힘을 실었다. 새만금 신항만 건설과 군산공항 확장 등 현안 사업도 정부 정책에 반영됐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1월 초 확정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조만간 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동북아 경제 중심지 조성을 기조로 한 ‘새만금 내부 토지이용 기본 구상 변경안’이 지난해 확정됨에 따라 특별법 개정을 통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자는 취지다.새만금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기회의 땅에 그려진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규모 자본 유치가 관건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는 투자 유치에 시동을 건 새만금이 넘어야 할 고비다. 새만금 지역 가운데 가장 먼저 내부 개발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는 곳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산업지구 및 관광지구다. 다만 최근의 글로벌 금융 위기는 새만금 관광용지 투자 유치 전략에 발목을 잡고 있다.전라북도는 민간 투자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 새만금을 세계적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경제자유구역청 출범과 함께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새만금 관광지구(9.9㎢)와 고군산군도 지구(4.36㎢)에 대한 민간 투자자 유치 계획은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부안군 하서면 해창리 일대에 조성되는 새만금 관광지구 개발 사업과 관련, 내년 착공을 위해 올 상반기 중 민간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지만 현재 관심을 갖는 기업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착공 예정인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조성 사업도 해외 메이저급 관광 개발 사업자 유치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당초 국제해양관광지 조성 사업에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던 미국의 세계적 해양 리조트 개발 전문 기업 ‘페더럴(FEDERAL Develop-ment)사’가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를 이유로 사실상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전북도와 군산시는 기업 유치를 위해 추진했던 군산 내초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전면 유보했다. 지나치게 오른 군산 지역 땅값이 원인이다. 실제 새만금 사업 지역과 인접한 군산 지역의 땅값은 지난해 상반기 5개월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자유구역 공식 지정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착공, 새만금 토지 이용 기본 구상 확정, 정부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 계획 발표 등 연이어 쏟아진 개발 호재가 기대 심리를 부추겼다.군산 지역 땅값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등세를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수도권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관심 대상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조사한 월간 지가 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군산시 땅값은 연초 대비 평균 25.0% 급등했다. 인근 김제시도 같은 기간 3.4%, 부안은 4.0%씩 가격이 상승했다. 이 3곳을 제외하고는 전북도 내 다른 지역 땅값이 1% 미만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단기간 급등한 가격 상승세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다소 주춤한 가운데 문의 전화만큼은 여전하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종사자들의 말이다. 임피면 서수면 대야면 성산면 개정면 등 동북지역은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빠져 있어 외지인들의 문의가 활발하다. 동북 지역 전답은 지난해 같은 기간 3.3㎡당 5만~6만 원에서 지금은 12만~13만 원, 임야는 3만~4만 원에서 5만~6만 원으로 값이 뛰었다. 신철수 호남공인 대표는 “기업 이전 등의 호재로 군산은 작년 말 기준 인구가 3500명가량 늘어났다”며 “새만금과 여러 호재들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기존 주택은 물론 토지까지 값이 덩달아 뛰고 있다”고 전했다.땅값 상승 여파는 인근 김제와 부안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 개발 계획에 따르면 김제시에는 녹색에너지 연구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새만금 배후단지인데다 군산 대토 수요가 김제로 몰리면서 논밭 가격이 3.3㎡당 지난해 3만~4만 원에서 지금은 7만~8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진봉면, 광활면 땅값의 상승세가 거세다.군산과 김제가 자체 수요 확산에 따른 땅값 상승이라면 부안군은 수도권 등 외지인들의 매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북개발공사가 부안군 하서면 일대를 관광용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후 서울, 경기 지역 기획부동산들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박영자 해든공인 대표는 “군산 시민 입장에서 보면 김제까지는 경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겠지만 부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부안군 땅값이 오르는 이유는 100% 외지인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안군 땅값도 군산, 김제와 마찬가지로 전 지역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씩 뛰었다.김종표 전북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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