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등 글로벌 제약주에 투자 경기 방어적 성격에 성장성까지

푸르덴셜자산운용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어주식펀드’

즘과 같은 증시 침체기에 진가를 발휘하는 종목들이 있다. 통신 전기가스 음식료 등 필수 소비재와 관련된 업종의 기업들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종목들을 ‘경기 방어주’라고 부른다. 해당 제품의 수요가 소득이나 경기에 대해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펀드 중에서도 이런 특성을 가지는 상품들을 찾을 수 있다. 주로 증시 침체기에 수익률 방어 능력이 탁월한 펀드들이다.가치주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대표적이다. 단기 급등장에서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하지만 약세장에서도 쉽게 급락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상품들이 이런 유형에 해당된다. 경기 방어형 펀드라고 할 수 있다.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어주식펀드’는 이처럼 경기 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펀드다. 이 상품은 글로벌 증시에서 제약 바이오테크 의료장비 의료제품 등 헬스케어와 관련한 기업의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섹터 펀드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현재 푸르덴셜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SH자산운용 등이 전 세계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푸르덴셜의 헬스케어 펀드가 가장 규모가 크고 운용 기간이 긴 상품이다.제약 등 헬스케어 부문은 경기 변동을 덜 타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2008년 글로벌 증시의 침체 속에서도 제약 바이오 등 업종의 대표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 하락이 덜했다. 2008년 1월 1일부터 11월말까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월드지수는 42.6% 하락했다. 반면 MSCI 헬스케어지수는 이 기간 동안 하락률이 26.9%에 그쳤다. 또 MSCI 제약지수는 23.4%, MSCI 의료장비지수는 26.8%로 각각 손실을 방어했다. 특히 MSCI 바이오테크지수는 마이너스 0.1%로 주가가 거의 빠지지 않았다.이 펀드의 성과가 안정적인 것은 업종뿐만 아니라 투자 국가의 영향도 있다. 헬스케어 업종의 특성상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증시의 대표 기업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미국 비중은 60∼70%에 달하고 스위스 영국 이스라엘 덴마크 일본 독일 등 제약과 의료장비 부문의 글로벌 기업들을 보유한 국가들이 골고루 섞여 있다. 업종별로는 2008년 12월 초 기준으로 제약주가 65%로 가장 많고 바이오테크(24%) 의료장비(9%) 등의 순으로 편입돼 있다.이 펀드의 매력은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가지는 동시에 성장주 펀드의 특징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과 바이오테크는 세계적인 인구 노령화의 수혜를 보고 있는 대표적 업종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35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65세 이상 인구수는 2015년이면 4000만 명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5500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령 인구의 의약품 소비량은 일반 성인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노령화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헬스케어 산업의 장기적 성장에 긍정적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90년 1인당 2700달러였던 연간 헬스케어 소비액은 2003년에는 5670달러까지 성장했다. 오는 2013년이면 1인당 연간 1만 달러 이상을 헬스케어에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수요 증가와 함께 공급 측면에서도 바이오 부문은 긍정적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각종 신약과 바이오 관련 상품 개발이 활발해 새로운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김선희 푸르덴셜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제약 바이오 부문은 미국과 유럽 시장이 수요가 가장 많지만 최근 소득 증가로 중국 인도 등 이머징 시장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헬스케어는 경기 방어적인 특성에 성장성까지 갖춘 매력적인 업종이어서 장기 투자 전망이 밝다”고 소개했다.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은 코스피지수와 상관관계가 낮아 국내 투자자들에게 분산 투자 대상으로도 적합하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코스피지수와 MSCI 헬스케어지수는 0.294의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기간 MSCI 월드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721에 달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펀드의 실제 포트폴리오 조정은 캐나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SAM(Sectoral Asset Management)사가 맡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SAM은 글로벌 증시에서 헬스케어 부문만 특화해 운용하는 회사다. 운용 자산만 약 35억 달러(약 52조 원)에 달한다. 미국 내 헬스케어·바이오테크 부문에서 뱅가드 피델리티 등 대형사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전문 운용사로는 선두권에 있는 업체다.펀드 운용팀은 제약과 바이오 부문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펀드 운용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전 세계 헬스케어 분야의 박사급 인력들을 자문위원으로 참여시키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SAN(Scientific Advisory Network)으로 불리는 이 그룹에는 미국 캐나다 영국 스위스 네덜란드 대만 등의 유명 대학병원과 연구소의 연구원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SAN 멤버들은 최신 바이오 동향을 펀드 운용팀에 전달하고 투자 후보군에 올라 있는 기업들의 기술력과 제품화 가능성 등을 분석해 실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운용팀은 전 세계 증시에 상장된 800여 개의 헬스케어 관련 종목 중 섹터 내 우량주, 기술개발 과정이 검증 가능한 회사 등 200개의 신뢰할 수 있는 주식을 후보군으로 추려낸다. 이 가운데 성장성이 크고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 30∼35개를 골라 펀드에 편입한다. 스위스 제약사인 로슈(Roche)를 비롯해 미국의 와이어스(Wyeth), 셰링플라우(Schering-Plough), 머크(Merck) 등이 주요 보유 종목이다.최근 방한한 SAM사의 제롬 펀드 공동대표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제약사의 이익 증가율은 연간 5∼8%, 바이오테크 기업은 연평균 20% 이상에 이를 전망”이라며 “전 세계 증시에서 헬스케어 비중은 이미 10%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헬스케어 관련주들은 신기술이나 제품 개발과 관련한 모멘텀으로 단기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가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김선희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3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2009년 이후에도 당분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므로 해외 펀드 중에서 헬스케어 펀드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글 박해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bono@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김선희 푸르덴셜자산운용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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