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위성산업 우호적 합병으로 사업다각화

인공위성 조립 신성장 엔진 단…코닉시스템

근 우량한 장외 업체를 끌어들여 ‘윈-윈’을 모색한 코스닥 기업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호적 방식으로 아태위성산업과 합병한 코닉시스템이 주인공. 합병 시 주식을 교환, 별도의 인수 자금 없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코스닥시장의 우회상장 기업들은 대체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거나 주로 실적이 없던 ‘껍데기’ 상장사를 인수·합병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을 두고 시장에서는 아태위성산업의 우회상장이 목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이에 대해 정기로 코닉시스템 사장은 “아태위성산업과 합병한 것은 상호 협력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인데도 국내 기업 간 우호적 합병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인지 아태위성산업의 우회상장으로만 여겨 안타깝다”고 말했다.코닉시스템은 우선 인공위성 조립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기존의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사업 외의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신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액은 10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코닉시스템은 아태위성산업을 1 대 0.95의 주식 비율로 합병한 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48억 원가량의 아태위성산업 자본금만큼 코닉시스템이 신주를 발행하는 형태의 합병이다. 코닉시스템은 매출 400억 원대의 LCD 장비 업체로 추가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합병으로 연간 매출 규모가 800억~1000억 원대로 성장할 수 있고 코닉시스템의 장비 개발 경험과 아태위성산업이 자랑하는 위성기술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특히 아태위성산업은 별도의 공장 설립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식 교환을 통해 합병이 이뤄지면 인수 자금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효과적이다.우호적인 주식 합병은 향후 주가 흐름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부담 없이 신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양사의 합병일인 9월 1일부터 9월 중순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만3000주와 3만 주 이상씩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보유 지분율은 연초 대비 1.3%포인트 늘어나 지난 2006년 9월 이후 2년 만에 1.5%를 넘어섰다. 최근 코스닥 시장 급락 속에서도 코닉시스템 주가는 합병 기대감이 반영됐던 9월 초의 4000원대 중반 수준을 회복하며 신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코닉시스템은 1994년 10월 설립된 이후 현재 반도체 및 평판패널디스플레이(FPD) 장비, 태양전지 장비, 제어 및 자동화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나가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초 미국의 나노 물질 전문 기업인 나노그램(NanoGram Corporation)사와 태양전지 사업 관련 장비 시장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성장시키고 있다. 나노그램사는 1996년 미국의 에이티에이벤처 등 벤처캐피털 회사의 투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로, 레이저를 이용한 나노 입자 생성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아태위성산업은 2000년 설립된 위성 휴대전화 및 위성통신 기기 제조업체로, 글로벌 위성통신사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소재 수라야(Thuraya)의 위성 휴대전화 및 위성통신 기기를 독점적으로 공급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73억 원, 당기순이익은 25억6000만 원을 달성했다.양사는 앞으로 코닉시스템의 생산 시설 및 장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아태위성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 자원을 상호 활용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인공위성 제작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류장수 아태위성산업 대표이사는 항공우주연구소 우주사업단장을 비롯해 아리랑 위성 1, 2호 총괄 책임자를 역임하는 등 한국 위성산업 및 우주 개발 정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M&A 효과로 올해 매출액은 10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굿모닝신한증권은 이번 M&A 효과는 일단 긍정적이라며 “2008년 매출은 코닉시스템이 806억 원, 아태위성산업이 271억 원 등 10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양사의 사업 영역이 서로 달라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가시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아태위성산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매우 건전해 코닉시스템의 기업 가치는 점차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3분기 영업이익은 합병 효과를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코닉시스템의 ODF(One Drop Filling) 장비 수주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가운데 하반기 들어서도 연말 납기로 229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고 한양증권은 전했다. 이에 따라 올 ODF 매출액 458억 원은 이미 확보된 수주만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하반기 중 가능한 1~2건의 추가 수주를 고려하지 않아도 대폭적인 외형 성장과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이 증권사는 내다봤다.굿모닝신한증권은 “아태위성산업과의 합병 효과를 배제하고도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70억 원의 영업 적자에서 76억 원의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코닉시스템 정기로 사장은 9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 설명회를 갖고 “아태위성산업과의 합병을 계기로 인공위성 조립과 특수 로봇 등 신사업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개발한 인공위성 기술을 받아 조립하는 사업이다. 이는 정부가 내년부터 국가우주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인공위성 조립 사업을 민간 업체에 이관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이에 따라 코닉시스템의 반도체 장비 제조 기술과 아태위성산업의 위성통신 기술이 결합될 경우 인공위성 조립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부터 인공위성 부분체 조립 사업에 돌입, 내년에는 완성체 조립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수 로봇 제작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코닉시스템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서강대와 협력, 하반신 중증환자 재활과 이동 보조를 돕는 보행 보조 로봇을 제작·판매하기로 했다. 시제품 출시는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고 대당 예상 가격은 3000만~5000만 원선으로 책정됐다.이 회사 관계자는 “특수 로봇 사업 진입 교두보를 확보한 이후 아태위성산업의 통신 기술과 결합한 특수 용도 원격조종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공위성 조립 사업에서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120억 원과 250억 원의 매출, 특수 로봇 부문에서는 각각 80억 원과 35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올해 합병 효과 제외하고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4% 이상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70억 흑자 전환할 것”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u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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