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Request is possible”

브리오니의 엄격한 맞춤 슈트

몸에 딱 맞는 명품 슈트야말로 남성 비즈니스맨들의 품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60여 년을 이어온 브리오니 전통 맞춤 슈트의 가치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브리오니의 최연소 마스터 테일러가 한국을 찾았다.고의 슈트란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만 맞고 다른 그 누구에게도 잘 맞지 않는 옷이다. 그런 면에서 브리오니의 맞춤 슈트는 최고라고 평가된다. 이명박 대통령, 이건희 회장 등 굵직한 단골(?)을 모시게 된 데에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점차 높아지는 한국 고급 슈트의 수요에 발맞춰 이탈리아 최고의 테일러가 내한했다. 브리오니의 안젤로 디 페보. 그는 이른바 ‘브리오니 MTM서비스’를 통해 진정한 맞춤 슈트의 가치를 전한다.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브리오니의 맞춤형 컬렉션(Made to Measure: 이하 MTM)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MTM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VIP 고객 대상 맞춤 서비스다. 브리오니의 생산량 25%가 MTM으로 제작된다. 이탈리아 본사의 수석 마스터 테일러가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 브리오니의 전통 맞춤복을 제작하는데, 한 달 전에 예약한 주문에 한해 실시한다. 이렇게 완벽하게 맞춰진 정보를 토대로 1000명의 테일러와 바느질공이 모든 의상을 핸드메이드로 만든다. 가볍고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원단인 ‘브리오니 시모’를 사용해 슈트를 하루에 300벌 만 생산하는 것이 브리오니가 품질을 유지하는 비결이다.이번 MTM을 진행한 안젤로 디 페보는 브리오니의 최연소 마스터 테일러다. 올해 스물다섯 살인 그는 열네 살 때부터 테일러를 시작해 올해로 경력 1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MTM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4년째. 테일러 학교를 수석 졸업한 사람만이 마스터 테일러로 MTM을 진행할 수 있다. 안젤로는 수석 졸업자 3기. 라스베이거스 홍콩을 거쳐 세 번째로 한국 VIP를 위해 내한했다.“MTM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이죠. 그리고 고객이 무얼 원하는가를 세심하게 살핍니다. 고객의 모든 요구는 실현 가능하죠. 골격과 근육의 발달 정도 등을 해부학적으로 접근해 보디 패턴을 제작하기 때문에 오차 없는 맞춤 슈트를 선사합니다. 270kg의 거구인 일본 스모 선수도 브리오니의 마니아죠.”브리오니의 MTM 서비스는 체계적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레디 투 웨어 및 셔츠를 기본으로 해 체형에 맞게 치수를 조율하며, 매년 새롭게 추가되는 디자인과 해당 시즌에 생산되는 원단 및 디자인에 따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슈트를 주문할 수 있다. 평균 6주가 걸리고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예약된 주문이 있는 국가만 방문하는데, 한국도 이젠 예약 주문이 꽤 있다. 그만큼 고급 취향의 VIP들이 늘어난 때문일 터. 소사이어티 마케팅의 힘과 입소문도 한몫했다.“한국엔 첫 방문이에요. 한국 고객들의 특징은 유럽 스타일과 비슷하지만 넉넉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이죠. 미국 고객들은 재킷을 길게 입고, 러시아 고객들은 소매를 길게 입는데 반해 한국 고객은 무난한 스타일을 즐기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매우 클래식하고 엘레강스한 편입니다. 정확성이 요구되는 비즈니스를 위해선 깔끔한 클래식 슈트가 정답이기 때문이겠죠. 슈트는 비즈니스에 있어서 신뢰감을 형성하는 훌륭한 도구이니까요.”핸드메이드 맞춤 정장의 명가, 브리오니브리오니는 1945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핸드메이드 남성 정장 브랜드다. 마스터 테일러인 나자레노 폰티콜리(Nazareno Fonticoli)와 패션 디자이너인 게타노 사비니(Gaetano Savini)가 공동 창업했다. 브랜드 명인 브리오니는 아드리아해의 유명한 리조트 이름을 본떠 지은 것. 까다로운 생산 기준과 고급스러움으로 인해 지역 명사들과 유럽의 부호들이 주로 애용했고 1950년대 이후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한 미국 부호들이 로마로 휴가를 자주 오면서 미국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됐다. 1960년대 공업 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정장 브랜드들이 기계에 의존하기 시작할 때에도 브리오니는 꿋꿋하게 사람 손에 의한 테일러링을 고집했고, 현재까지도 MTM 서비스로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글 김지연·사진 이승재 기자 jykim@money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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