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세금부담 ‘쌍끌이 악재’

년은 최근 들어 아파트 시장이 가장 침체된 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2%에도 못 미치고 있고 수도권의 강남지역이나 신도시는 대부분 하락한 상태다. 강북과 수도권이 소형 아파트와 연립을 중심으로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극도로 안정된 상황에서 청약 가점제,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지방만이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시장 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참담할 지경이다. 늘어나는 미분양 아파트를 처리하지 못해 중견 건설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까.우선 경기 상황부터 살펴보자. 2000년 이후 2006년까지는 일반 경기가 호황이면 분명하게 부동산 시장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기지표와 부동산 경기가 거의 동행하는 형태를 보여줬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서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시장은 점점 더 침체에 빠지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경기가 올해보다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것이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부동산 금융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연초에 이뤄진 대출 규제는 대출을 레버리지(leverage)로 한 주택 구입에 제동을 걸었고, 이후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기존 주택 구입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줬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와 정책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융적 측면에서 부동산 매매가는 마이너스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나아가 세금 정책의 경우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이중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는 다주택 소유자만이 아니라 1가구 1주택자도 주택 매각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주택 소유자뿐만 아니라 고가의 1가구 1주택자도 향후 신정부의 세금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주택 거래를 유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9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새로운 청약 및 분양가 제도는 무주택자들에게 값싼 분양가의 신규 아파트 매입 기회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는 곧 청약 대기자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는 수요자의 감소와 가격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에 부합하지 못하는 아파트는 청약 과정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고, 이 추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시대적 조류에 부합하지 못한 업체들은 내년에도 냉혹한 현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결국 정책적 규제가 경기적 요인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고, 여기에 수요 감소와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침체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확대와 관련해서 기존 아파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입주량도 내년부터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현 정부가 추진한 공공 임대아파트의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면서 서울 경기권의 경우 적어도 1만6000호 이상 입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부동산 정책의 기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현재와 같은 수급 전망 하에서 아파트 시장의 가격 하락 내지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상영부동산114 대표서울대 경제학 박사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