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등 동남아 투자유망

외 부동산 투자가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외국환거래법 시행 이후 2005년 말까지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에 대한 한국은행 신고 수리 건수는 총 72건에 불과했다. 극히 일부 투자자들에 한정된 ‘그들만의 잔치’였던 셈이다. 하지만 2006년 5월 22일 투자 목적으로 100만 달러 이내의 해외 부동산 취득이 가능해지면서 투자 붐이 급속히 확산 중이다. 즉, 해외 부동산 투자의 대중화가 머지않았다는 말이다. 이는 지난 2년간의 해외 부동산 취득 규모의 변화만 봐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2006년의 경우 2005년 대비 34배나 증가한 2835건, 7억8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또 2007년 상반기 중 해외 부동산 취득은 투자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총 1992건, 6억 달러로 집계됐다. 2006년 동기 대비 86%, 건수로는 103% 증가한 규모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해외 부동산 취득 건수 4000건, 12억 달러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위와 같이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나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걸까. 재경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초창기부터 현재까지도 미국이 꾸준한 수요가 있고 최근 들어서는 은퇴 이민, 자녀 교육, 저렴한 생활비, 근접성, 저평가된 부동산 가치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부동산 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들 국가의 부동산 현황과 투자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로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주택 시장의 경기는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둔화 양상을 보이며 침체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다른 국가들도 ‘언제 미국 주택 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가 주요 관심사다. 미국 공인중개업협회(NAR)의 자료에 따르면 주택 시장의 회복 시점을 2008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기존 주택은 2007년 말부터, 신규 주택의 경우는 2008년 초부터 판매량이 늘면서 주택 가격이 2008년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2009년께에 2~4%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본격 회복할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그렇지만 미국은 전체 50개주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라다. 이렇다 보니 오르는 지역과 떨어지는 지역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말은 미국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치가 저평가된 투자 유망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 올 초 미국 유력 재테크 전문지인 CNN 머니는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은 곳을 몇 군데 발표했다. 일종의 틈새 투자 지역으로 미국 전체 평균 주택 가격인 22만1900달러보다 훨씬 낮은 지역들이다. 저평가 지역으로 자주 추천되는 지역은 향후 눈여겨봄직하다. 뉴올리언스 휴스턴 리틀록 오데사 내슈빌 엘버쿠크 브라운스빈 오스틴 등이 대표적이다. 올 예상 상승률만 모두 5%대를 웃돈다. 전체적인 시장 침체 분위기를 감안해 기대 수익이 상당히 높다. 또, 주택 가격 상승률 최고 5위 및 하락률 최고 5위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매캘런 툴사 엘파소 스크랜턴 로체스터 등은 향후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꼽힌 반면, 포트로드데일 피닉스 나소-서포크 마이애미 라스베이거스 등은 그동안 많이 오른 인기 지역답게 조정 혹은 하락이 불가피한 도시로 꼽히고 있다.올 하반기 들어 해외 부동산 취득 중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9월 취득 현황을 보면 필리핀 119건, 미국 41건, 말레이시아 27건으로 미국을 제치고 동남아시아 투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은 아시아 금융 위기 때 가격 하락이 가장 심했던 국가다. 1990년대 금융자유화와 경제 개혁으로 막대한 자본이 시장으로 유입됐고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1995~97년 고급 콘도미니엄 가격이 63%나 급등했다. 금융 위기가 터진 1997~98년에도 고급 콘도미니엄 가격은 18% 하락했다. 그 후에도 정치적 위기에 봉착하면서 2004년까지 56.2%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2005~06년에 걸쳐 소폭 상승했다. 고급 콘도미니엄 가격은 2005년 평균 11% 오른데 이어 2006년에도 9.6% 상승했다. 이는 최근 콜센터 산업의 성장과 외국 소재 필리핀 근로자들의 수요 증가로 마닐라 전역에 걸쳐 콘도미니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콘도미니엄 가격과 임대료는 상승하고 반대로 공실률은 하락 중이다. 마닐라 중심 지역의 경우 주거용 콘도미니엄 임대 수익률은 연 8~12%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 강남에 비유되는 필리핀 비즈니스 심장부인 마카티(Makati)시티의 임대 수요가 많다.아파트가 소형이고 평형이 작을수록 임대 수익은 더 높다. 26~28㎡의 인기가 가장 높다. 메트로 마닐라 요지의 아파트 중 39.6㎡(옛 12평) 미만인 스튜디오 타입은 13~15%의 임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49~89㎡(옛 15~27평)의 1~2개 방이 딸린 타입도 12~15%의 임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업무용 오피스 시장을 살펴보자. 2006년 말 기준으로 필리핀의 업무용 빌딩 공실률은 5% 미만이다. 비즈니스센터가 밀집한 마카티, 올티가스센터 지역의 공실률은 1.5%를 밑돈다. 주로 해외 기업들의 BPO 이전, 설립을 필두로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몰려들면서 마카티와 올티가스센터의 중심 업무 지역에 있는 대다수 오피스 빌딩은 빈 사무실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개발 업체들은 2006년 초부터 BPO 섹터 등을 위한 오피스 빌딩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빌딩의 선수요가 많아 향후 2010년까지는 매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필리핀에서 거주용 주택이나 오피스 빌딩을 매입해 임대 사업을 진행할 경우 투자 금액 대비 연간 8~10%의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연간 10% 이상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금 대비 연 20% 이상의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끝으로 말레이시아를 살펴보자. 말레이시아는 현재 연 5% 이상의 지속적인 높은 경제성장률로 주식시장 및 사회 각층의 기대 심리가 높아졌다. 기름 값 인상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소비지수가 다소 주춤하고는 있지만, 중동의 오일달러의 최우선 투자 고려 지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 상태다. 이 밖에도 해외 투자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덕분에 대단위 건설 단지 및 사회기반시설의 확충이 이뤄지고 있는 등 안정적인 성장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정부의 5개년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부동산 시세가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최근 개발 중인 일부 지역은 2~3년간 30% 이상 가격이 뛰기도 했다.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은 쿠알라룸푸르다. 과거 3~4년간 연 10~15%씩 상승했다. 실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무띠아르와 다만사라의 상업용 토지 가격은 불과 몇 년 전 평방피트당 100링깃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0링깃으로 3배나 급등했다. 도심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는 KLCC 인근의 평균 가격은 평방피트당 800링깃(평당 780만 원)이며 신축 콘도미니엄들은 평방피트당 1000링깃(평당 980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KLCC에서 투자가들의 이목을 끄는 또 한 곳은 바로 한국의 분당과 견줄 수 있는 몽키아라다. 몽키아라는 KLCC 다음으로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으로 특히 임대 수요가 많다.이승익 루티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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