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추구 전문 자산운용사로 거듭날 것”

우경정 아이투신운용 대표

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지속적으로 적정 수익률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이 같은 자산 관리 방식이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우경정 아이투자신탁운용 대표는 ‘고객과의 신뢰’를 늘 강조한다. 이는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대신 굴리는 회사가 믿음을 주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결국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수밖에 없다”는 오랜 경험에서 얻은 철학이다.올해로 20여 년째 자산 운용 업계에 몸담고 있는 우 대표는 펀드매니저 1세대이자 숱한 고객들을 몰고 다녔던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특히 요동치는 증권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 몇 안 되는 운용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래서 아직도 우 대표를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로 손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이런 명성 덕분에 그가 가는 곳마다 투자자들이 몰렸다. 그는 삼성투신 시절 1900억 원에 불과하던 수탁액(펀드 판매액)을 2조 원까지 늘렸고 한일투신 근무 때는 연기금 자금을 유치,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1조3000억 원을 굴리기도 했다. 2004년 5월 펀드매니저 생활을 청산하고 최고경영자(아이투신운용 대표)로 변신해서도 그동안 쌓은 평판의 덕을 톡톡히 누렸다. 7000억 원에 불과하던 수탁액을 2~3년 만에 거의 4배에 달하는 2조7000억 원으로 늘린 것.그동안의 연륜이 대변해 주듯 그에겐 짧은 기간 안에 고수익을 올리겠다는 욕심이 없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다른 회사와 무리한 수익률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위험을 줄이고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느냐에 심혈을 기울인다.이런 그의 투자 성향은 자연스럽게 아이투신운용의 전반적인 자산 운용 방침으로 이어지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종목을 고를 때도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에 초점을 둔다.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고수익을 올리려는 펀드매니저들과 사뭇 다른 점이다.투자 위험을 크게 줄이고 안정적으로 ‘시장 기대치+α’ 수익률을 내는 ‘알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노하우는 뭘까. “최고의 전문 인력들이 개별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재무 구조와 자산,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합니다. 여러 항목 중에서도 무엇보다도 기업 이익이 중요합니다. 이익이야말로 든든한 주가의 버팀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장성만을 재료로 주가가 올라가는 주식들에는 별로 손이 가지 않습니다. 결국에는 주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발품을 파는 것이 확실한 리스크 관리 방법입니다.”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것도 우 대표의 경영 방침이다. 그는 스스로 고객 입장에 서서 펀드 실적 및 포트폴리오 구성 내용, 매매 상황, 투자 기업에 대한 각종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위험과 수익 간의 균형을 고려한 선진적 투자 기법, 한층 강화된 내부 통제 기준 등 선진 투자 문화 구축을 위한 각종 제도 정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노력들이 최근 들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아이투신운용은 펀드 평가 전문 기관인 제로인이 선정한 ‘2007년 상반기 채권형 펀드 수익률 1위’ 자산운용사로 꼽히기도 했다.지난 20여 년간의 화려한 펀드매니저 생활을 접고 자산 운용사의 최고경영자로 제2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 대표. 작지만 강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는 아이투신운용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자산 운용사로의 변신을 지휘하고 있는 그가 바라는 회사의 미래상은 무엇일까. 먼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장수 펀드를 여러 개 일궈내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투자신탁1호’는 이 같은 염원이 담긴 상품이다. “고정 수입원이 절실한 은퇴자와 은퇴 예정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뭐니 뭐니 해도 생활비 조달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목돈을 넣어 두고 정기적으로 이익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생활자금 지급형’ 펀드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국내에선 아직 초기 단계여서 관련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미리 내놓아 시장을 선점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우 대표가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투자신탁’시리즈를 잇달아 내놓은 것도 “한국도 고령화 사회에 빠르게 들어서고 있어 조만간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투자신탁’은 매월 운용 이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매월 ‘콜금리+0.25%’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운용사가 운용을 잘해 수익금이 기대치보다 많을 경우 남는 차익이 원금에 재투자되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 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이 부각돼 지난 1월 출시됐던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투자신탁1호’는 출시 2개월 만에 1000억 원의 수탁액을 가뿐히 넘어섰다. 현재 2,3호 펀드까지 설정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우 대표는 종합적인 자산 운용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각종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신상품 개발과 상품 구조의 다양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는 아이투신운용만의 독특한 색깔이 없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채권 주식, 해외 시장으로 상품을 더욱 체계화하고 다양화할 생각입니다. 소수 정예 전문 인력이 자산을 운용하는 ‘작지만 강한’ 종합 자산 운용 회사의 토대 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실제로 우 대표 취임 이후 아이투신운용의 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는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채권과 6개월 미만의 단기 펀드에 집중했으나 지금은 주식형과 채권형, 파생상품 운용 비율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2007년 9월 현재 채권 50%, 주식 30%, 파생상품 등 대안 투자 20% 등으로 짜임새가 좋아지고 있다. 펀드 운용 기간도 중장기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6개월 이상 상품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1~3년 중장기 상품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식형 펀드인 ‘좋은 지배구조펀드’와 ‘알짜배당펀드’를 주력 상품으로 육성하는 것도 이 같은 구상에 기인한다. 자본시장통합이란 거대한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는 자산 운용 업계의 향후 전망에 대한 그의 시각은 어떨까. “대형 증권사들이 운용사를 통합할 것이란 생각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외국 사례를 보면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원은 소수이지만 고도의 전문성으로 무장한 중소형 운용사도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해 발 빠르게 대응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아이투신운용을 독특한 색깔을 지닌 강하고 전문성 높은 종합 자산 운용사로 변신시키고 있는 우 대표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우경정아이투신운용 대표경북대 경영학과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삼성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한일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글로벌에셋자산운용 운용총괄본부장글 김태철·사진 이승재 기자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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