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매입 규제, 경매로 피해간다

국 부동산은 투자 메리트는 크지만 구입이 쉽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 내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만 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도록 법을 개정해 물건 구입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주택을 구입해 거주하지 않고 임대 또는 양도 등의 상업 거래를 하려는 법원, 개인 모두에게 ‘외국인 투자기업 설립 허가증(상무부)’과 ‘영업 허가증(국가 공상국)’ 취득을 의무화하는 추가 규제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투자로 한몫 거두고자 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국 부동산을 ‘그림의 떡’처럼 지켜봐야 할 처지다.이런 투자자들은 중국 부동산을 법원 경매 방식으로 매입하는 방법에 관심을 둘만 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부동산 경매는 중국 정부의 규제를 합법적으로 피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유망 지역 물건의 경우 투자 금액 대비 2배 이상의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중국 부동산이 경매로 나오는 방식은 우리와 비슷하다. 채무자가 빚을 변제하지 못해 채권자인 은행이나 개인이 강제 매각을 신청하면 경매가 진행된다. 차이가 있다면 은행이나 정부 모두 경매를 신청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경매와 공매를 합쳐 놓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동산과 부동산을 모두 취급한다는 것도 우리와는 다른 점이다.최근 중국 경매시장에는 공사 중 부도가 난 시행 업체의 물건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전용면적 150㎡ 내외의 아파트 물건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분양률이 저조해 경매로 처리되는 물건도 많다.압구정동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 7월 베이징시 조양구 관동점 남가2호에 있는 아파트 왕좌중짐 1008호를 경매로 싸게 매입했다. 지난 2003년 북경천야물업개발유한회사가 지은 이 아파트는 준공 당시 최신식 아파트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시행사가 갑자기 자금난을 겪으면서 경매로 처리된 케이스다. 감정가가 217만2840위안(2억6973만 원)이었던 아파트를 김 씨는 2회 유찰된 상태에서 112만8000위안(1억4013만 원)에 낙찰 받았다. 지하 4층 지상 33층 규모인 이 아파트에서 김 씨가 낙찰 받은 집은 전용면적 114㎡형이다. 이 아파트는 베이징 중심상업권역(CBD)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제1대사관구역, 국무, 경광중심, 가리중심, 한위대하 등 유명 오피스 사무실 등이 밀집해 있다. 중국대식당, 가리중심식당, 국제구락부 등 위락 시설도 다양하다. ㎡당 1만8927위안에 분양된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229만6000위안(2억9848만 원). 지금 당장 판다고 해도 1억5835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김 씨는 매각보다는 안정적인 임대 사업을 선택했다. 현재 조양구 관동점의 월 임대료는 110㎡ 기준 7500위안(97만5000원)이다.중국 부동산 경매는 시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경매 회사가 주관이 돼 경매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지역마다 경매 방식이 약간씩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참고로 베이징 시내에 등록된 경매 회사만 2007년 6월 말 현재 86개나 된다. 경매 회사가 경매 물건을 공급한다면 산하 경매 컨설팅 업체는 해당 물건을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며 경매와 관련된 정보는 입찰이 열리기 15일 이전에 공개된다. 중국에서는 입찰 참여 의사를 경매가 열리기 전 경매 회사에 신청하는 것이 관례다. 따라서 만약 해당 입찰에 단독으로만 참여하게 된다면 경매 회사와의 조율을 통해 경매 일자도 조정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의 대상 물건으로 처리돼 수의계약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입찰 보증금은 감정가의 10~15% 선이고 입찰 경쟁률은 1.5 대 1 수준이다.우리나라는 서면 입찰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하는데 비해 중국은 구두로 입찰을 진행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호가제와 비슷하다. 유찰 물건의 재입찰 가격도 우리와 같이 일률적이지 않고 위탁인(금융사, 개인)이 임의대로 결정하며 국가 소유의 국유 자산은 감정평가기관의 재감정을 거친다. 채권자로부터 경매가 신청되면 법원에서 감정평가를 의뢰하게 되는데 감정가는 주변 시세의 60~70%선에 결정된다. 현재 베이징시에서 전용면적 100㎡ 규모의 아파트 값은 1억5000만~3억 원선이다. 이 때문에 이 시세의 60~70%선에서 투자 금액을 결정하면 된다.입찰 자격에는 내·외국인 구분이 없다. 1년 이상 중국에 거주하지 않아도 입찰에 참여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국 부동산은 토지 사용권과 건물 등기가 구분돼 있다. 건물은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토지는 정부로부터 사용권을 얻어야 한다. 참고로 주거용의 토지 사용권은 70년, 상업용은 50년, 공업용은 40년이다. 문제는 이 시일이 지나 재계약을 하게 되면 중국 정부에 기간 연장에 따른 사용료를 또다시 지불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물권법을 개정, 주거용 택지는 재연장 시 별도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경매 물건으로 나오기 전에 권리 관계와 명도가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도 중국 부동산 경매의 특징이다. 만약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다면 임차권 여부가 경매 공고상에 정확하게 기재된다.그렇다면 어떤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상가, 오피스, 별장, 아파트 순’으로 물건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해외 투자 수요가 크게 늘면서 상가, 오피스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1층을 구입해 상가로 개조하거나 상업 시설을 대폭 늘린 주상복합이 대거 공급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지역의 상가, 오피스는 일세를 받는 경우도 있어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모두 거둘 수 있다. 올림픽 개막을 1년 남짓 앞둔 베이징은 아파트 값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대학가 오도구와 한국인 밀집 거주지 왕징,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아파트가 유망 주거 지역으로 꼽히며 상업시설은 CBD, 왕푸징 부근이 수요가 많다. 상하이에서는 푸둥, 난징로 상업 시설과 황푸강 주변 고급 주택지가 인기 있다.그러나 중국 부동산 경매가 엘도라도인 것만은 아니다. 경매법이 제정된 지 이제 10년에 불과해 관련 제도가 아직 미비하다. 무엇보다 중국은 전체 건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은 있어도 개별 주택에 대한 등기부등본(방산증)은 마련돼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이사는 “주로 아파트가 이에 해당되는데 현재로선 개별 주택의 방산증 유무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 입찰에 참여할 부동산에 방산증이 없다면 낙찰 후라도 경매 컨설팅 업체를 통해 방산증을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낙찰 후 보통 10일 이내에 잔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경락 잔금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이 아직 덜 발달돼 있다. 그만큼 자기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낙찰 받으면 낙찰가의 10%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취·등록세와 경매 회사, 경매 컨설팅 회사의 낙찰 수수료가 모두 포함돼 있다. 명도 비용은 덜 들지만 낙찰에 따른 수수료가 많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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