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가 주는 스포츠 세단의 느낌

Land Rover Discovery3 Diesel

번에 시승한 차량은 지난 3월 출시된 디스커버리3 디젤 모델이다. 시승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대명사 디스커버리가 디젤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매우 궁금했다. 시동을 켜니 디젤 특유의 소음이 들렸다. 그러나 한동안 듣다 보니 ‘웅~’하는 소리에 깊이가 느껴졌다. 고막을 찢는 듯한 소음이 아니라 묵직한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에 가까웠다. 실제 주행에선 소음이 그다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창문을 올리고 주행에 나서니 방음이 완벽에 가까웠다.디스커버리의 첫 느낌은 사륜구동 특유의 묵직함이다. 그러나 이 차를 SUV의 걸작으로 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묵직함 속에서 주행이 시작되지만 시속 20km만 넘으면 차의 느낌은 어느새 스포츠 세단으로 바꿔져 있다. 그 비결은 바로 엔진에 있다. 디스커버리3 디젤에는 2.7리터 터보차저 V6 디젤엔진이 장착돼 최대 출력 190마력에 최대 토크가 44.9kg·m까지 올라간다. 터보차저 V6 엔진은 엔진의 압축 비율을 낮춰 효과적인 연료 사용을 돕고, 배출 가스를 줄인다. 또한 엔진 전체의 무게를 기존 엔진보다 가볍게 하는 CGI(Compacted Graphite Iron) 재질을 사용, 중량을 줄이고 수명을 길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오프로드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 남부 대표적 고원 지역인 전북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으로 향했다. 강가의 오프로드에서 주행 성능을 테스트해 봤는데 일반 비포장도로에서 주행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 충남 금산에서 전북 진안으로 향하는 길의 2차선 국도는 곡선 주로가 유난히 많다. 코너 주행 시 반대편 차량도 살피면서 부드럽게 핸들을 꺾어야 하는데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차는 시속 60~70km로 달려도 곡선 주로에서 쏠림 현상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디스커버리3은 경쟁 모델 중 가장 넒은 적재 공간을 가지고 있다. 맨 뒷자리(3열)는 트렁크로 변신이 가능하다. 차 곳곳에 다용도 수납공간을 둔 것도 특색이다. 프레임과 모노코크를 결합한 ‘인터그레이티드 보디 프레임(Integrated Body Frame)’이라는 세계 유일의 특허 기술을 적용해 차체 강성이 뛰어나다. 센터 콘솔의 다이얼은 5가지 지형(일반도로, 눈길, 자갈밭, 진흙 길, 모래 길)에 따라 승차 높이, 엔진 토크, 경사로, 전자 트랙션 컨트롤, 트랜스미션 등을 자동으로 제어해 준다. 그 바로 밑에는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내리막길 제어장치(Hill Descent Control)’가 있는데 이 장치는 급격한 내리막길에서 별도의 조작 없이 ABS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해준다. 연비는 리터당 8.8km로 7인승 SUV 치고는 높은 편이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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