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글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 사진 각 사 제공] 조금 다르기에 더 특별할 수 있다. 각 브랜드 대표 모델은 아니지만, 그 사이에서 새 기운을 불어넣은 모델이 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보편타당한 선택 말고 다른 감각을 선사하는 자동차들. 의외로 이런 모델이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높이기도 한다.
자동차 브랜드마다 골격이 되는 라인업이 있다. 흔히 나누는 C, D, E로 이어지는 세그먼트별 대표 모델들. 특히 각 세그먼트별 세단과 SUV는 브랜드를 먹여 살린다. 팔리는 대수도, 관심도도 높다. 브랜드 신뢰도도 쌓는다. 좋긴 한데 보편타당해 좀 심심하다. 오랫동안 군림해 익숙한 까닭이다. 브랜드는 끊임없이 자극해야 한다.
이럴 때 기존 라인업 말고 다른 모델이 필요하다. 틈새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존 바탕에서 변화를 꾀한다. 색다르기에 그만큼 분위기도 환기시킨다. 이런 틈새 모델은 브랜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때로 이런 시도가 브랜드 정체성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변화를 통해 브랜드를 다시 주목하게 하는 모델. 새로운 걸 섞어 더 깊은 맛을 내는 ‘브랜딩 모델’이랄까. 매번 보편타당한 선택만 해온 사람에게 색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BMW는 운전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이런 BMW가 최근 4시리즈 신형을 출시했다. 기존 4시리즈는 3시리즈에서 문 2개를 덜어내고 비율을 매만졌다. 3시리즈에 종속된 모델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기본 라인업 사이에 존재하는 모델의 태생적 한계다. 신형 4시리즈는 기존에서 벗어나 독자 모델다운 지위를 획득했다. 디자인을 차별화해 시각적으로 분류하고, 쿠페답게 운전 재미를 강화하는 기술로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콘셉트카로 미리 선보인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채용해 시각적으로 차별화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멀리서 봐도 시선을 뺏는 강렬함은 부인할 수 없다. 예전 수직형 키드니 그릴의 전통성을 잇는다는 측면에서도 특별한 징표로서 4시리즈를 달리 보이게 한다. 운전 재미를 강화하는 방향성에선 특히 핸들링에 집중했다. 차체를 낮추고, 가벼운 소재를 적용하면서, 강성을 높였다. 특히 네거티브 캠버(바퀴 위쪽이 중앙을 향하는 캠버)를 앞바퀴에 적용했다. 코너링 시 타이어 접지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정체성 강화용에 결정적 장치다.
신형 4시리즈 중에서 M440i는 일상의 고성능을 즐기게 한 고출력 모델이다. 신형 4시리즈의 장점을 품은 채로 풍요로움까지 더했다. M4가 스포츠카다운 재미를 선사한다면, M440i는 편안한 고성능 쿠페로서 군림한다. 특히 M440i의 하체는 품이 넓고 완성도가 높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승차감을 조성한다. 과격하지도 조급하지도 않다. 민첩해진 핸들링에 넉넉한 출력, 성숙도 높은 하체까지 결합되면 운전 재미가 증폭할 수밖에 없다. 편안하면서도 짜릿하다. 절로 BMW 브랜드 정체성이 더욱 굳건해진다.
출시가 8190만 원 엔진 3.0ℓ I6 터보 가솔린 최고 출력 387hp 최대 토크 50.9kg·m 복합연비 10.4km/ℓ
아우디 S7은 A7의 고성능 모델이다. 아우디는 고성능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S와 RS다.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 RS는 레이싱 스포트(독일어로 Renn Sport)의 약자다. 굳이 둘로 나눈 이유가 있다. 같은 고성능이지만 출력 성격과 질감이 다르다. S는 일상 영역에서 풍성함을, RS는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하드코어 성격을 품었다.
아우디 S7은, 그러니까 A7보다 더욱 풍성하면서 RS7보다 편안한 성격을 드러낸다. 디젤 엔진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도 뒷받침한다. 고성능 모델인데 리터당 12km나 달린다. 연비까지 고려한 고성능이라면 일상에서 즐기기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A7은 아우디에서 중요한 모델이다. A6와 A8 사이에서 4도어 쿠페로 등장해 틈새 모델의 영역을 넘어섰다.
‘디자인의 아우디’라는 정체성을 더욱 뾰족하게 다듬는 역할도 했다. 무엇보다 스키 활강대처럼 시원스레 뻗은 A7의 지붕선은 언제 봐도 황홀하다. 아우디의 간결한 디자인과 만나 전에 없던 자동차로 보이게 했다.
아우디 S7은 이런 A7을 바탕으로 고성능과 고급이라는 양쪽 날개를 달았다. 실내는 발코나 가죽을 씌운 퀼팅 무늬 스포츠 시트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더구나 허리를 잡아주는 볼스터가 두툼해 고성능 모델다운 특징도 잊지 않았다. 가속하면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실내에 풍성한 소리를 전한다. 시트의 질감과 실내의 소리, 콰트로의 안정감이 맞물리며 스며든 고성능을 즐기는 쾌감이 크다. 4도어 쿠페로서 그란 투리스모의 성격을 십분 발산한달까. 어쩌면 아우디 S7은 아우디의 장점을 조합한 모델일지 모른다. 디자인부터 감각까지, 풍요로운 자동차의 본으로서 가치를 빛낸다.
출시가 1억1934만 원 엔진 3.0ℓ V6 트윈 터보 디젤 최고 출력 350hp 최대 토크 71.3kg·m 복합연비 12km/ℓ
한때 크로스오버 모델이 꽤 등장했다. 세단과 SUV가 양분하던 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포부를 품고서. 하지만 대부분 포부를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빠르게 사라졌다. 여러 장르 특성이 뒤섞여 생김새가 영 볼품없었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달랐다. 크로스컨트리는 볼보가 명명한 모델명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처럼 북유럽 특성을 담은 명칭이다. 육상의 크로스컨트리 종목처럼 다양한 지역을 잘 달리는 특성도 담았다. 공간을 넓힌 왜건에 지상고를 높인 SUV의 특징을 조합했다.
세단처럼 승차감이 편하고, 공간이 충분하면서, 험로 주파력까지 출중한 자동차. 북유럽이라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유용할 그런 자동차다. 즉, 환경과 생활을 반영한 볼보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특별한 환경이 독특한 자동차를 만들고 발전시켰다. 그런 이유로 크로스오버 모델이 나타났다 사라질 때도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볼보 60시리즈의 크로스컨트리 모델이다. S60의 왜건이 V60이기에 V60 크로스컨트리로 명명한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여전히 독특한 모델로 통용된다. 왜건 형태인데 지상고와 전고를 높여 남다른 비율을 선보인다. 타보면 세단처럼 편안하면서도 SUV처럼 실내가 쾌적하다. 그러면서 껑충한 느낌도 없다. 이런 형태에서 오는 낯선 시야와 감각이 신선하다. 안정적인 차체에 폭 안겨 달리는 느낌이랄까. 험로에서 성큼성큼 달려 나가는 걸 보면 또 새롭다. 확실히 비교할 대상이 없다. 비교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쌓으며 타기에 좋다. 최신 패밀리 룩은 세련되기까지 했으니 더 질리지 않는다. 볼보다운 모델로서 V60 크로스컨트리가 전하는 감흥이다.
출시가 5330만 원부터 엔진 2.0ℓ I4 터보 가솔린 최고 출력 250hp 최대 토크 35.7kg·m 복합연비 9.9km/ℓ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남성 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그에 파생된 문화에 관해 글을 써왔다. 2017년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후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양쪽을 오가며 글을 쓴다. 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아레나 옴므 플러스>, <모터 트렌드> 등 다수 매체에 자동차 & 모터사이클 관련 글을 기고한다. 엔진 달린 기계로 여행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자동차 브랜드마다 골격이 되는 라인업이 있다. 흔히 나누는 C, D, E로 이어지는 세그먼트별 대표 모델들. 특히 각 세그먼트별 세단과 SUV는 브랜드를 먹여 살린다. 팔리는 대수도, 관심도도 높다. 브랜드 신뢰도도 쌓는다. 좋긴 한데 보편타당해 좀 심심하다. 오랫동안 군림해 익숙한 까닭이다. 브랜드는 끊임없이 자극해야 한다.
이럴 때 기존 라인업 말고 다른 모델이 필요하다. 틈새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기존 바탕에서 변화를 꾀한다. 색다르기에 그만큼 분위기도 환기시킨다. 이런 틈새 모델은 브랜드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때로 이런 시도가 브랜드 정체성을 더 강화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변화를 통해 브랜드를 다시 주목하게 하는 모델. 새로운 걸 섞어 더 깊은 맛을 내는 ‘브랜딩 모델’이랄까. 매번 보편타당한 선택만 해온 사람에게 색다른 감각을 선사한다.
BMW는 운전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이런 BMW가 최근 4시리즈 신형을 출시했다. 기존 4시리즈는 3시리즈에서 문 2개를 덜어내고 비율을 매만졌다. 3시리즈에 종속된 모델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기본 라인업 사이에 존재하는 모델의 태생적 한계다. 신형 4시리즈는 기존에서 벗어나 독자 모델다운 지위를 획득했다. 디자인을 차별화해 시각적으로 분류하고, 쿠페답게 운전 재미를 강화하는 기술로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콘셉트카로 미리 선보인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채용해 시각적으로 차별화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멀리서 봐도 시선을 뺏는 강렬함은 부인할 수 없다. 예전 수직형 키드니 그릴의 전통성을 잇는다는 측면에서도 특별한 징표로서 4시리즈를 달리 보이게 한다. 운전 재미를 강화하는 방향성에선 특히 핸들링에 집중했다. 차체를 낮추고, 가벼운 소재를 적용하면서, 강성을 높였다. 특히 네거티브 캠버(바퀴 위쪽이 중앙을 향하는 캠버)를 앞바퀴에 적용했다. 코너링 시 타이어 접지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정체성 강화용에 결정적 장치다.
신형 4시리즈 중에서 M440i는 일상의 고성능을 즐기게 한 고출력 모델이다. 신형 4시리즈의 장점을 품은 채로 풍요로움까지 더했다. M4가 스포츠카다운 재미를 선사한다면, M440i는 편안한 고성능 쿠페로서 군림한다. 특히 M440i의 하체는 품이 넓고 완성도가 높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승차감을 조성한다. 과격하지도 조급하지도 않다. 민첩해진 핸들링에 넉넉한 출력, 성숙도 높은 하체까지 결합되면 운전 재미가 증폭할 수밖에 없다. 편안하면서도 짜릿하다. 절로 BMW 브랜드 정체성이 더욱 굳건해진다.
출시가 8190만 원 엔진 3.0ℓ I6 터보 가솔린 최고 출력 387hp 최대 토크 50.9kg·m 복합연비 10.4km/ℓ
아우디 S7은 A7의 고성능 모델이다. 아우디는 고성능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S와 RS다.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 RS는 레이싱 스포트(독일어로 Renn Sport)의 약자다. 굳이 둘로 나눈 이유가 있다. 같은 고성능이지만 출력 성격과 질감이 다르다. S는 일상 영역에서 풍성함을, RS는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하드코어 성격을 품었다.
아우디 S7은, 그러니까 A7보다 더욱 풍성하면서 RS7보다 편안한 성격을 드러낸다. 디젤 엔진 고성능 모델이라는 점도 뒷받침한다. 고성능 모델인데 리터당 12km나 달린다. 연비까지 고려한 고성능이라면 일상에서 즐기기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A7은 아우디에서 중요한 모델이다. A6와 A8 사이에서 4도어 쿠페로 등장해 틈새 모델의 영역을 넘어섰다.
‘디자인의 아우디’라는 정체성을 더욱 뾰족하게 다듬는 역할도 했다. 무엇보다 스키 활강대처럼 시원스레 뻗은 A7의 지붕선은 언제 봐도 황홀하다. 아우디의 간결한 디자인과 만나 전에 없던 자동차로 보이게 했다.
아우디 S7은 이런 A7을 바탕으로 고성능과 고급이라는 양쪽 날개를 달았다. 실내는 발코나 가죽을 씌운 퀼팅 무늬 스포츠 시트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더구나 허리를 잡아주는 볼스터가 두툼해 고성능 모델다운 특징도 잊지 않았다. 가속하면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실내에 풍성한 소리를 전한다. 시트의 질감과 실내의 소리, 콰트로의 안정감이 맞물리며 스며든 고성능을 즐기는 쾌감이 크다. 4도어 쿠페로서 그란 투리스모의 성격을 십분 발산한달까. 어쩌면 아우디 S7은 아우디의 장점을 조합한 모델일지 모른다. 디자인부터 감각까지, 풍요로운 자동차의 본으로서 가치를 빛낸다.
출시가 1억1934만 원 엔진 3.0ℓ V6 트윈 터보 디젤 최고 출력 350hp 최대 토크 71.3kg·m 복합연비 12km/ℓ
한때 크로스오버 모델이 꽤 등장했다. 세단과 SUV가 양분하던 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포부를 품고서. 하지만 대부분 포부를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빠르게 사라졌다. 여러 장르 특성이 뒤섞여 생김새가 영 볼품없었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달랐다. 크로스컨트리는 볼보가 명명한 모델명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처럼 북유럽 특성을 담은 명칭이다. 육상의 크로스컨트리 종목처럼 다양한 지역을 잘 달리는 특성도 담았다. 공간을 넓힌 왜건에 지상고를 높인 SUV의 특징을 조합했다.
세단처럼 승차감이 편하고, 공간이 충분하면서, 험로 주파력까지 출중한 자동차. 북유럽이라는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유용할 그런 자동차다. 즉, 환경과 생활을 반영한 볼보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특별한 환경이 독특한 자동차를 만들고 발전시켰다. 그런 이유로 크로스오버 모델이 나타났다 사라질 때도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볼보 60시리즈의 크로스컨트리 모델이다. S60의 왜건이 V60이기에 V60 크로스컨트리로 명명한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여전히 독특한 모델로 통용된다. 왜건 형태인데 지상고와 전고를 높여 남다른 비율을 선보인다. 타보면 세단처럼 편안하면서도 SUV처럼 실내가 쾌적하다. 그러면서 껑충한 느낌도 없다. 이런 형태에서 오는 낯선 시야와 감각이 신선하다. 안정적인 차체에 폭 안겨 달리는 느낌이랄까. 험로에서 성큼성큼 달려 나가는 걸 보면 또 새롭다. 확실히 비교할 대상이 없다. 비교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쌓으며 타기에 좋다. 최신 패밀리 룩은 세련되기까지 했으니 더 질리지 않는다. 볼보다운 모델로서 V60 크로스컨트리가 전하는 감흥이다.
출시가 5330만 원부터 엔진 2.0ℓ I4 터보 가솔린 최고 출력 250hp 최대 토크 35.7kg·m 복합연비 9.9km/ℓ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남성 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그에 파생된 문화에 관해 글을 써왔다. 2017년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후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양쪽을 오가며 글을 쓴다. 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아레나 옴므 플러스>, <모터 트렌드> 등 다수 매체에 자동차 & 모터사이클 관련 글을 기고한다. 엔진 달린 기계로 여행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