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돈의 전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진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돈의 흐름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을 치고 있고요.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0.5%,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연 1%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금 1억 원을 은행에 예금으로 넣어두면 세금(15.4%)을 제하고 연간 이자로 100만 원을 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시중에는 정부의 막대한 지원자금 등이 풀려 유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나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쩐의 전쟁’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곳에서 전선을 펼치고 있습니다. KB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3.3㎡당 941만 원으로 2018년 2월(739만 원) 대비 27.7% 상승했습니다. 현재의 아파트 전셋값이 2~3년 전 집값을 넘어선 단지들도 속속 등장합니다.

주가는 더 드라마틱합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3월 19일 코스피는 1457까지 폭락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는 코스피가 3000선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또 가상통화 비트코인 가격도 국내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지난 3월 14일 개당 7000만 원을 넘어섰죠.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Some Trend)에 따르면 전 국민적인 관심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투자’에 대한 열기는 뜨겁게 치솟고 있습니다. 2016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빅데이터를 분석한 ‘연봉 영끌에서 대출 영끌로’라는 리포트에서 ‘학원’에 대한 관심은 2019년 1분기 최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하는 반면, 부동산에 대한 언급량은 2020년 2분기 ‘학원’을 역전했습니다. 또 ‘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줄임말인 ‘영끌’은 2019년 중반 이후 꾸준히 언급량이 증가해 2020년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배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묻지마식 투자 맹신이 불러올 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앞선 경험들이 그걸 증명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른바 ‘돈의 전선(戰線)’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상존합니다. 변동성이 큰 현재의 자산관리 시장의 전세가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 머니는 4월호 빅 스토리 ‘투자 고수에게 듣는 쩐의 전쟁’에서 현재 자산관리 시장에서 제기되는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거품론에 대한 우려도 현실감 있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10년 이후를 내다볼 수 있는 슬기로운 자산관리를 이뤄내시길 기대해봅니다.

한용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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