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동안 삼성증권 법인 고객의 주식매수 금액이 4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예금·채권 등 확정금리 상품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지자 이른바 '동학법인'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이 지난 한 해 동안 자사의 법인 고객 3500여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법인의 주식 매수 금액이 직전년과 비교해 415.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삼성증권 법인고객의 전체 주식 매수 금액의 합계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해외주식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할 경우 지난 한해동안 약 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식을 매수한 법인 수도 총 2097곳으로 전년(1002곳) 대비 두배 이상 늘어 '동학법인'에 새로 합류한 법인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까지의 월평균 주식 매수 금액이 2020년 월평균 주식 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나, 법인들의 주식매수 열기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 측은 규제부담이 커진 부동산과 절대금리 수준이 크게 낮아진 확정금리 상품의 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기대 수익률 높일 수 있는 주식투자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 한상훈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데에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며 "향후 백신보급이 늘고 경제회복이 가시화되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원하는 법인들로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더욱 늘어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삼성증권 법인 고객들이 주로 사들인 국내주식은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으로 주로 대형 우량주, 배당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법인고객의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2020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다만 해외주식의 경우 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작년 한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 상위 50위에 들지 않은 종목이 4개나 포함돼 있었다. 이는 법인의 경우 자신이 영위하고 있는 산업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성 높은 글로벌 종목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법인의 주식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당 PB와 함께 본사의 리서치와 상품부서들이 함께 법인별 맞춤형 주식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ESG 연구소'를 통해 ESG 컨설팅 서비스를 지난 2월부터 시행하면서 현재까지 50여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공인호 기자 ba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