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월트디즈니, 터널 끝 보이나…OTT로 날갯짓


지난 3월 말 월트디즈니의 OTT(Over The Top)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구독자 수가 1억360만 명을 돌파했다. 시장 눈높이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서비스 국가 확대, 번들 요금, 오리지널 콘텐츠 판매 등으로 실적 회복의 날갯짓이 시작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최근 ‘해외투자 2.0’ 글로벌 리서치를 통해 월트디즈니가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는 스트리밍 사업의 성장세와 함께 테마파크, 영화, 방송 등도 회복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대에 못미쳤던 1분기 성적표
월트디즈니의 지난 1분기(2021년 1~3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억7000만 달러, 16억7000만 달러로 2.4%, 39%씩 증가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은 156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에 1.5% 미달하는 수준이다.

부문별 영업이익은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가 28억7000만 달러(+74%), 테마파크 -4억1000만 달러(적전, 2020년 2분기 7억6000만 달러). 광고수익 증가, D2C(Direct to Consumer) 사업의 적자 축소 등으로 미디어 & 엔터 이익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월트디즈니의 매출 부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테마파크 사업의 수익성 악화 탓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 지침과 직원, 방문객 등에 대한 안전 조치로 투입되는 비용이 올해 약 1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업장 폐쇄, 인원 제한 등의 영업 제한 상황을 감안할 경우 추가적으로 12억 달러의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미디어 & 엔터 사업의 경우 영화·TV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제작비용 감소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트리밍 구독자를 늘려라
지난 3월 말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 가입자는 1억360만 명으로 전년 동기(3350만 명) 및 전분기(9490만 명)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1억930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며 증가 속도에 일시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디즈니의 OTT별 가입자 수는 훌루(Hulu)가 4160만 명(30%), ESPN플러스가 1380만 명(75%) 순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월간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은 3.99달러로 전년 동기(5.63달러)보다 감소했는데, 이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디즈니플러스 핫스타(Hotstar)’ 출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독자 증가에 힘입어 D2C 매출은 40억 달러(59%), 영업손실은 3억 달러로 전년 동기(-8억 달러)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삼성증권은 향후 디즈니가 서비스 국가 확대 및 번들(묶음 상품) 요금,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통해 국내외 구독자를 빠르게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6월 1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디즈니플러스 핫스타, 8월에는 중남미에서 스타플러스 출시를 계획 중이고 한국, 태국, 홍콩 등에서도 연내 서비스 론칭을 예정하고 있다. 디즈니 측은 지난해 말 제시했던 ‘2024년까지 2억3000만~2억6000만 명 가입자 목표’도 재확인했다.

삼성증권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트리밍 사업에 더해, 제한적이지만 영업을 재개한 테마파크, 신작 개봉 라인업 등에서 월트디즈니의 실적 회복 시그널은 확인했다”며 “스트리밍 사업은 콘텐츠 파워, 해외 서비스 국가 증가로 시장 내 입지를 키워 나가고 영화, 테마파크, 방송 등은 점진적인 영업 정상화로 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글 공인호 기자 | 자료 삼성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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