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이지수 다노 대표 “다이어트 건강 산업, 핵심은 소통과 지속 가능성”

‘다이어트 노트’의 준말인 다노. 시작은 이지수 다노 대표만의 기록이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모두가 함께 쓰는 다이어트 건강 대백과사전이 되고 있다. 그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떡볶이, 만두, 과자, 심지어 크로플(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구운 빵)까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이 음식들을 걱정 없이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흡사 상상에서나 가능할 것 같던 일을 ‘다노’는 자사만의 철학과 스타일로 현실화시키고 있다.

2013년 7월 출범한 다노는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는 이지수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토털 다이어트 솔루션’ 기업이다. 다이어트 정보 애플리케이션 ‘다노앱’ 론칭 이후 이듬해 5월 다이어트 식품 쇼핑몰 ‘다노샵’, 온·오프라인 연계(O2O) 피트니스 & 다이어트 코칭 서비스 ‘마이다노’를 선보였다.

다노앱은 2016년 12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200만 건을 기록하며 구글이 선정한 올해를 빛낸 피트니스 앱에 선정됐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이 직접 출연하는 유튜브 ‘다노TV’, 페이스북 페이지 ‘다노’, 인스타그램 ‘다노핏’ 등 자체 미디어 채널을 통해 누적 2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뮤렉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약 65억 원에 달한다.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다노샵 140여 개 제품 중 일부 제품은 미국과 일본 아마존, 싱가포르 큐텐 등에 입점했다. 이 대표와 다노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은 70여 종이 넘고, 현재 다노 매출의 83% 이상이 PB 상품에서 나온다.

일대일 맞춤형 온라인 개인트레이닝(PT) 서비스인 ‘마이다노’도 다노의 핵심 경쟁력이다. 마이다노 이용자들은 월 3만~10만 원가량의 돈을 내고 케어를 받을 수 있다. 전문 코치에게서 나에게 맞는 운동, 내 상황에 맞는 식단을 맞춤형으로 관리받고, 꾸준히 동기부여와 훈련 과제를 제시받는다. 다노는 해당 서비스를 위해 운동처방사, 영양사, 트레이너, 심리상담사, 스포츠 영양코치 등 다양한 전문가를 모집해 4주간 교육시킨 뒤 코치로 투입시키고 있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 영양과 운동, 심리를 모두 케어해주고 있는 셈이다.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경청, 그리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만이 이 레드오션 다이어트 산업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의 야무진 비즈니스 스토리를 들어봤다.

다이어트 산업은 매해 크게 성장 중인데, 현실은 어떤가요.
“다이어트 산업이 앞으로도 성장할 거라는 건 분명해 보여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죠.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문을 두드리나’ 그 내면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결국은 하나의 다이어트 솔루션이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가령, 어떤 다이어트 식품을 먹고 일시적으로 살을 뺄 순 있어요. 그런데 대개 효과가 한시적이죠. 운동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다 보니 고객들의 재구매, 재사용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 거죠. 다이어트 비즈니스를 계속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요. 기존 고객들의 니즈를 꾸준히 소통해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다이어트 트렌드는 어떤가요.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빼놓고 얘기할 순 없는 거 같아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홈트(홈트레이닝)와 밀키트, 가상현실(VR)을 활용한 PT앱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죠. 무엇보다 과거에는 단순히 무조건 다이어트 하면 살을 뺀다, 몸무게를 줄인다 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근본적으로 건강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에 관심이 커요. 그만큼 소비자들도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나 인식이 스마트해졌고요. 이제는 무작정 살을 빼주는 다이어트 보조제를 선호하지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다이어트 시장이 좀 더 광범위하게 헬스케어 산업으로 뻗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레드오션 속 다노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관점에서 보면 저희는 철저히 고객들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단순히 ‘이 상품이 얼마나 잘 팔릴까’, ‘이걸로 얼마나 살을 빼줄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기보다 저부터 ‘내가 이걸 먹었을 때 얼마나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을까’, ‘10년 후에도 이 제품으로 내 몸을 관리할 만할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요. 그렇다 보니 당장 매출을 낼 수 있는 마케팅 위주의 매력적인 상품보다는 실제로 장기간 먹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 개발에 공을 들여요. 그 점을 저희 고객들이 호응해주시는 것 같아요.

동시에 좀 더 사업자적인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저희의 경우, 꾸준히 저희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해주시는 고개들 덕분에 다이어트 관련 데이터를 굉장히 많이 축적할 수 있게 됐어요. 식단 데이터 관련해서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라고 자부해요. 가령, 사람들이 언제 운동을 하고, 안 하게 되는지, 식단을 어떻게 꾸리는 지 등등 이런 데이터들이 내부에 쌓이고, 이 데이터를 통해서 개선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다시 돌려드리려고 하죠. 그 과정에서 고도화된 고객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핵심 목표입니다.”

다노는 정말 다양한 다이어트 식품 개발로 유명합니다. 제품 개발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저희는 사람들의 일상에 주목해요. 우리는 매일 ‘오늘은 뭘 먹지’ 고민하잖아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서 현재 사람들이 어떤 음식에 관심을 갖는지 찾아봐요. 동시에 저희 고객들에게 주기적으로 ‘요즘 어떤 음식이 유명하고, 먹고 싶은지’ 자주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아요. 저희가 최근 선보인 ‘다노 무당 쌀 크로와상 생지’도 크로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죠. 다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보고 다이어터들은 늘 죄책감을 느끼더라고요.

저희는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에서 그 죄책감을 완전히 덜어낼 수 있는 식품을 만드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재료와 영양성분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죠. 가령, 일반적인 크루아상 생지에는 밀가루와 버터, 설탕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요. 저희는 그 맛은 유지하되 최대한 몸에 좋은 성분들로 채우려고 제품 개발에 공을 들여요. 일단 제품 개발이 성공하면 이후에는 저와 마케터, 머천다이저(MD), 패키지 디자이너, 콘텐츠 에디터들이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서 제품 이름부터 주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등을 진행한답니다.”

무엇보다 다노는 식품 개발 외에도 ‘온라인 PT’ 서비스인 마이다노로 유명합니다. 2014년만 해도 온라인 PT라는 개념이 생소하기도 했을 텐데, 사업을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하고, 그간 시행착오 등 사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2013년부터 굉장히 다양한 베타 서비스를 거쳐 마이다노를 2014년 12월에 론칭했어요. 그야말로 우여곡절이 많았죠. 처음에는 한 10분 정도를 모아서 여러 가지 시험을 했어요. 1명의 코치님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그룹PT를 진행한 적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집에서 만나 PT를 하기도 해보고, 심지어 전화로도 운영해봤죠.

많은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엔 서비스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비용이 크다는 거였어요. 그 가격을 합리적으로 운용하려면 온라인 PT는 필수였죠. 또한 자연스런 시대적 변화이기도 했고요. 제가 메가스터디로 공부한 초기 세대거든요. 처음 메가스터디가 나왔을 때도 사람들 반응은 비슷했어요. ‘어떻게 온라인 수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느냐’는 거였죠.

하지만 결국 통했잖아요. 저는 인강(인터넷강의)의 성공 사례를 보고, 운동 서비스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 확신했어요. 되레 ‘어떻게 운동을 원격으로 하느냐’는 편견에서 숨은 기회를 포착했죠. 무엇보다 나날이 관련 온라인 기술이 발전하고, 이제는 인공지능(AI)이나 화상채팅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PT가 가능한 세상이에요. 저희는 그 안에서 밀착 코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건강관리 동기부여를 하죠. 코로나19의 도래가 이 시장의 성장을 앞당기긴 했지만 아마 코로나19 시대가 오지 않았어도 온라인 PT 시장은 커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마이다노 코치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사실 저희가 지금 새로운 서비스 리뉴얼을 준비 중이에요. 저희가 본격적으로 다이어트 사업을 시작한 2015년 시장과 지금 2021년 시장은 굉장히 달라요. 앞서 언급했지만 이제는 다이어트 자체로는 이 시장을 오롯이 끌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그 툴을 벗어나 건강 전반을 돌봐야 하죠. 가령, 현대인들 사이에 당뇨나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거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이런 분들에게 단순히 ‘다이어트를 하자’라는 방식이 아니라 충분히 노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몸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케어해주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축하고자 해요. 실제로 요즘은 건강에 대한 니즈들이 굉장히 세분화되고, 다양해요. 저희는 이런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일대일 맞춤 프리미엄 건강케어 시장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코치님들의 경우, 이미 각자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지만 지금은 좀 더 각 코치들의 전문성을 더 세분화시켜서 더 다양한 코칭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수많은 회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요.
“정말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일례로 저희가 마이다노 서비스를 론칭하고 지금까지 계속 5년 넘는 기간 동안 하고 계신 고객님이 계세요. 이분의 경우 지방에 살고 계시는데 육아를 병행하시느라 맞춤형 운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으셨대요. 그런데 마이다노를 통해 좋은 코치님을 만나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정신적 지주를 만났다고 할 정도로 만족해하시더라고요. 그런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기쁘고 보람이 크죠.”

다이어트 및 건강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이런 점은 주의해라’고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일반적인 상품, 서비스와 다르게 다이어트 비즈니스는 현재 매출만으로는 그 성패를 가늠할 수 없어요. 돌이켜보면 5년 전 혹은 10년 전 인기를 끌었던 다이어트 상품이나 서비스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 많지 않아요. 한창 인기를 얻을 당시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사용한 뒤 재구매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단순히 마케팅만으로 요즘 스마트한 고객들을 현혹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건 그 회사의 충성고객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사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어요. 회사에 대한 깊은 신뢰만이 회사를 10년, 20년 뒤에도 이끌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누구나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표님은 ‘습관성형’을 하라고 강조하시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습관성형에는 세 가지 재료가 꼭 필요해요. 첫째는 나에 대한 이해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왜 운동이 하기 싫은지, 어떨 때 스트레스가 쌓이고 피곤한 건지 자기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둘째는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 내게 필요한 약을 복용하는 거죠. 여기서 말하는 약은 ‘작은 성취’를 의미해요.

매일매일 아주 사소한 습관부터 성취감을 느껴보라는 거죠. 가령, 이빨을 닦을 때만이라도 스쿼트를 10개씩은 꼭 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이어트 여정을 함께하는 팀이 필요해요. 물론, 의지가 강하신 분들은 혼자서도 운동이나 식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하고, 칭찬 등 피드백을 받을 때 그 과정을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이미 미국, 일본 아마존과 싱가포르 큐텐 등 글로벌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다노 PB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향후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계획과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해외 시장은 꾸준히 노크하고 있어요. 한국 시장에만 국한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숙명적인 과제라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장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코트라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무역 컨벤션에 참가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홍콩에 집중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해외에서 오는 요청들을 토대로 현지 니즈에 맞게 제품 개발과 패킹 등을 개발해 나갈 생각입니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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