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프리즘
전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누구로 예상치 못했던 격변기를 보냈다. 선진국 정부들과 글로벌 제약사 및 인류의 모든 과학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팬데믹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러나 잡힐 듯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류의 고통의 불씨는 새로운 변종과 경제적 압박, 사회적 피로감 등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우리는 또 2022년을 맞이하고 있다.
본문/
산업·기술, NFT에 주목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2년을 이끌어 갈 신산업으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다. 나아가 메타버스를 받쳐줄 핵심 산업·기술로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 즉 NFT(Non-Fungible Token)를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 쓰이고 있는 가상자산과 NFT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거래 수단이나 화폐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NFT가 메타버스의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경제 생태계가 구축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용자 간 신뢰가 선결돼야 하고 이 신뢰 형성에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NFT는 가상화폐로서 소유권과 거래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하나의 예로서 디센트럴랜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는 ‘랜드’는 대표적인 NFT로 소유권이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더 샌드박스에서도 게임 내 토지인 ‘랜드’가 NFT로 거래되고 있다.
디비전 네트워크 메타버스 플랫폼(디비전 월드) 내에서는 다양한 개발도구를 활용해 사용자가 자체 3차원(3D)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NFT로 발행에 수익화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VR)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사용자는 NFT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
국내 NFT 산업 기술 빠르게 성장 중
우리나라에서 NFT가 본격적을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불과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2021년 초다. 그만큼 NFT는 우리에게 낯설은 기술과 산업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반영하듯이 그 파급력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산업과 사회를 주도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블록체인 마켓 데이터·분석 플랫폼인 댑레이더(DappRader)에 따르면 NFT 세계 시장 거래액 규모는 2020년 9486만 달러에서, 2021년 1분기 12억 달러로, 3분기에는 107억 달러(약 12조 원)로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의 보고서 '메타버스: 웹 3.0 가상클라우드, 이코노미'는 메타버스 콘셉트와 NFT가 결합해 웹 3.0 시대를 열며 향후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넌펀저블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까지 NFT 시장 규모는 4096만 달러였으나 2020년에는 3억3803만 달러에 이르렀다.
NFT가 도대체 뭐길래
NFT는 ‘Non Fungible Token’의 약어로 한글로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번역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디지털 파일 소유주와 거래 기록을 저장하고 이를 디지털 자산화하는 기술로서, 암호화폐마다 고유번호가 매겨져 다른 암호화폐로 대체할 수 없다는 개념이다.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하나의 비트코인과 다른 사람이 소유한 비트코인이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
이와는 다르게 NFT는 각각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대일 교환이 가능하지 않으며, 이를 ‘대체 불가한 토큰’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급격히 퍼지고 있는 것처럼 NFT는 같은 모습을 지녔더라도 특정한 토큰에 특정한 번호가 부여되고 이에 따라 각각의 토큰의 가격이 다른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한번 발행된 NFT는 제3자가 복제하거나 위조할 수가 없고 소유권과 거래내역이 명시되므로 일종의 ‘디지털 파일 소유 증명서’로서 전자화폐 또는 암호화폐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NFT 시작은 어디서부터
NFT의 효시는 2017년 12월 캐나다 게임 스타트업인 대퍼랩스(Dapper Labs)가 개발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다. 이는 유저가 NFT가 부여된 가상의 고양이를 수집해 교배, 육성하며 자신만의 희귀한 고양이를 만드는 게임이다.
희소성과 소유권 보장에 힘입어 이 게임의 디지털 고양이가 11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퍼랩스는 2020년부터 미국프로농구(NBA)와 손잡고 NFT 거래 플랫폼인 ‘NBA 톱샷(NBA Top Sh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한된 수로 NFT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NBA 경기 장면의 NFT를 파는 NBA 톱샷은 현재 35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와 10만 명 이상의 구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매출 3700만 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경매 회사들이 NFT를 도입하고 성공적인 디지털 경매를 성사시키며 아트 경매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3월 세계적 경매소인 크리스티는 NF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미술 작품을 6930만 달러에 성사시켜 화제를 일으켰다. 비플(Beeple, 본명 마이클 윈켈만)이 제작한 <나날들: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days)>이라는 작품이 6935만 달러(약 780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예술품 시장에서 NFT를 이용한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NFT 거래가 가능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처음으로 꺾은 제4국의 기보는 영상으로 편집돼 이더리움 체인상의 NFT로 발행해 경매를 붙였졌고,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 60이더(약 2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수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 NFT화되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1년 12월 4일에는 미디어 아트 기업인 태싯그룹의 <크립토(CRYPTO) 헐헐헐>이라는 작품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NFT에서 0.699비트코인(4205만 원)에 팔렸다. 지난해(2020년) 11월에는 장콸 작가의 디지털 작품 <미라지 캣 3> NFT가 업비트의 NFT 경매에서 3.5098비트코인(2억4500만 원)에 낙찰됐다.
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는 2021년 3월 NFT 기술이 적용된 <워 님프>라는 제목의 디지털 그림 컬렉션 10점을 온라인 경매에 부쳤는데 20분 만에 580만 달러(65억 원)에 낙찰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밖에도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위터 게시물인 ‘just setting up my twt’과 스티브 잡스가 1973년 작성한 이력서 등이 NFT로 발행돼 화제가 됐다.
금융기관-빅테크-게임 등 NFT 산업에 적극 대응
국내 빅테크 기업과 게임 업체 및 금융기관들은 NFT 생태계 조성과 금융 연계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다가오는 NFT 산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는 NFT 발행 서비스를 출시하고 현대카드와 협업을 통해 NFT 기반을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자사 중심의 NFT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2021년 5월 크래프터스페이스(KrafterSpace)를 출시했으며 이용자는 이미지, 동영상 등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파일을 크래프터스페이스에 업로드해 손쉽게 NFT로 발행할 수 있다. 또한 현대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결제 고객에게 카카오 NFT를 제공하며 자사 NF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도 제페토에서의 NFT 발행 및 유관 기업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자사 전자지갑의 NFT 거래 서비스, 개발자용 NFT 프로그램 보급 등 NFT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선 상태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Line)은 자체 전자지갑 ‘라인비트맥스 월렛’에서 NFT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를 출시해 개발자의 NFT 발행을 지원한다.
비디오 게임 기업인 아타리(Atari)는 디센트럴 게임즈 내에 아타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을 구축하고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NFT 토큰을 주고 있다.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개발사인 웨이투빗은 문화 콘텐츠 기업 바른손, 글로벌 게임사 갈라랩을 상대로 NFT 개발과 기술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클 솔루션 기업인 체인링크는 블록체인 콘텐츠 기업인 보라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와 NFT를 일반 서비스에 손쉽게 연동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게임빌, 위메이드, 넥슨 등 국내 대표적인 게임사들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는 등 가상자산과 NFT 시장 생태계에 관심과 투자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7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와의 합작법인인 디커스터디(DiCustody)를 설립하고, NFT 파일 등 가상자산에 대한 수탁(Custody)과 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커스터디는 고객의 NFT 파일 및 전자지갑 보관, 볼트(안전금고) 등의 수탁 사업과 디파이(DeFi) 상품에 대한 투자 운용 서비스를 지원하며 게임, 예술품 등의 NFT와 증권형 토큰공개(Security Token Offering)를 연계하는 등 가상화폐 이외의 ‘디지털 자산 상품화’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2021년 1월 가상자산 수탁 업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대해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으며, KDAC은 NXC, 알파자산운용 등 관련 기업의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데 성공했다.
NFT, 모든 분야서 패러다임 바꾼다
NFT는 영상, 이미지, 소리, 텍스트 등의 디지털 콘텐츠부터 예술품, 수집품, 게임 아이템, 음원, 각종 상품, 가상부동산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라는 확장된 삶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가상경제가 사회, 경제, 산업적 등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상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성, 희귀성, 전문성, 거래성 및 소유권 등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 NFT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그 밖에도 신뢰성, 저작권, 세금 체제, 거래 시스템(거래소), 유동화 금융 서비스, 가치평가 시스템, 제도권 유입 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NFT가 부상한 것은 불과 수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기술적, 산업적 변화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업과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며 시장과 사회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NFT는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또는 가상화폐 등과 함께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인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들의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과 산업이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의 맨 선두에서 고지를 선점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소대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
전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누구로 예상치 못했던 격변기를 보냈다. 선진국 정부들과 글로벌 제약사 및 인류의 모든 과학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팬데믹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러나 잡힐 듯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류의 고통의 불씨는 새로운 변종과 경제적 압박, 사회적 피로감 등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우리는 또 2022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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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 NFT에 주목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22년을 이끌어 갈 신산업으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다. 나아가 메타버스를 받쳐줄 핵심 산업·기술로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 즉 NFT(Non-Fungible Token)를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 쓰이고 있는 가상자산과 NFT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거래 수단이나 화폐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NFT가 메타버스의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경제 생태계가 구축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용자 간 신뢰가 선결돼야 하고 이 신뢰 형성에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NFT는 가상화폐로서 소유권과 거래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하나의 예로서 디센트럴랜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는 ‘랜드’는 대표적인 NFT로 소유권이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더 샌드박스에서도 게임 내 토지인 ‘랜드’가 NFT로 거래되고 있다.
디비전 네트워크 메타버스 플랫폼(디비전 월드) 내에서는 다양한 개발도구를 활용해 사용자가 자체 3차원(3D)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NFT로 발행에 수익화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VR)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 사용자는 NFT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
국내 NFT 산업 기술 빠르게 성장 중
우리나라에서 NFT가 본격적을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불과 1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2021년 초다. 그만큼 NFT는 우리에게 낯설은 기술과 산업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반영하듯이 그 파급력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산업과 사회를 주도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블록체인 마켓 데이터·분석 플랫폼인 댑레이더(DappRader)에 따르면 NFT 세계 시장 거래액 규모는 2020년 9486만 달러에서, 2021년 1분기 12억 달러로, 3분기에는 107억 달러(약 12조 원)로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의 보고서 '메타버스: 웹 3.0 가상클라우드, 이코노미'는 메타버스 콘셉트와 NFT가 결합해 웹 3.0 시대를 열며 향후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넌펀저블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까지 NFT 시장 규모는 4096만 달러였으나 2020년에는 3억3803만 달러에 이르렀다.
NFT가 도대체 뭐길래
NFT는 ‘Non Fungible Token’의 약어로 한글로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번역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디지털 파일 소유주와 거래 기록을 저장하고 이를 디지털 자산화하는 기술로서, 암호화폐마다 고유번호가 매겨져 다른 암호화폐로 대체할 수 없다는 개념이다.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하나의 비트코인과 다른 사람이 소유한 비트코인이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
이와는 다르게 NFT는 각각의 고유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일대일 교환이 가능하지 않으며, 이를 ‘대체 불가한 토큰’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급격히 퍼지고 있는 것처럼 NFT는 같은 모습을 지녔더라도 특정한 토큰에 특정한 번호가 부여되고 이에 따라 각각의 토큰의 가격이 다른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한번 발행된 NFT는 제3자가 복제하거나 위조할 수가 없고 소유권과 거래내역이 명시되므로 일종의 ‘디지털 파일 소유 증명서’로서 전자화폐 또는 암호화폐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NFT 시작은 어디서부터
NFT의 효시는 2017년 12월 캐나다 게임 스타트업인 대퍼랩스(Dapper Labs)가 개발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다. 이는 유저가 NFT가 부여된 가상의 고양이를 수집해 교배, 육성하며 자신만의 희귀한 고양이를 만드는 게임이다.
희소성과 소유권 보장에 힘입어 이 게임의 디지털 고양이가 11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대퍼랩스는 2020년부터 미국프로농구(NBA)와 손잡고 NFT 거래 플랫폼인 ‘NBA 톱샷(NBA Top Sh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한된 수로 NFT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NBA 경기 장면의 NFT를 파는 NBA 톱샷은 현재 35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와 10만 명 이상의 구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매출 3700만 달러에 달한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경매 회사들이 NFT를 도입하고 성공적인 디지털 경매를 성사시키며 아트 경매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3월 세계적 경매소인 크리스티는 NFT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미술 작품을 6930만 달러에 성사시켜 화제를 일으켰다. 비플(Beeple, 본명 마이클 윈켈만)이 제작한 <나날들: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days)>이라는 작품이 6935만 달러(약 780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예술품 시장에서 NFT를 이용한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NFT 거래가 가능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처음으로 꺾은 제4국의 기보는 영상으로 편집돼 이더리움 체인상의 NFT로 발행해 경매를 붙였졌고,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 60이더(약 2억5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수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 역사적 사건이 NFT화되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1년 12월 4일에는 미디어 아트 기업인 태싯그룹의 <크립토(CRYPTO) 헐헐헐>이라는 작품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NFT에서 0.699비트코인(4205만 원)에 팔렸다. 지난해(2020년) 11월에는 장콸 작가의 디지털 작품 <미라지 캣 3> NFT가 업비트의 NFT 경매에서 3.5098비트코인(2억4500만 원)에 낙찰됐다.
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는 2021년 3월 NFT 기술이 적용된 <워 님프>라는 제목의 디지털 그림 컬렉션 10점을 온라인 경매에 부쳤는데 20분 만에 580만 달러(65억 원)에 낙찰되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밖에도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위터 게시물인 ‘just setting up my twt’과 스티브 잡스가 1973년 작성한 이력서 등이 NFT로 발행돼 화제가 됐다.
금융기관-빅테크-게임 등 NFT 산업에 적극 대응
국내 빅테크 기업과 게임 업체 및 금융기관들은 NFT 생태계 조성과 금융 연계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다가오는 NFT 산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는 NFT 발행 서비스를 출시하고 현대카드와 협업을 통해 NFT 기반을 넓히는 등 적극적으로 자사 중심의 NFT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2021년 5월 크래프터스페이스(KrafterSpace)를 출시했으며 이용자는 이미지, 동영상 등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파일을 크래프터스페이스에 업로드해 손쉽게 NFT로 발행할 수 있다. 또한 현대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결제 고객에게 카카오 NFT를 제공하며 자사 NFT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도 제페토에서의 NFT 발행 및 유관 기업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자사 전자지갑의 NFT 거래 서비스, 개발자용 NFT 프로그램 보급 등 NFT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선 상태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Line)은 자체 전자지갑 ‘라인비트맥스 월렛’에서 NFT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를 출시해 개발자의 NFT 발행을 지원한다.
비디오 게임 기업인 아타리(Atari)는 디센트럴 게임즈 내에 아타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을 구축하고 사용자에게 보상으로 NFT 토큰을 주고 있다.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개발사인 웨이투빗은 문화 콘텐츠 기업 바른손, 글로벌 게임사 갈라랩을 상대로 NFT 개발과 기술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오라클 솔루션 기업인 체인링크는 블록체인 콘텐츠 기업인 보라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데이터와 NFT를 일반 서비스에 손쉽게 연동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게임빌, 위메이드, 넥슨 등 국내 대표적인 게임사들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는 등 가상자산과 NFT 시장 생태계에 관심과 투자를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1년 7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와의 합작법인인 디커스터디(DiCustody)를 설립하고, NFT 파일 등 가상자산에 대한 수탁(Custody)과 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커스터디는 고객의 NFT 파일 및 전자지갑 보관, 볼트(안전금고) 등의 수탁 사업과 디파이(DeFi) 상품에 대한 투자 운용 서비스를 지원하며 게임, 예술품 등의 NFT와 증권형 토큰공개(Security Token Offering)를 연계하는 등 가상화폐 이외의 ‘디지털 자산 상품화’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2021년 1월 가상자산 수탁 업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대해 전략적 지분 투자를 했으며, KDAC은 NXC, 알파자산운용 등 관련 기업의 가상자산을 수탁하는 데 성공했다.
NFT, 모든 분야서 패러다임 바꾼다
NFT는 영상, 이미지, 소리, 텍스트 등의 디지털 콘텐츠부터 예술품, 수집품, 게임 아이템, 음원, 각종 상품, 가상부동산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라는 확장된 삶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가상경제가 사회, 경제, 산업적 등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상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성, 희귀성, 전문성, 거래성 및 소유권 등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 NFT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그 밖에도 신뢰성, 저작권, 세금 체제, 거래 시스템(거래소), 유동화 금융 서비스, 가치평가 시스템, 제도권 유입 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NFT가 부상한 것은 불과 수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기술적, 산업적 변화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업과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며 시장과 사회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NFT는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또는 가상화폐 등과 함께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인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들의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과 산업이 새로운 세계 경제질서의 맨 선두에서 고지를 선점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소대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