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친환경 에너지 투자의 관전 포인트는 성숙기에 접어든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과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시장 안착에 맞춰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3년 차를 맞는 2022년에는 어떤 종목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임인년(壬寅年) 새해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따른 기업 생태계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친환경 투자의 중요성과 관심이 커지면서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탄소중립을 고려한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상황상 글로벌 저탄소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한국도 ‘2050 탄소중립’ 전략에 따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되는 분위기다.
2차전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통한 대형 전기차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고, 제품 차별화에 집중하게 될 전망이다. 차세대 소재를 적용한 차세대 전지의 양산이 본격화되고, 고성능 전기차 및 전기차 신모델에서 한국산 소재의 채택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2차전지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고성능 전기차를 선호하는 미국과 유럽 상위 전기차 업체의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차(EV)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2차전지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른바 K-배터리 3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는 기업의 실적 호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 K-배터리 3곳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8.5%가 급증한 2조689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 소재 4사(SK아이이테크놀로지,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의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8134억 원으로 추정돼 전년 대비 76.2%가 증가할 전망이다. 2차전지 소재 업종의 향후 3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성장률은 72.5%로 예상됐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K-배터리 산업의 외형은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정체 국면이었지만 2017년부터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EV 배터리 성장이 가속화됐다”며 “2020년에 21조1000억 원까지 증가했고, 2023년에는 48조7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수소, 풍력 순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태양광은 중국 신장지역 인권 이슈와 중국 전력난 여파로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뛰었다. 수소는 소규모 업체가 많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와중에 연간 50%대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함형도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책임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는 물류대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톱라인 성장 저조에 따른 이익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을 가장 좋게 보고 수소, 풍력 순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에는 글로벌 탄소 배출 규제에 부합한 친환경 에너지 섹터 종목들의 주가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은 증권사들이 꼽은 2022년 친환경 에너지 종목들이다.
목표 주가 38만 원
천보는 2007년 10월 8일에 설립돼 전자소재, 2차전지 전해질 등의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차세대 전해질의 구성 요소인 리튬염 수요가 견조한가운데 2차전지 업체들은 천보의 주력 제품인 원재료(리튬염, 용매, 첨가제)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장기 공급 계약에 나서고 있다.
천보의 제품은 전해액, 2차전지, 전기차 업체 모두 성능 개선을 위한 필수 소재로 인식된다. 리튬염의 대규모 증설 물량은 장기 공급 계획과 잠재 수요를 바탕으로 가동되는 만큼 이익 증가 가시성이 높을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천보의 2021년 영업이익은 458억 원으로 2022년 757억 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1년 12월 20일 종가 기준 천보의 주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6개월 전보다 73.66%, 전년 동기 대비 74.23%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천보의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목표 주가는 38만 원을 제시했다.
목표 주가 25만 원
SKC는 소재 전문 기업으로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 분야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차전지 음극재 전체에 사용되는 동박 등을 생산하는 모빌리티 소재 사업, 반도체 공정 소재를 생산하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진행한다. 2020년 하반기 동박 증설이 완료되면서 실질적인 물량 증가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2021년 기업 가치는 신규 사업 가치가 어느 정도 반영되느냐에 따라 상승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과 실리콘 음극재 사업의 신규 사업 가치는 2025년 실적 추정을 통해 추산한 사업 가치만 시가총액의 33% 수준에 달한다.
SKC의 주가는 12월 20일 종가 기준 17만2500원으로 6개월, 1년 전 수익률보다 각각 18.56%, 87.91%가 올랐다. 삼성증권은 SKC의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목표 주가는 2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 주가 50달러(USD)
플러그파워는 연료전지, 수전해 장치, 그린수소 생산까지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실제 르노자동차, 악시오나, 에어버스, SK와 함께 전 세계 다양한 수소 유관 사업에 대한 제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 본토 외에 아시아·유럽 시장에서도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2년 실적 가이던스는 8억2500만~8억5000만 달러에서 9억~9억2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0%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플러그파워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를, 목표 주가는 50달러를 제시했다.
목표 주가 125위안(CNY)
융기실리콘자재는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고, 수직 계열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겸비한 전 세계 1위 태양광 종합 업체다. 풍부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공장 증설이나 기술 개발 등의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기존 전지 대비 발전 효율을 높인 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ontact) 기술을 앞세워 태양광 선두 업체로 등극한 만큼 향후에도 차세대 전지 기술로 선두 지위를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증설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고, 원재료 가격은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 융기실리콘 자재는 강력한 재무적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생산능력(CAPA)확대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이를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융기실리콘 자재에 대해 투자 의견 ‘매수’, 목표 주가는 125위안을 제시했다.
엔페이즈에너지는 마이크로 인버터 업체다. 최근 주택용 태양광 시장 성장과 함께 주택용 인버터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수혜주로 주목을 받았다. 엔페이즈에너지는 2020년 3분기부터 배터리 판매를 본격화했고,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1%가 급증했다.
미국을 거점으로 해외시장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태양광 업종에 대해선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이엠코리아는 수전해 수소제조장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100% 자회사인 이엠솔루션을 통해 음식물처리플랜트, BWTS, 수소발생장치 및 수소충전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엠코리아는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 톱티어(top-tier), 평창 올림픽 수소충전소 및 전국 지자체 수소충전소 구축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알칼리형 수전해 수소제조장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새만금 에너지테마파크, 해군 기지 등에 수전해 수소제조장치를 구축했다. 글로벌 기업 대비 대용량 수전해 효율성은 아직 부족하지만, 소규모 수전해 효율성은 글로벌 수준(약 75%)에 도달하고 있다. 수전해 설비를 활용한 원사이트(on-site) 형태의 수소충전소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글 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