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년 만에 피지컬 형태로 돌아온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2>에서 세계적인 시계 명가들은 팬데믹 이후 멈춘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예술적 미학과 기술적 혁신을 한데 어우르는 신제품을 마구 쏟아냈다. 이에 한경 머니는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2>를 포함해 2022년을 빛낼 28개 브랜드별 대표 모델을 소개한다.
◆ MONTBLANC 끝없는 도전과 탐험 정신
1858 Geosphere Chronograph 0 Oxygen LE290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무브먼트를 감싼 케이스 내부에 산소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로 조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산소 밀폐를 구현한 이유는 가혹한 환경에서의 작동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무브먼트 내 산소가 없으면 고도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온도차로 인해 발생하는 김서림을 없앨 수 있고 부품의 산화 작용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구성품이 더욱 오래 유지되고 시간이 흘러도 높은 정밀도를 제공한다. 산에서의 다양한 경과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MB 29.27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지름 44mm의 케이스는 티타늄 소재로 무게를 최소화했고 방수는 100m까지 지원해 실용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크 블루와 블랙이 어우러진 글래시얼(빙하) 블루 다이얼! 수천 년 동안 얼어붙은 빙하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그라테 부아제(gratté boisé)라는 전통 수공예 기법을 도입했다(현 세대의 다이얼 메이커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거의 잊혀진 오래된 기법이다). 몽블랑의 새로운 마크 메이커로 합류한 영국의 세계적인 산악인 님스다이 푸르자가 실제로 이 시계를 착용하고 보조 산소 탱크 없이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케이스백에는 에베레스트산을 새겨 넣었고, 290점 한정 출시한다.
1858 Iced Sea Automatic Date
1858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스포츠 다이버 워치를 선보였다.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는 몽블랑 산의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300m 방수와 스크루 방식의 크라운, 단방향 회전 베젤 등 까다로운 ISO 6425 인증을 받았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실제 빙하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다이얼이다. 다이얼 메이커들은 그라테 부아제라는 전통 기법을 통해 불규칙한 얼음층의 심도와 광채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브레이슬릿 또는 러버스트랩(별도 구매)으로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교체할 수 있고 손목에 맞게 미세 조정이 가능한데, 이는 잠수복 위 손목에 딱 맞게 착용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지름 41mm의 스틸 케이스에 블루, 그린, 블랙 다이얼 버전으로 구성되며 케이스백은 스쿠버 다이버가 3D 양각으로 인그레이빙돼 다이버 워치에 의미를 더했다.
◆ OMEGA 섬세한 매력을 드러내는 정확한 타임피스
Constellation Quartz 28 mm
2022년 오메가는 우아한 컨스텔레이션 컬렉션에 4가지 파스텔 컬러 다이얼을 새롭게 추가했다. 케이스 지름 28mm의 이 여성 시계는 매혹적인 블러쉬 로즈, 신비로운 패출리 블로썸, 차분한 셀레스티얼 블루, 고급스러운 그린 말차 다이얼로 구성된다. 동일한 파스텔 컬러의 로마 숫자를 새겨 넣어 베젤에도 컬러감을 더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스틸 소재로, 시곗바늘과 인덱스, 아플리케 디테일은 화이트 골드 소재를 사용했다. 정확성을 자랑하는 쿼츠 무브먼트인 오메가 칼리버 4061로 구동되며, 케이스백에서는 컨스텔레이션 천문대 메달리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폴리싱 처리된 상징적인 별 8개가 수 놓인 하늘과 천문대는 1930년대 및 40년대에 걸쳐 놀라운 정확성을 기록을 달성한 오메가에 수여된 수많은 상을 상징한다.
◆ ORIS 항공 시계의 풍부한 유산을 품다
Big Crown ProPilot X Calibre 400
오리스는 항공 시계에 관한 풍부한 유산과 기계공학의 즐거움을 품은 프로파일럿 X 칼리버 400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리스가 자랑하는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400을 탑재한 모델로 5일의 긴 파워리저브 기능과 더불어 10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파일럿 워치인 만큼 시인성이 뛰어난 다이얼이 특징이며, 지름 39mm의 티타늄 케이스를 채택해 손목에 가볍게 감긴다. 다이얼은 그레이, 블루, 인디언 핑크 등 3가지로 선보이는데 샌드블라스트 가공 처리로 금속의 결을 살린 케이스, 항공기 엔진의 터빈 블레이드를 연상시키는 나선형 베젤과 이상하리만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오리스의 새 아이콘이 탄생했다!
◆ PANERAI 바다를 향한 혁신적 탐구
Submersible QuarantaQuattro
파네라이의 다이버 워치 컬렉션 섭머저블에 케이스 지름 44mm의 라인업이 등장했다. 참고로 제품 이름에 붙은 이탈리아어 쿼란타콰트로는 숫자 44를 뜻하며, 기존 42·47mm 사이의 중간 크기 제품을 원하는 이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파워리저브를 갖춘 파네라이의 대표적 오토매틱 칼리버 P.900을 탑재해 안정적으로 시간을 알리는 한편, 정통 다이버 워치답게 300m 방수, 크라운 가드, 단방향 회전 베젤, 슈퍼 루미노바를 채운 인덱스와 시곗바늘 등의 특징을 갖췄다. 가독성을 극대화한 날짜창은 앞으로 출시할 모든 섭머저블 컬렉션에 계속 적용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30%의 재활용 소재를 더해 만든 스트랩도 눈에 띈다.
Submersible QuarantaQuattro eSteel™
제품명에 붙은 e스틸™은 이미 사용된 적이 있는 스틸을 재활용한 파네라이만의 독자적 소재로 물리적 구조, 내부식성 등 그 특성이 일반 스틸과 같다. 환경 문제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파네라이가 이를 시계의 소재로 채택한 건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이들의 개척정신을 드러내는 영민한 방식이다. 지속가능성을 향한 이들의 실천은 케이스 소재에 그치지 않는다. PET를 재활용해 완성한 패브릭 스트랩 역시 마찬가지. 그 결과 시계 총 중량 137g 중 72g, 다시 말해 시계를 구성하는 소재 중 52%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된 셈. 블루, 그린, 그레이 다이얼 버전으로 출시하며, 다이얼 컬러에 맞춰 베젤과 스트랩까지 톤을 맞췄다. 시계 성능은 앞서 소개한 섭머저블 쿼란타콰트로와 같다.
Submersible QuarantaQuattro Luna Rossa
파네라이가 제37회 아메리카스 컵에 출전하는 루나 로사 프라다 피렐리 팀의 공식 스폰서로 나서며 출시하는 스페셜 에디션. 선 브러시드 블루 다이얼이 심해를 연상시키며, 초침과 스트랩에 포인트로 사용한 레드 컬러가 스포티 무드를 더한다. 섭머저블 컬렉션에 속하는 모델인 만큼 30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 PATEK PHILIPPE 젊은 세대에게 다가서다
Complications Annual Calendar Travel Time Ref.5326g-001
2곳의 시간을 동시에 알려주는 듀얼 타임 기능과 1년에 단 한 번 날짜 수정만 필요한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함께 얹은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가 우아한 칼라트라바 케이스에 담겼다. 각각 실용적인 기능이지만, 이를 하나의 시계에 담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기능을 갖췄음에도 다이얼 구성이 심플하고 읽기 쉽다는 건 파텍필립의 공력을 말해준다. 409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칼리버 31-260 PS QA LU FUS 24H가 이 시계의 심장이며 지름 41mm, 두께 11.07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담겨 있다. 질감이 느껴지는 차콜 그레이 다이얼과 볼드한 아라비아숫자 인덱스가 만들어내는 레트로 무드에도 주목할 것.
Grand Complications Chronograph Perpetual Calendar Ref.5270P-014
파텍필립을 대표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Ref.5270 라인업에 그린 컬러가 등장했다. 다이얼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그러데이션 효과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시계 이름처럼 크로노그래프와 퍼페추얼 캘린더를 한데 엮었고, 수동 방식의 아름다운 무브먼트 CH 29-535 PS Q를 케이스백을 통해 과감하게 드러냈다. 케이스 소재는 진귀한 플래티넘이며 지름은 41mm.
◆ PIAGET 디자인과 기술의 완벽한 융화
Altiplano Ultimate Concept
2018년 처음 공개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콘셉트(AUC)는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통합해 케이스 두께를 2mm로 획기적으로 줄인 시계다. 손목 위로 드러나는 부품의 건축적 요소는 마이크로 메커니컬 엔지니어링의 바로미터다. 2년 후인 2020년, 피아제는 이 시계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고, 시계 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피아제는 올해 이처럼 울트라-씬의 기념비적 모델로 자리 잡은 AUC의 베리에이션 모델로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로서 명성을 잇는다. 새 시계의 다이얼에는 피아제의 매뉴팩처가 자리한 라코토페를 기리기 위해 슈퍼 루미노바 별 무리, 매뉴팩처의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새겨 넣었다. 새틴 브러싱 가공 처리한 코발트 합금으로 만든 케이스 지름은 41mm.
Limelight Gala
젬 스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하이 주얼러로서의 장기를 보여주는 컬렉션으로 장인들의 노하우를 집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첫 번째 모델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98개, 총 7.81캐럿)와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87개, 총 6.57캐럿),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71개, 총 0.63캐럿)로 빼곡하게 세팅하고, 오벌형 다이얼에는 190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0.72캐럿)를 세팅해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라임라이트 갈라 하이 주얼리 버전이다. 다른 하나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컬러가 조금씩 다른 차보라이트를 베젤과 러그에 세팅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라임라이트 갈라 차보라이트 모델로 싱그러운 그린 톤을 띤 말라카이트 다이얼과 함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팰리스 데코라 불리는 브레이슬릿 위 섬세한 인그레이빙 장식은 골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피아제의 장기 중 하나다.
◆ RICHARD MILLE 핑크로 물든 기함
RM 38-02 Tourbillon Bubba Watson Pink Watch
리차드 밀이 오랜 친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골프 선수 부바 왓슨을 위해 발표한 세 번째 워치다. 기존 부바 왓슨 라인업인 RM038과 RM38-01의 강한 내구성과 경량성의 장점을 이어가면서 선수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를 적용해 발랄함과 스포티함을 한층 높인 모델이기도 하다. 이 시계의 케이스는 핑크와 화이트를 접목한 쿼츠 TPT®, 케이스 측면(미들 케이스)은 카본 TPT®와 핑크 쿼츠 TPT®를 조합해 시각적으로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참고로 부바 왓슨은 리차드 밀이 자신을 위해 만든 시계를 손목에 얹고 실제 경기에 나서는데, 기계식 시계, 특히 투르비용과 같이 섬세한 기능을 장착한 시계는 충격에 취약하다. 그럼에도 필드 위에서 이 시계를 볼 수 있다는 건 RM 38 시리즈가 정말 튼튼하다는 이야기다. 리차드 밀 시계가 특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 이현상 시계 칼럼니스트 | 사진 각 사 제공
◆ MONTBLANC 끝없는 도전과 탐험 정신
1858 Geosphere Chronograph 0 Oxygen LE290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무브먼트를 감싼 케이스 내부에 산소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로 조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산소 밀폐를 구현한 이유는 가혹한 환경에서의 작동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무브먼트 내 산소가 없으면 고도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는 온도차로 인해 발생하는 김서림을 없앨 수 있고 부품의 산화 작용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구성품이 더욱 오래 유지되고 시간이 흘러도 높은 정밀도를 제공한다. 산에서의 다양한 경과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MB 29.27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지름 44mm의 케이스는 티타늄 소재로 무게를 최소화했고 방수는 100m까지 지원해 실용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크 블루와 블랙이 어우러진 글래시얼(빙하) 블루 다이얼! 수천 년 동안 얼어붙은 빙하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그라테 부아제(gratté boisé)라는 전통 수공예 기법을 도입했다(현 세대의 다이얼 메이커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거의 잊혀진 오래된 기법이다). 몽블랑의 새로운 마크 메이커로 합류한 영국의 세계적인 산악인 님스다이 푸르자가 실제로 이 시계를 착용하고 보조 산소 탱크 없이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할 계획이다. 케이스백에는 에베레스트산을 새겨 넣었고, 290점 한정 출시한다.
1858 Iced Sea Automatic Date
1858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스포츠 다이버 워치를 선보였다.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는 몽블랑 산의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300m 방수와 스크루 방식의 크라운, 단방향 회전 베젤 등 까다로운 ISO 6425 인증을 받았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실제 빙하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인상을 주는 다이얼이다. 다이얼 메이커들은 그라테 부아제라는 전통 기법을 통해 불규칙한 얼음층의 심도와 광채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브레이슬릿 또는 러버스트랩(별도 구매)으로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교체할 수 있고 손목에 맞게 미세 조정이 가능한데, 이는 잠수복 위 손목에 딱 맞게 착용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지름 41mm의 스틸 케이스에 블루, 그린, 블랙 다이얼 버전으로 구성되며 케이스백은 스쿠버 다이버가 3D 양각으로 인그레이빙돼 다이버 워치에 의미를 더했다.
◆ OMEGA 섬세한 매력을 드러내는 정확한 타임피스
Constellation Quartz 28 mm
2022년 오메가는 우아한 컨스텔레이션 컬렉션에 4가지 파스텔 컬러 다이얼을 새롭게 추가했다. 케이스 지름 28mm의 이 여성 시계는 매혹적인 블러쉬 로즈, 신비로운 패출리 블로썸, 차분한 셀레스티얼 블루, 고급스러운 그린 말차 다이얼로 구성된다. 동일한 파스텔 컬러의 로마 숫자를 새겨 넣어 베젤에도 컬러감을 더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스틸 소재로, 시곗바늘과 인덱스, 아플리케 디테일은 화이트 골드 소재를 사용했다. 정확성을 자랑하는 쿼츠 무브먼트인 오메가 칼리버 4061로 구동되며, 케이스백에서는 컨스텔레이션 천문대 메달리언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폴리싱 처리된 상징적인 별 8개가 수 놓인 하늘과 천문대는 1930년대 및 40년대에 걸쳐 놀라운 정확성을 기록을 달성한 오메가에 수여된 수많은 상을 상징한다.
◆ ORIS 항공 시계의 풍부한 유산을 품다
Big Crown ProPilot X Calibre 400
오리스는 항공 시계에 관한 풍부한 유산과 기계공학의 즐거움을 품은 프로파일럿 X 칼리버 400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리스가 자랑하는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400을 탑재한 모델로 5일의 긴 파워리저브 기능과 더불어 10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한다. 파일럿 워치인 만큼 시인성이 뛰어난 다이얼이 특징이며, 지름 39mm의 티타늄 케이스를 채택해 손목에 가볍게 감긴다. 다이얼은 그레이, 블루, 인디언 핑크 등 3가지로 선보이는데 샌드블라스트 가공 처리로 금속의 결을 살린 케이스, 항공기 엔진의 터빈 블레이드를 연상시키는 나선형 베젤과 이상하리만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오리스의 새 아이콘이 탄생했다!
◆ PANERAI 바다를 향한 혁신적 탐구
Submersible QuarantaQuattro
파네라이의 다이버 워치 컬렉션 섭머저블에 케이스 지름 44mm의 라인업이 등장했다. 참고로 제품 이름에 붙은 이탈리아어 쿼란타콰트로는 숫자 44를 뜻하며, 기존 42·47mm 사이의 중간 크기 제품을 원하는 이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파워리저브를 갖춘 파네라이의 대표적 오토매틱 칼리버 P.900을 탑재해 안정적으로 시간을 알리는 한편, 정통 다이버 워치답게 300m 방수, 크라운 가드, 단방향 회전 베젤, 슈퍼 루미노바를 채운 인덱스와 시곗바늘 등의 특징을 갖췄다. 가독성을 극대화한 날짜창은 앞으로 출시할 모든 섭머저블 컬렉션에 계속 적용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30%의 재활용 소재를 더해 만든 스트랩도 눈에 띈다.
Submersible QuarantaQuattro eSteel™
제품명에 붙은 e스틸™은 이미 사용된 적이 있는 스틸을 재활용한 파네라이만의 독자적 소재로 물리적 구조, 내부식성 등 그 특성이 일반 스틸과 같다. 환경 문제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파네라이가 이를 시계의 소재로 채택한 건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동시에 이들의 개척정신을 드러내는 영민한 방식이다. 지속가능성을 향한 이들의 실천은 케이스 소재에 그치지 않는다. PET를 재활용해 완성한 패브릭 스트랩 역시 마찬가지. 그 결과 시계 총 중량 137g 중 72g, 다시 말해 시계를 구성하는 소재 중 52%가 다시 생명을 얻게 된 셈. 블루, 그린, 그레이 다이얼 버전으로 출시하며, 다이얼 컬러에 맞춰 베젤과 스트랩까지 톤을 맞췄다. 시계 성능은 앞서 소개한 섭머저블 쿼란타콰트로와 같다.
Submersible QuarantaQuattro Luna Rossa
파네라이가 제37회 아메리카스 컵에 출전하는 루나 로사 프라다 피렐리 팀의 공식 스폰서로 나서며 출시하는 스페셜 에디션. 선 브러시드 블루 다이얼이 심해를 연상시키며, 초침과 스트랩에 포인트로 사용한 레드 컬러가 스포티 무드를 더한다. 섭머저블 컬렉션에 속하는 모델인 만큼 30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 PATEK PHILIPPE 젊은 세대에게 다가서다
Complications Annual Calendar Travel Time Ref.5326g-001
2곳의 시간을 동시에 알려주는 듀얼 타임 기능과 1년에 단 한 번 날짜 수정만 필요한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함께 얹은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가 우아한 칼라트라바 케이스에 담겼다. 각각 실용적인 기능이지만, 이를 하나의 시계에 담아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기능을 갖췄음에도 다이얼 구성이 심플하고 읽기 쉽다는 건 파텍필립의 공력을 말해준다. 409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칼리버 31-260 PS QA LU FUS 24H가 이 시계의 심장이며 지름 41mm, 두께 11.07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담겨 있다. 질감이 느껴지는 차콜 그레이 다이얼과 볼드한 아라비아숫자 인덱스가 만들어내는 레트로 무드에도 주목할 것.
Grand Complications Chronograph Perpetual Calendar Ref.5270P-014
파텍필립을 대표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Ref.5270 라인업에 그린 컬러가 등장했다. 다이얼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그러데이션 효과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시계 이름처럼 크로노그래프와 퍼페추얼 캘린더를 한데 엮었고, 수동 방식의 아름다운 무브먼트 CH 29-535 PS Q를 케이스백을 통해 과감하게 드러냈다. 케이스 소재는 진귀한 플래티넘이며 지름은 41mm.
◆ PIAGET 디자인과 기술의 완벽한 융화
Altiplano Ultimate Concept
2018년 처음 공개한 알티플라노 울티메이트 콘셉트(AUC)는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통합해 케이스 두께를 2mm로 획기적으로 줄인 시계다. 손목 위로 드러나는 부품의 건축적 요소는 마이크로 메커니컬 엔지니어링의 바로미터다. 2년 후인 2020년, 피아제는 이 시계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고, 시계 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피아제는 올해 이처럼 울트라-씬의 기념비적 모델로 자리 잡은 AUC의 베리에이션 모델로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로서 명성을 잇는다. 새 시계의 다이얼에는 피아제의 매뉴팩처가 자리한 라코토페를 기리기 위해 슈퍼 루미노바 별 무리, 매뉴팩처의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새겨 넣었다. 새틴 브러싱 가공 처리한 코발트 합금으로 만든 케이스 지름은 41mm.
Limelight Gala
젬 스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하이 주얼러로서의 장기를 보여주는 컬렉션으로 장인들의 노하우를 집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첫 번째 모델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98개, 총 7.81캐럿)와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87개, 총 6.57캐럿),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71개, 총 0.63캐럿)로 빼곡하게 세팅하고, 오벌형 다이얼에는 190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0.72캐럿)를 세팅해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라임라이트 갈라 하이 주얼리 버전이다. 다른 하나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컬러가 조금씩 다른 차보라이트를 베젤과 러그에 세팅해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라임라이트 갈라 차보라이트 모델로 싱그러운 그린 톤을 띤 말라카이트 다이얼과 함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팰리스 데코라 불리는 브레이슬릿 위 섬세한 인그레이빙 장식은 골드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피아제의 장기 중 하나다.
◆ RICHARD MILLE 핑크로 물든 기함
RM 38-02 Tourbillon Bubba Watson Pink Watch
리차드 밀이 오랜 친구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골프 선수 부바 왓슨을 위해 발표한 세 번째 워치다. 기존 부바 왓슨 라인업인 RM038과 RM38-01의 강한 내구성과 경량성의 장점을 이어가면서 선수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를 적용해 발랄함과 스포티함을 한층 높인 모델이기도 하다. 이 시계의 케이스는 핑크와 화이트를 접목한 쿼츠 TPT®, 케이스 측면(미들 케이스)은 카본 TPT®와 핑크 쿼츠 TPT®를 조합해 시각적으로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참고로 부바 왓슨은 리차드 밀이 자신을 위해 만든 시계를 손목에 얹고 실제 경기에 나서는데, 기계식 시계, 특히 투르비용과 같이 섬세한 기능을 장착한 시계는 충격에 취약하다. 그럼에도 필드 위에서 이 시계를 볼 수 있다는 건 RM 38 시리즈가 정말 튼튼하다는 이야기다. 리차드 밀 시계가 특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 이현상 시계 칼럼니스트 |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