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바캉스, 섬 속 해수욕장 7선

'섬과 바다'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하다. 여행이 좀 더 자유로워진 2022년 여름, 가족과 함께 평생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섬 속의 해수욕장 7곳을 골라봤다.


대청도 ‘지두리해수욕장’
백사장 넓고 수심 낮은 해변 즐비...홍어·간재미 등 별미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는 넓고 고운 백사장을 갖춘 해변이 즐비하다. 나이테바위로 유명한 농여해변, 썰물이 되면 긴 풀등이 생겨나는 미아해변, 토종 적송 숲이 아름다운 모래울해변 등 어느 하나 빠뜨리면 섭섭한 명소들이다. 하지만 대청도 최고의 여름 피서지는 ‘지두리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이 넓고 완만하며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 물놀이에 적합하다.

해변에서 백령도를 직접 조망할 수 있는 등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하지만, 성수기에도 비교적 한산해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해변 동쪽에 있는 암릉지대는 지층이 압력을 받아 구부러진 후 위아래가 뒤바뀐 형태로 그 모습이 매우 특이하다.

대청도는 12.75㎢ 넓이에 7개의 마을이 있는 섬이다. 현지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통해 전용 관광버스로 편안하게 돌아보거나 공영버스를 타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청도는 대표적 홍어 산지로 국내 물량의 절반은 이곳 바다에서 잡힌다.

이곳 주민들 또한 흑산도와 마찬가지로 삭히지 않은 홍어를 먹는다. 팔랭이라 불리는 간재미 무침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선진항 포구의 식당가에서 대청도의 별미를 쉽게 즐길 수 있다.


▶여객선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 대청도선진항(하루 2회 운항, 소요시간 3시간 40분)


대난지도 ‘난지도해수욕장’
섬에서 즐기는 캠핑...색다른 추억 만들어
충남 당진시 대난지도는 섬에 관한 정보나 관심이 부족하던 시절에도 휴가철이면 피서객으로 북적이던 전통의 휴양지다. 당진 도비도항에서 불과 20분 거리라는 위치상 이점도 있지만, 여느 유명 해변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길이 700m, 폭 50m의 매끈한 해수욕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3km 떨어져 있다. 섬이 크질 않으니 차를 가지고 입도한다고 해도 그 거리를 오갈 때만 좀 더 편안할 따름이다. 반대로 단출하게 준비하고 도보로 이동한다면 훨씬 많이 보고 느끼게 된다. 묵묵히 생업에 열중하는 주민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고풍스러운 마을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해수욕장 입구에는 당진항만관리공사가 운영하는 난지도국민여가캠핑장이 있어 잠자리와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하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난지해수욕장은 낙조가 일품이다. 오가는 선박들과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던지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황홀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해수욕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전망대는 상시 개방돼 있다.

이곳에 오르면 길게 뻗은 난지도해수욕장의 오롯한 모습을 시야 가득 담을 수 있다. 그리고 풍도, 사승봉도, 선갑도 등 우리가 잘 아는 중부 서해의 섬들 또한 시원하게 조망된다.

▶여객선
당진 도비도항 → 대난지도항(평일 하루 3회, 하절기 주말 및 공휴일 하루 5회 운항, 소요시간 30분)


호도 ‘호도해수욕장’
이국적인 풍경 좋은 섬...맛과 멋이 넘쳐
충남 보령시 호도는 대천항에서 출항하는 유일한 쾌속선 웨스트프론티어호가 가장 먼저 기항하는 섬이다. 해안선 길이가 7km에 불과한 작은 섬에 ‘이국적’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해수욕장이 있다. 섬 이름 그대로 호도해수욕장, 규사 질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은 유난히 희고 밝으며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넓고 크다.

잔잔하고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위를 오가는 파도는 멀찌감치 부서져서 나직하게 밀려온다. 마치 남국의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까닭이다. 섬이 작으니 숙소에서 몇 걸음만 발을 옮기면 해수욕장으로 들어서게 된다.

2019년 행정안전부의 ‘여름휴가로 가기 좋은 33개 섬’에서 풍경 좋은 섬으로 선정됐을 만큼 호도는 편하게 놀고, 먹고, 쉬다 오기에 딱 좋은 섬이다. 일단 섬이 작으니 걸어 다니는 데 부담이 없다. 민박집이 많고 대부분 시설이 현대식이라 불편함이 없다.

물 빠진 갯벌을 뒤져보면 개불, 골뱅이, 소라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것조차 귀찮으면 민박집에 식사를 주문해 먹으면 된다. 호도섬 상차림엔 솜씨가 있다. 게다가 돈만 내면 생선회, 해삼, 낙지 등 원하는 무엇이든 밥상의 주인공이 된다. 분주하게 여정을 채우지 않아도 마냥 즐거운 섬이 있다. 호도는 그런 섬이다.

▶여객선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호도항(하루 2회 운항, 소요시간 55분)


위도 ‘위도해수욕장’
육지에서 불과 50분 거리...숙박시설도 넉넉
전북 부안군 위도의 상징은 고슴도치다. 섬의 모습이 고슴도치를 닮았기 때문이다. 위도를 여행해본 사람들은 해수욕장, 산, 문화, 역사, 먹거리, 섬 내 교통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섬이 육지에서 불과 50분 거리라는 것에 감탄한다. 위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 덕적도와 많이 닮았지만 크기는 반, 육지와의 거리도 반만큼 짧다.

위도해수욕장은 육지 사람들에게 위도를 알려온 대표적 관광 스폿이다. 주차장과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지고 가족 단위로 이용하기에 적합해 정부에서 권장하는 해수욕장 25곳 중 하나로 선정된 바가 있다. 해수욕장은 군더더기 없는 경치를 지녔다. 해변은 오붓하게 만입돼 있으며 1km에 달하는 백사장의 모래 질이 곱고 깨끗해 물놀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가 없다.

전북의 대표적인 휴양 섬인 만큼 숙박 시설도 넉넉하다. 섬 내에는 펜션 30곳, 민박 50여 곳이 있다. 펜션은 주로 전망 좋은 바닷가 근처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일부는 규모도 크고 고급스러운 시설을 자랑한다. 한편, 민박은 선착장, 진리. 대리, 치도리 등의 마을에 집중돼 있다. 시설의 세련됨은 없지만, 섬 특유의 정감 어린 분위기와 주민들의 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객선
격포여객선터미널 → 위도파장금항(하루 6회 운항, 소요시간 50분)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국내 가장 큰 해수욕장...'블루 플래그 국제해변' 선정
전남 신안군 임자도는 면적이 40km², 해안선 길이만 81km에 달하는 큰 섬으로 신안군의 섬 군락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얼마 전까지 지도읍 점암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했지만 2021년 3월 다리가 놓이면서 차량으로 왕래할 수 있는 섬이 됐다.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은 길이 7.5km, 폭 300m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안전성과 친환경을 인증 받아 ‘블루 플래그 국제해변’에 선정되기도 했다. 임자도의 해안에는 크고 작은 모래 해변이 많다. 잘만 살피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프라이빗한 해변을 만나 한적한 여정을 보낼 수도 있다.

임자도는 예로부터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섬으로 알려져 있다. 3월 간재미, 4, 꽃게, 5월 갑오징어, 6월 병어, 7~8월 민어, 9월 서대가 그것이다. 임자도는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어 산지다. 잡힌 민어는 대부분 지도읍에 있는 신안군 수협 송도 위판장으로 운송 경매된다.

위판장 옆에는 수산물 유통센터가 있어 소매로도 구매할 수 있다. 임자도 식당 중에서 제철 병어와 민어를 먹을 수 있는 ‘하우리부일호횟집’, ‘편안한횟집’ 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면사무소, 대광해수욕장, 하우리항 부근에 식당이 많다.


생일도 ‘금곡해수욕장’
꾸밈없는 자연미 '눈길'...여름철 캠핑지로 인기
금곡해수욕장은 전남 완도군 생일도의 서남쪽에 위치한 폭 100m, 길이 1.2km의 해수욕장으로 꾸밈없는 자연미를 자랑한다. 뒤편으로 키 높은 해송 숲이 있으며 관리동과 화장실, 샤워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수욕장의 모래는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쌓인 것으로 그 입자가 다소 굵은 대신 바람에 쉽게 날리지 않으며 몸에 묻어도 털어내기가 쉽다. 때때로 낚시 배가 에어보트를 끄는 모습과 방목 염소들이 바닷가를 몰려다니는 재미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금곡해수욕장에는 노지 야영장이 있다. 바다가 직접 조망되고 해송이 그늘을 만들어줘 여름철 캠핑에 그만이다.

생일도는 완도에서도 최상급 전복 생산지로 유명하다. 직접 양식장에서 질 좋은 전복을 값싸게 구매해 먹거나 포장해 돌아갈 수 있다. 마트나 식당을 통해서도 양식장을 소개받을 수 있으며 머무는 곳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 여객선
약산 당목항 → 생일도 서성항(하루 7회 운항)
완도항여객선터미널 → 생일도 용출항(하루 2회 운항)

비진도 ‘비진해수욕장’
하늘보다 푸른 바다, 일출과 일몰 풍경 압권
경남 통영시 비진도는 왜적과 싸움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보배로운 섬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안쪽 섬과 바깥 섬이 길이 300m의 사주로 연결돼 흡사 모래시계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내항과 외항 2개의 마을에 200명이 안 되는 주민이 산다.

비진도해수욕장은 폭이 좁고 모래질도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을 맑고 투명한 바다가 있다. 이곳의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다. 또한 해변 양면으로 한쪽 면에는 몽돌, 또 다른 면에는 백사장이 펼쳐져 뛰어난 자연미를 자랑한다. 내로라하는 해수욕장이 없는 통영섬 지역에서는 귀하디귀한 보물이다.

해수욕장이 있는 외항마을의 여름은 휴양지의 정취가 물씬하다. 화사한 지붕 색을 가진 가옥 사이사이, 그리고 해변을 따라 펜션이 늘어서고, 간이식당들도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다.

남북으로 길게 놓여 있는 비진도해수욕장은 위치적 특성으로 한 곳에서 일출과 일몰의 장관을 번갈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외항선착장에서 해변을 바라보면 가느다란 모래톱이 바다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늘과 바다를 담고 있는 대합실의 벽채 가득한 창문도 인증샷을 찍기 좋은 스폿이다.

▶ 여객선
통영항여객선터미널 → 비진도 외항(평일 3회, 주말 5회 운항, 소요시간 45분)

글 사진 김민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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