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6.4%로 800만 명이 넘어섰으며, 이들 중 10%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치매 환자들 가운데 1인 가구도 나날이 늘고 있어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탁은 과연 구원투수가 돼줄 수 있을까.
70대 후반의 A씨에게는 대학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아직까지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 점차 나이가 들자 그 인연들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하는 것 같아 남아 있는 친구들이 더 애틋하게만 느껴진다. A씨에게는 특별한 친구 B씨가 있는데, 최근 이 친구 때문에 A씨는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B씨는 독신이다. 소위 일컫는 명문대를 나와 전문직으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지만, 최근 행동이 부쩍 이상하다. 어제 통화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다음 날 또다시 전화하는 것도 부지기수이고, 기본적인 경제 관리마저 되지 않는 것 같다. B씨의 부모님은 일찌감치 돌아가셨고 형제들도 남아 있는 사람이 없다.
남은 혈육은 5~6명의 조카들뿐인데, 그들은 전문직이었던 친구의 집과 통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넓은 집이 부담스러워 작은 집의 전세로 옮겨갈 때, 원래 거주하던 넓은 집을 조카 한 명이 무상 대여를 해 달라고 하더니 1억여 원의 거금을 들여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하고, 은행의 예금 만기가 되면 꼭 하나, 둘 조카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최근에는 통장도 하나, 둘 잃어버리는 등 조카가 의심스럽다고도 한다.
결국 A씨는 억지로 친구 B씨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됐다. A씨는 이후 급하게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센터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독신으로 함께 거주하고 있는 가족은 물론, 재산을 관리해줄 수 있는 믿음직한 혈육 하나 없는 B씨를 위한 방법을 찾아달라는 요청이었다.
고령자 ‘1인 가구 치매 인구’ 증가
전체 1인 가구 중에서 B씨와 같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넘어섰다. 2021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6.4%로 800만 명이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약 84만 명으로 10명 중 1명꼴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각종 지표들의 수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치매 인구의 속도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그 수가 1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언어 기능이나 판단력 등 여러 인지 기능의 이상을 동반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1인 가구의 치매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평상시 가족과 어울려 생활을 하고 대화를 통해 기초적인 인간의 습성이 발휘되는 것인데, 1인 가구는 어쩔 수 없이 홀로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치매 속도는 걸렸다 하면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단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금의 B씨를 위한 솔루션은 무엇이 있을까.
‘1인 가구 & 신탁’ 활용기
치매 초기 단계라 법률 행위는 가능하다. B씨의 경우 하루라도 빨리 신탁 설정을 해 노후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B씨가 지금 서둘러 자신을 위한 재단(신탁)을 설립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보유 중인 자산은 유동화를 위한 현금 자산으로 변환될 필요가 있으며, 변환된 현금 자산은 신탁이라는 시스템 안에 두어 자신을 위해 쓰이도록 설정해야 한다.
신탁 안에 나를 위한 자금의 지급 기능도 넣어 나의 노후 케어를 위해 충분히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B씨는 평소 희귀병 난치성 어린이 연구에 지원하고 싶어 했던 터라 대학병원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위탁하는 자금으로 쓰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B씨와 같이 마지막을 지켜줄 가족이 없는 1인 가구를 위해 대학병원과 연계된 요양원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무리하고, 장례를 준비할 수 있으며, 봉안시설을 미리 지정하는 신탁도 설계해 B씨 사후에 묻힐 곳도 마련해주는 시스템들까지 신탁 안에 설정해 둘 수 있다.
이때 의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를 대비한 믿을 만한 가족이 없다면 후견법인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으니 지금의 의사 능력이 가능할 때 후견 계약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는 목돈 마련보다 목돈 지키기가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노후 준비를 위한 재테크는 필수라고 한다.
나의 노후를 위해 열심히 모아 놓은 목돈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그 돈이 나의 노후를 위한 자금은 맞는 것일까. 노후 준비에는 목돈을 모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를 위해 그 자금이 잘 쓰이도록 신탁이라는 제도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프로세스를 만들어 놔야 한다.
치매는 일상생활에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예방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며 움직이는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며, 신탁은 노후에 나를 위한 모든 시스템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만약을 대비하는 예방적 차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승희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차장
70대 후반의 A씨에게는 대학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아직까지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여럿 있다. 점차 나이가 들자 그 인연들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하는 것 같아 남아 있는 친구들이 더 애틋하게만 느껴진다. A씨에게는 특별한 친구 B씨가 있는데, 최근 이 친구 때문에 A씨는 밤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B씨는 독신이다. 소위 일컫는 명문대를 나와 전문직으로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지만, 최근 행동이 부쩍 이상하다. 어제 통화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고 다음 날 또다시 전화하는 것도 부지기수이고, 기본적인 경제 관리마저 되지 않는 것 같다. B씨의 부모님은 일찌감치 돌아가셨고 형제들도 남아 있는 사람이 없다.
남은 혈육은 5~6명의 조카들뿐인데, 그들은 전문직이었던 친구의 집과 통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넓은 집이 부담스러워 작은 집의 전세로 옮겨갈 때, 원래 거주하던 넓은 집을 조카 한 명이 무상 대여를 해 달라고 하더니 1억여 원의 거금을 들여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하고, 은행의 예금 만기가 되면 꼭 하나, 둘 조카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최근에는 통장도 하나, 둘 잃어버리는 등 조카가 의심스럽다고도 한다.
결국 A씨는 억지로 친구 B씨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됐다. A씨는 이후 급하게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센터를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다. 독신으로 함께 거주하고 있는 가족은 물론, 재산을 관리해줄 수 있는 믿음직한 혈육 하나 없는 B씨를 위한 방법을 찾아달라는 요청이었다.
고령자 ‘1인 가구 치매 인구’ 증가
전체 1인 가구 중에서 B씨와 같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넘어섰다. 2021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인구 중 16.4%로 800만 명이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약 84만 명으로 10명 중 1명꼴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각종 지표들의 수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치매 인구의 속도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그 수가 1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언어 기능이나 판단력 등 여러 인지 기능의 이상을 동반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1인 가구의 치매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평상시 가족과 어울려 생활을 하고 대화를 통해 기초적인 인간의 습성이 발휘되는 것인데, 1인 가구는 어쩔 수 없이 홀로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치매 속도는 걸렸다 하면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단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금의 B씨를 위한 솔루션은 무엇이 있을까.
‘1인 가구 & 신탁’ 활용기
치매 초기 단계라 법률 행위는 가능하다. B씨의 경우 하루라도 빨리 신탁 설정을 해 노후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B씨가 지금 서둘러 자신을 위한 재단(신탁)을 설립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보유 중인 자산은 유동화를 위한 현금 자산으로 변환될 필요가 있으며, 변환된 현금 자산은 신탁이라는 시스템 안에 두어 자신을 위해 쓰이도록 설정해야 한다.
신탁 안에 나를 위한 자금의 지급 기능도 넣어 나의 노후 케어를 위해 충분히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B씨는 평소 희귀병 난치성 어린이 연구에 지원하고 싶어 했던 터라 대학병원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위탁하는 자금으로 쓰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B씨와 같이 마지막을 지켜줄 가족이 없는 1인 가구를 위해 대학병원과 연계된 요양원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무리하고, 장례를 준비할 수 있으며, 봉안시설을 미리 지정하는 신탁도 설계해 B씨 사후에 묻힐 곳도 마련해주는 시스템들까지 신탁 안에 설정해 둘 수 있다.
이때 의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를 대비한 믿을 만한 가족이 없다면 후견법인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으니 지금의 의사 능력이 가능할 때 후견 계약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는 목돈 마련보다 목돈 지키기가 필요하다. 100세 시대에 노후 준비를 위한 재테크는 필수라고 한다.
나의 노후를 위해 열심히 모아 놓은 목돈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그 돈이 나의 노후를 위한 자금은 맞는 것일까. 노후 준비에는 목돈을 모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를 위해 그 자금이 잘 쓰이도록 신탁이라는 제도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프로세스를 만들어 놔야 한다.
치매는 일상생활에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예방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며 움직이는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며, 신탁은 노후에 나를 위한 모든 시스템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만약을 대비하는 예방적 차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승희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