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1000원으로 온라인 채권 투자…은퇴 상품 최적화 주목”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 투자 매력도가 커지고 있지만 채린이(채권+어린이)들이 채권을 투자하기에 앞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정보들이 많다. 채권의 가장 큰 특징은 △만기가 있다 △이자를 지급한다 △최소 3~5년 이상 장기 투자 상품이다 △매매 거래가 자유롭다는 점이다. 또 채권은 크게 국채와 회사채 중 어떤 채권에 투자하느냐도 중요한 선택 포인트다. 채린이들이 채권 투자를 위해 미리 체크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고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채권 투자 3인 파워 인터뷰
① 김성현 KB증권 채권상품부 이사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면 1000원 단위로도 채권 투자가 가능하죠.”

김성현 KB증권 채권상품부 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액으로도 국채를 비롯한 브라질 채권, 신종자본증권 등 다양한 채권 상품을 온라인으로 살 수 있게 되면서 채권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온라인 채널에 기존에 거래가 안 됐던 브라질 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등 65~70여 개 종목으로 채권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는데 고객들의 호응이 좋았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채권 상품 매출 규모가 지난해에는 미미했지만 올해 들어 무려 40배 가까이 뛰었다”며 “기존에는 고액자산가들만 채권 상품을 찾았는데 소액 채권 상품들을 다양하게 개발하면서 리테일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최근 채권 상품에 고객들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로 채권금리 상승을 꼽았다. 지난해만 해도 국채금리가 1~2%대에 불과하다가 올해 3.5%까지 오른 것이 채권 투자 매력도가 커진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는 “채권은 매수하는 순간 만기까지 확정이익을 받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투자 난이도가 전혀 높지 않다”며 “주식은 만기가 없어서 투자금의 얼마를 회수할지 알 수 없지만 채권은 매수하는 순간 모든 현금흐름이 확정되기 때문에 투자가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특성 때문에 은퇴 생활자들에게 채권은 최고의 상품일 수 있다”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채권이 은행 예·적금 상품보다 경쟁력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일반 투자자들이 채권 상품 투자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지만 더블 A(AA)등급 이상의 채권은 원금이 거의 보장된다고 보면 된다”며 “만기까지 보유하면 거의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확정된 금리를 받기 때문에 채권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채권 투자 붐이 증권사들의 신규 고객 유입 효과로 나타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B증권은 지난 7월까지 국공채와 회사채 등의 중장기 채권으로 1조6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배 수준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 6~7월 두 달에 걸쳐 국채 판매액 규모만 약 2000억 원대로 지난해 월평균의 3~5배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김 이사는 “이 때문에 최근 증권사들이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채권 비즈니스에 다시 주력하는 분위기”라며 “고객에게 좋은 가격을 제시하며 개인고객들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회사 정책 방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권금리가 안정권으로 들어선다고 해도 당분간 3~4%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채권 투자의 매력도는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 이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최근 채권 상품 가운데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 있나요.
“올 들어 채권금리가 많이 상승하면서 지난 6월부터 고객들이 국채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과거에는 3~5년물 국채를 주로 샀다면 지금은 20~30년물을 많이 삽니다. 20년물은 현재 3% 정도 금리를 받아요. 국채의 장점은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거래가 많은 편이에요. 또 물가 상승으로 금리상승기에 절대수익률이 올라가면서 기본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 수요가 높은 편입니다. 회사채의 경우 3년물을 사게 되면 중간에 팔고 싶어도 장내에서 거래가 잘 안 되는데 국채는유동성이 풍부해 거래가 잘 됩니다.

그다음으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은 저쿠폰 채권들인데요. 2020년에 금리가 워낙 낮을 때 저쿠폰 상품들의 발행이 많았어요. 지금 기준에서 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품인데 쿠폰이 낮다 보니 세금도 적게 내서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이외에 카드사나 캐피털사와 같은 여신 전문 업체들이 채권을 발행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들도 관심이 많아요. 여전채의 장점은 신용등급 A급 이상이 많은데 발행 규모도 많고 금리도 4~5%로 높은 편이죠. 또 금융지주나 은행에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5%에 육박하는 금리로 발행되면서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인가요.
“미국 국채 20~30년물도 찾는 경우가 있지만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해외 채권은 5~10년물의 미국 회사채를 많이 찾는 편이에요. 그러나 미국 회사채 투자에 대해서는 국내 회사들보다 좀 더 엄격한 기준으로 상품을 권유하고 있어요. 해외 채권의 특성상 환 손실 문제 때문에 최근엔 해외 채권 투자는 많지 않은 편이에요.”

최근에 비대면으로 채권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나요.
“온라인 판매가 지난해에는 거의 미미했는데 올해 큰 폭으로 늘면서 매출액 규모는 15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체 매출에 비해선 크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엔 상품 라인업과 함께 신규 상품을 공급하면서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시스템 개편 준비도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온라인 분야에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어요. 앞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대면에서 팔지 않는 상품들을 다양하게 판매할 계획입니다.”

채권 상품이 최근 관심이 많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어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채권 상품의 장점은 안정성이 크고, 만기가 되면 원금과 만기상환 금액을 받을 수 있어서 투자하기에 매우 단순명료한 상품입니다. 하지만 채권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중도 상환의 경우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고금리에 발행한 채권을 샀는데 중도 상환을 한 경우 금리가 내려가면 어쩔 수 없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어요.

다만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절대 손실이 나지 않습니다. 채권을 사는 고객 대부분이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만약 만기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으면 단기로 분할매수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채권은 매수한 순간부터 현금흐름이 확정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단기로 끊어서 매수하는 방식도 유효합니다. 하지만 회사채의 경우 방대하기 때문에 원리금을 지급할 회사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 시 어떤 점을 따져봐야 할까요.
“초보 투자자들은 AA등급 이상의 우량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우량 채권은 안정성이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투자 시에는 본인의 투자 기간과 목표 수익에 맞는 종목 선택을 기본으로 보면 됩니다. 종목을 선정할 때 채권을 등급별, 만기별로 따져봐야 하고 자금 사용 계획에 맞춰 걸맞은 채권에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권을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금리하락기로 돌아설 경우를 대비해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채권 투자를 한다면 국채 거래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국채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 변동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낮은 쿠폰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간혹 채권 상품은 부도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유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채권 상품의 신용등급을 잘 따져보고 투자한다면 괜찮습니다. 보통 증권사에서도 더블 A 이상의 채권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경우엔 낮은 신용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할 때 투자 종목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야 합니다. 해외 채권을 투자할 경우에는 국내 채권과 달리 좀 더 엄격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국내 기준으로 트리플 A(AAA)급 이상의 회사들만 추천을 하고 있는데요. 주로 미국 국채들을 많이 추천하는 편입니다.”

앞으로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나요.
“3년 만기 AA 회사채 기준 4%, 국채 10년물 3% 초반의 현수준에서 채권은 굉장히 매력적인 투자 상품입니다. 현재 금리 수준에서 큰 폭의 하락이 없는 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계속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입니다. 또 채권이 가진 원금의 안정성, 이자로 인한 지속적 현금흐름, 금리 동향에 따른 매매차익 가능성 등의 특징으로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성현 이사는…
현) KB증권 채권상품부 이사
전) 현대증권 투자관리부장, 자금부장, 결제업무부장, 동서증권 재무관리부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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