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글로벌 비료 산업, 인플레 위기 속 투자 매력 커져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차질 등의 이슈로 비료 산업이 비로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 비료 산업 성장은 크지 않았는데 지난 40여 년간 비료 사용량의 증가율은 연평균 1.2%(총 62%)에 불과했다. 2000년대 이후엔 전체 농지 면적이 줄고 있고, 단위 면적당 비료 사용량 증가세도 2010년대 이후에 정체기를 걸어 왔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 문제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인플레 영향으로 식량 문제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곡물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자 비료 시장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추가적인 농지와 단위 면적당 비료 투입량 증가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로벌 인플레 장기화…비료 산업 관심↑

자산 가격 전반의 부진 속에서도 비료 산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료는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오리온엔지니어드카본즈(OEC)에 따르면 2020년 비료의 국제 거래액은 총 626억 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제품 50위 안에 들어갈 정도다. 2020년 전 세계 비료 수출량은 총 2억2400만 톤이고, 전 세계 수요는 총 4억9700만 톤이다. 전 세계 수요의 약 45% 정도가 국제적으로 거래된다.

이 때문에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 문제가 커지게 된다. 원재료나 완제품이 중량 대비 저부가가치 제품이고, 대규모 물량을 효과적으로 운송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비료 산업은 질소 비료를 중심으로 복잡한 화학공정이 필요해 효과적인 공정 관리가 필요하다. 비료를 구성하는 요소는 질소와 인, 칼륨인데, 이 중 질소는 천연가스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현재 천연가스는 러시아가 유럽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실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유럽 비료 질소 업체들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이러한 가격 폭등을 야기한 지정학적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비료의 상당수가 특정 지역이나 기업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무역에 의한 관세나 무역 제재,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올해 상반기 비료 산업이 호조세를 기록한 것도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 차질과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료 가격 경쟁력·수출 확대 여지↑

비료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요소들이 장기화되는 만큼 앞으로도 비료 회사에 대한 투자를 장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정학적 갈등과 친환경, 공급망 이슈 등 과거에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 요소들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관점에서 녹색 및 청색 수소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경우 암모니아의 가격 상승을 통해 대다수 비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비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비료 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장기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로 주목할 점은 미국 질소 회사들이 세계적으로 값싼 미국 천연가스를 활용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저가 수입을 막고 수출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성장성 높은 비료 회사 투자 가치↑

이런 가운데 주목할 만한 비료 회사는 CF 인더스트리스다. 이 회사는 미국 내 최대 암모니아 생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복잡한 화학공정이 필요한 암모니아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설비 운용 역량을 가지고 있다.

비료 산업에서 복합비료가 확산되고 비료에 따른 토양 오염 등이 화두로 부각되고 있어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비료를 파는 것을 넘어서 비료를 통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변동성이 큰 비료 산업에서 가치를 높이는 데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주목할 회사는 뉴트리엔과 모자이크다.

이 중 뉴트리엔은 안정적인 마진율과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소매판매 비중이 꽤 높다. 또 다양한 사업부별 균형도 강점 요인이다. 모자이크는 칼륨보다는 인의 비중이 더 높아 인을 투자하고자 한다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트레피드 포타시는 미국 기반 칼륨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칼륨 가격 상승에 높은 레버리지를 갖추고 있어 주목받는 비료 회사다.


글·정리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자료 미래에셋증권 제공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