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정점이 가까워져 오며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실내 마스크 의무화마저 풀리게 됐습니다. 그동안 한껏 위축돼 있던 몸을 바로 세워 기지개라도 ‘쭉’ 펴야 할 판이죠.
하지만 올 한 해 경제 여건은 위태롭게 쪼그라들 모양새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고된 가운데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2023년 경제 정책 방향’에서 기존 2.5%에서 0.9%포인트나 낮춘 1.6%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했습니다. 국내외 기관들 중 일부에서는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죠.
투자나 자산관리 측면에서도 올 한 해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개 국면입니다. 부동산 경기는 추락세가 완연하고, 주식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4분기 ‘어닝 쇼크’(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반짝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이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이런 와중에 세계 3대 경매사 중에 하나인 소더비가 올해 초 한국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지난 1996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27년 만입니다. 2021년 소더비의 아시아 매출은 11억 달러(1조3964억 원)로 전년 13억 달러(1조6510억 원)에 대비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40세 이하) 구매자의 40%가 아시아에서 나온 만큼 한국을 지역 거점으로 선택한 듯 보입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플라이스가 2022년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성과를 결산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매사 10곳의 낙찰총액은 약 2373억 원에 달하고,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은 2021년(3284억 원, 2020년 약 1153억 원)에 큰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2022년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미술 시장 자체는 1조 원 규모로 커졌죠.
미술품이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게 된 데에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공로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이들 젊은 세대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뤄진 온라인 경매에 적극 참여하고, 미술품 1점을 여러 명이 나눠서 살 수 있는 조각투자 플랫폼을 활용해 소액투자를 열심히 한 덕이죠.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22년 하반기에 발표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를 보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48.2%가 ‘미술품 재판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최근 3년간 MZ세대가 구매한 미술품은 평균 7.5점, 상위 구매자는 평균 20.5점이나 됐습니다.
한경 머니는 2월호 빅 스토리 ‘MZ세대도 빠진 아트테크’에서 자산관리의 혼란기에 유망한 대체투자 중 하나로 꼽히는 미술품 투자를 소개합니다. 최근 시장 동향, 미술품 투자 시 유의점, 미술품 관련 세법 가이드까지 꼼꼼하게 짚어 드립니다. 미술품을 피자 조각을 사듯이 “그림 한 조각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머지않은 미래를 위해서 말이죠.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