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기준' 제시하는, 길잡이 별 될 것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

지난해 폴스타는 성공적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안착했다. 2794대의 판매고를 올린 ‘폴스타 2’가 한국수입차협회 회원사 기준 수입 전기자동차 판매 1위 모델에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이는 신호탄일 뿐이다. 당장 올해 ‘폴스타 3’가 출격한다. 폴스타의 성공적 ‘데뷔’를 이끈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폴스타 2가 2022년 수입 전기차 단일 모델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판매를 시작한 브랜드이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많은 수입차 브랜드 중 진출 첫해에 2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것은 폴스타가 유일하다고 하더라. 좋은 성적으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일종의 ‘신인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폴스타 2가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한다면.
“실제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폴스타 2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응답자의 29%가 디자인을, 22%가 안정성을 구매 이유로 꼽았다. 스칸디나비아 미니멀리즘의 절제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많은 나라의 안전 테스트에서 증명된 최고 수준의 안정성, 전기차 최초로 적용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등 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 실제 폴스타 2를 타나.
“물론이다. ‘폴스타 2 롱레인지 듀얼모터 퍼포먼스 팩’을 운전하고 있다. 1년 넘게 타고 있지만 여전히 디자인에 매력을 느낀다. 또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와 흡사한 주행 질감도 마음에 든다. 이는 폴스타 2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성능을 갖춘 것도 매력인데, 폴스타 2 듀얼모터의 최고 출력은 408마력에 달한다.”

- 한국 시장이 갖는 의미가 있다면.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특히 자동차 전동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편에 속한다. 폴스타가 한국에 진출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량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는 스웨덴 본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내용으로 그만큼 한국 시장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토마스 잉엔란트 글로벌 CEO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에서 폴스타를 열렬히 환영해줬다’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 한국에서는 수많은 수입차 브랜드가 경쟁한다. 폴스타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폴스타는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다(토마스 잉엔란트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그만큼 디테일이 사뭇 다르다. 또한 볼보의 헤리티지에서 비롯된 브랜드인 만큼 안전성에서 경쟁 브랜드를 압도한다. 이는 폴스타 2가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최고 안정 등급을 획득하며 입증된 사실이다. 특히 최근 화재 사고 이슈로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폴스타 2의 경우 지금까지 단 1건의 화재 사고도 보고된 적이 없다.”

- 1982년생으로 자동차 업계 CEO 중 최연소다. 그래서인지 차량 구입은 물론 자동차 금융까지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혁신’적인 판매 방식을 체택했다.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재직 당시 온라인 판매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카카오톡과 함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온라인 세일즈 시스템을 구축했었다. 당시 프로젝트를 리드하며 앞으로의 자동차 판매 방식은 온라인, 즉 이커머스 형태로 바뀔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한국에서라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함은 오프라인 접점이 부족한 신규 브랜드에는 큰 장점이다.”

- 그동안 폴스타코리아를 이끌며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브랜드 론칭 당시 폴스타 2를 세계 어느 시장보다 매력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후 스웨덴 본사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특히 지난해 4월 품질 개선 모델을 선보일 때도 ‘폴스타 2 롱레인지 싱글 모터’의 가격을 5490만 원으로 유지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앞으로도 소비자 관점에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만 가격 인상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는 OTA(Over The Air)로 리콜을 해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굳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시대를 연 것. 실제 폴스타 2 고객 중 95%가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 폴스타의 시작이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이기 때문일까. 아직도 볼보와 폴스타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소비자도 많은데.
“우리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볼보의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폴스타는 신생 브랜드지만 오랜 시간 볼보가 구축해 놓은 서비스 네트워크를 차별 없이 제공받을 수 있다. 사실 폴스타 2의 경우 실제 볼보와 약 50%의 부품을 공유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볼보와의 정체성 혼란은 필연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신차 출시가 이어질수록 볼보와의 차별성은 점점 극명해질 것이다. 이를테면 올해 출시할 폴스타 3의 경우 폴스타 2보다 더 많은 독자 부품과 기술이 적용된다. 이뿐 아니라 폴스타 5는 영국 폴스타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 중인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하고 있다. 또한 일명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헤드램프도 듀얼 블레이트 형태로 나뉘어지는 등 폴스타만의 디자인 정체성도 보다 강해질 것이다.”

- 폴스타 2는 중국 저장성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출시 전부터 ‘메이드 인 차이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폴스타는 ‘Design by Sweden, Assemble in China’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발과 디자인은 스웨덴이 주도하지만, 생산기지를 중국에 세워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애플 등 다른 글로벌 기업의 정책과 동일하다. 다만 폴스타코리아는 국내 고객들이 우려하는 ‘차이나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 검수 단계에서 기존 수입차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검수 절차를 적용 중이다. 더불어 현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도 곧 차량 생산이 시작된다. 생산국이나 공장과 관계없이 뛰어난 품질의 차를 제조하는 것이야말로 브랜드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 2023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내다보는가.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 문제 등 여러 이유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SUV와 전기차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와 전기차가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인 폴스타 3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 폴스타 3를 소개한다면.
“폴스타 최초의 SUV 모델이자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담당할 모델이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직접 마주한 폴스타 3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 고급 편의 사양과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특히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편안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볼보 EX90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라고 말하고 싶다. 3열 시트의 7인승 차량으로 제작된 볼보 EX90과 달리 폴스타 3는 2열의 5인승으로 완성했다. 특히 길이가 5m에 육박하는 대형 SUV지만, 유려한 디자인으로 대형 SUV 최고 수준인 0.29Cd의 공기저항계수를 완성했다. 한마디로 폴스타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다.”

- 출범 2년 차다. 지난 1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 폴스타코리아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고객들이 차량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일상으로 찾아가는 전시와 시승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국내 주요 광역시에 폴스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 폴스타의 2023년도 기대된다.
“올해 폴스타코리아는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 시장에 진출한다. 이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고, 인증 등 출시에 필요한 여러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당분간은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해 폴스타 3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 올해 3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객 인도는 연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폴스타는 올해를 기점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폴스타 3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규 모델을 선보인다. 쿠페형 SUV와 4도어 GT, 로드스터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자동차를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매년 몇 대를 판매하겠다는 정량적인 목표보다는 폴스타라는 이름처럼 한국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가이딩 스타(guiding star·길잡이 별)가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자 목표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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