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베스트 PB센터] 신한銀·삼성證·삼성생명 ‘자산관리 명가’ 등극

금융 회사들이 자산관리 ‘명가(名家)’로 올라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명가의 타이틀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녹록지 않은 거시경제 흐름 속에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은 국내외 금융 회사를 막론하고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올해는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이 자산관리 왕좌의 자리를 굳건히 한 가운데, 삼성증권이 1년 만에 자산관리 명가의 타이틀을 다시 거머쥐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10회 차를 맞는 한경 머니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는 가팔라진 금리 인상과 미국의 뱅크런 사태로 인한 총체적 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글로벌 금융 쇼크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자산 가격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면서 보유한 자산을 지키는 것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경 머니는 ‘2023년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2월 27일~3월 6일)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금융 회사 30여곳, 총 156명의 자산관리 전문가(PB·FP)들의 답변을 취합해 리서치 전문 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서 집계했다.

설문 방식은 △고객 서비스 △전용상품 서비스 △상속·증여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 등 7개 세무 항목에 대해 실시했다. 설문의 공정성을 위해 자사의 순위 기입은 배제하도록 했다.

설문에 참여한 상당수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베스트 PB센터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꼽고 있다. 이는 각자 개인의 성향과 자산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자산관리를 받고자 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 전 금융권서 자산관리 종합 1위 수성

올해 베스트 PB센터 설문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자산관리에 대한 치열한 접점 속에서도 삼성생명, 신한은행, 삼성증권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졌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보험업권 외에 은행, 증권 등 전체 업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총점 1193점으로 신한은행(965점), 삼성증권(784점)의 총점을 앞서며 전체 업권에서도 선두 지위를 꿰찼다. 보험업권에서는 2위인 교보생명(565점)과 2 배 이상 점수를 벌리며, 자산관리 왕좌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보험업권의 경우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삼성생명과 필적할 경쟁 보험사가 전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표 쏠림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7대 서비스 중에 펀드·증권 서비스를 제외한 6대 서비스에 대해선 전체 업권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고객 서비스(200점), 상속·증여 서비스(228점), 부동산 서비스(164점) 부문 점수는 은행과 증권 1위 금융사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글로벌리서치가 설문 집계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보험업권 PB센터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서비스로는 세무(절세)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상속·증여,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10년째 은행권 1위 ‘독식’…삼성증권 선두 되찾아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자산관리 명가의 지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신한은행의 총점은 965점으로 은행 부문에서는 1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이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라는 자체적인 자산관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체적인 서비스 부문에서 신한은행을 바짝 쫓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서비스와 전용상품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펀드·증권 서비스, 대안투자 및 파생상품 서비스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상속·증여 서비스와 부동산 서비스에서는 KB국민은행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상속·증여 서비스(144점), 부동산 서비스(190점) 부문에서 은행권 최고 점수를 받았다. 특히 부동산 서비스는 전체 업권에서도 삼성생명(164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올해의 베스트 PB센터로 선정된 삼성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가 1년 만에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증권은 고객 서비스와 전용상품 서비스, 상속·증여 서비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압도적인 점수로 자산관리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상속·증여 서비스는 171점으로 2위인 미래에셋증권보다 3배 가까운 점수 차를 벌렸으며, 신한은행(132점)보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절세와 상속·증여’ 서비스 관심 높아…디지털 자산관리 주목

올해 베스트 PB센터 선정과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세무(절세)와 상속·증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절세 부문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설문조사 응답에서 드러났다.

또한 초개인화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관리 중요도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자산관리 명가로 선정된 금융 회사들은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디지털 부유층 고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디지털PB센터를 구축하면서 인공지능(AI) PB, 랜선 세미나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는 고객자산가를 관리하는 PB와 비대면의 매수 고객으로 양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PB센터 성장을 위해서는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을 육성하고, 해당 고객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고액자산가에게 원스톱(자산관리·세무 및 법률 자문 서비스) 서비스와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해 로열티를 높이는 게 향후 경쟁력을 키우는 요소가 된다는 응답도 눈길을 끌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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