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김금선 “하브루타는 질문과 경청…소통 능력이 성과 높여”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장 인터뷰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2012년에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하브루타 전도사’로 불리고 있는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전국 곳곳을 발로 뛰며 하브루타를 알리고 있다. 김 소장은 25년 동안 사교육 시장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다가 10여 년 전부터 하브루타에 매료돼 본격적인 하브루타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입시학원을 운영하다가 문득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교육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며 “이후에 하던 일을 전부 그만두고 지난 10년간 하브루타 교육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이끌고 있는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와 2020년 설립한 메타인지교육협회를 운영하며 전국에서 3000회 이상 강의를 통해 하브루타를 알리고 있다. 김 소장은 하브루타의 과정 자체가 상대와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으로 ‘질문’과 ‘경청’이 핵심 키워드라고 말한다.

질문이 핵심이고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면서 나의 사고가 확장된다는 것이다. 질문이 성장하는 과정이며 질문으로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는 것이 하브루타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김 소장은 “AI와 대화하며 살아가는 챗GPT 시대에 질문하는 힘은 매우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질문에 따라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능력이 부족하면 기계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성과주의보다 팀과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된 만큼 하브루타를 통한 소통 방식이 기업의 매출이나 성과에도 좋은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주의가 아닌 집단지성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이 하브루타 정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


하브루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브루타는 히브리어인데 짝, 친구, 동료라는 의미다. 짝과 끊임없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 둘이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짝이 매우 중요하다. 셋이 이야기하다 보면 한 사람은 자칫 소외될 수 있다.

둘이 서로 이야기하고 경청하는 짝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하브루타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난다. 질문이 좋아야 토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하브루타의 과정 자체가 상대와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과정인 만큼 핵심 키워드는 ‘상대’, ‘질문’, ‘경청’이다.

질문이 핵심이고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면서 나의 사고가 확장된다. 질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며 질문으로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하브루타식 소통에 익숙하다. 노벨상 수상자의 30%가 유대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브루타 소통 방식이 얼마나 강한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하브루타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있나.

“하브루타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세 아이를 키우면서다. 내 아이들에게 하브루타를 실제로 적용했고, 그 효과를 크게 봤다고 자부한다. 성인이 된 아이들은 다양한 나라의 글로벌 기업에 입사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살고 있다.

하브루타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교육법인데 쌍방향 토론이 아닌 일방향 주입식 교육에 치중돼 있는 우리 교육 방식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브루타식 토론 학원을 몇 년간 운영하다가 2012년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하브루타 교육을 알리고 있다.”

요즘 하브루타를 하는 기관들이 많이 늘고 있다. 최근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처음에는 하브루타의 개념마저 생소해 교육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많이 알려졌다. 현재는 하브루타가 공교육에 포함돼 가정과 사회로 확장되고 있다.

전국의 많은 교사들과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그 결과 초등 교과서에 스스로 질문하고 친구와 대화하며 토론하는 과정이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독서 토론이 정식 과목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최근엔 바칼로레아 교육 시스템 도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AI 시대에 하브루타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AI는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능력이 떨어지면 기계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AI의 발전으로 미래 인재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화두인 챗GPT(ChatGPT)를 잘 활용하려면 좋은 질문이 있어야 한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질 수 있다.

또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AI의 정보 수집 역량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브루타의 기본은 ‘질문’이고, 좋은 질문을 뽑아내고, 이에 걸맞은 답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하브루타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AI 시대에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계열의 사람들도 기계에 대한 공부 외에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야 한다.”

직장인들을 위한 하브루타는 어떤 게 있나.

“하브루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동시에 경청을 하는 대화법이므로 직장인들에게 필수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상사의 갑질, 동료의 집단 따돌림 등으로 자살하는 등 사회 문제로도 번지고 있는데, 하브루타 소통법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바로 직장이다.

직장에서 동료와 선후배 간 협업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프로젝트 성과를 내는 과정에 하브루타 소통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 결국 소통의 경쟁력이 회사를 성장시키며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하브루타의 활용도는 높다고 본다.”

하브루타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가정에서부터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기에는 아이의 잘못된 학습 태도와 결과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갈등 관계에 빠지기 쉽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하브루타를 실천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당장 대화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들에게는 단어를 몇 개 외우고, 수학 문제를 하나 더 풀었느냐는 중요치 않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하브루타 교육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따라서 소통의 능력을 젊은 세대부터 키워줘야 한다. 부모 가정 성장대학 플랫폼을 통해 생각 근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생각 근육 프로젝트는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하브루타 교육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김금선 소장은…
하브루타 부모교육연구소장
메타인지교육협회 이사장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저서 <초등 메타인지 공부력> <하루 한 편 식탁 위 하브루타 대화법> <엄마의 하브루타 대화법> <생각의 근육 하브루타> <하브루타로 크는 아이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