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RARE WHISKY

특별한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초고연산 위스키가 속속들이 한국 땅을 밟고 있다.




고든앤맥페일 코로네이션 에디션
고든앤맥페일은 스코틀랜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독립병입업체(Independent Bottler)다. 그러니까 증류소에서 오크통을 사서 개별적으로 병입한다. 구입한 원액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주로 마니악하고 희소성 높은 위스키를 선보인다. 가장 최근작은 ‘고든앤맥페일 코로네이션 에디션 글렌그란트’다. 찰스 3세의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 국왕의 세례식 기념일인 12월 15일에 병에 담은 제품이다. 병 안에는 무려 1948년 4월 10일 오크 숙성을 시작한 위스키가 담겼는데, 그중 281병을 세상에 내놨다. 가격은 5800만 원대로 예측된다.


글렌그란트 60년
60년간 스카치위스키 업계에 종사한, 글렌그란트의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Dennis Malcolm)을 기념하는 위스키. 1960년 10월 24일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 담겨 정확히 61년 하고도 1개월을 더 숙성한 원액을 담았다. 특별한 술병은 글렌그란트 증류소의 상징인 목이 긴 증류기 모양을 표현한 것. 올해 1월 360병을 생산했는데, 그중 29병을 한국에 들여왔다. 본국 스코틀랜드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양이었다. 국내 판매 가격은 4000만 원대. 하지만 현재는 이 술을 구입할 수 없다. 순식간에 수입 전량이 다 팔린 탓이다.


로크로몬드 54년
골프에 관심이 많다면 로크로몬드라는 싱글 몰트위스키 브랜드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 중 하나인 ‘디오픈 챔피언십’의 공식 위스키로 유명하다. 얼마 전 로크로몬드에서는 2번의 특별한 숙성으로 완성한 ‘로크로몬드 54년’을 선보였다. 1967년 증류한 원액을 아메리칸 버번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1994년부터는 유러피언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한 제품이다. 브랜드에 따르면 캐러멜과 바닐라 등의 달콤한 향과 오렌지 껍질, 건포도 등의 과일 향이 어우러졌다고. 전 세계 55병, 그중 3병이 국내에 입고된다. 가격은 8000만 원대다.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
로얄살루트는 유독 영국 왕실과의 연이 깊다. 1953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위스키가 바로 로얄살루트였기 때문. 이런 이유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앞두고도 특별한 위스키를 선보였다. 무려 70년 만에 선보인 대관식용 위스키다. 로얄살루트가 탄생한 해인 1953년을 기념하기 위해 53개의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블렌딩하고 병과 패키지에는 영국 군주를 상징하는 왕관과 왕실의 행사가 열리는 장소 등을 새겼다. 가격은 3000만 원대. 500병 한정 생산 제품으로, 이 중 9병이 국내에 당도했다.


야마자키 18년 미즈나라 100주년 에디션
일본 위스키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야마자키 증류소다. 아시아 땅에 처음 세워진 위스키 증류소였다. 1923년에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꼭 100년이 됐다. 빔산토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야마자키 18년 미즈나라 100주년 에디션’을 선보인다. 여기서 미즈나라란 우리말로 물참나무를 뜻하는데, 야마자키 증류소는 1940년대 이 나무로 만든 오크통을 개발해 일본 위스키만의 섬세하고 특별한 풍미를 만들어냈다. 다시 말해 100주년 에디션에서는 일본 위스키만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국내에는 6월 말 출시 예정. 가격은 600만 원대다.


글렌피딕 타임시리즈 40년
글렌피딕은 지난 3월, ‘글렌피딕 타임시리즈’를 선보였다. 아트 작품을 보는 듯한 패키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중 40년 제품은 ‘렘넌트 배팅’이라는 글렌피딕만의 특별한 기법으로 완성했다. 이는 마치 우리가 씨간장을 남겨 다음 장을 담글 때 사용하는 것처럼, 올해의 40년 원액을 남겨 다음 해의 40년 원액과 섞는 것을 말한다. 글렌피딕 타임시리즈는 배치 위스키로, 이번 배치의 경우 총 1600병을 생산했다. 이중 한국에 배정된 위스키는 총 5병. 하지만 1500만 원대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론칭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해 현재 추가 주문을 요청했다고 한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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