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한문도 교수 "전세자금대출, 갭투자 온상…집값 상승 주범”
입력 2023-05-29 10:03:59
수정 2023-05-29 10:04:09
③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인터뷰
“전세자금대출은 그동안 전세자금은 물론 부동산 가격을 올린 주범인 만큼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 투기 광풍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정부는 보유 주택 가격 9억 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해 전세대출 보증을 허용했는데, 이는 갭투기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집값 버블을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는 전세제도를 개편하겠다며 전세보증금을 금융기관에 맡겨놓는 ‘에스크로’ 방안을 언급하며 전세 소멸론에 운을 띄워놓은상태다.
한 교수는 “전세 사기 문제의 핵심은 전세자금대출을 개편하는 것”이라며 “전세대출이 없어지면 집값은 바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자금대출이 생긴 취지가 서민을 위한 대출 정책인데 1주택자에게도 허용되다 보니 갭투기용으로 활용되면서 오히려 집값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세자금대출을 현재 90%에서 70%로만 낮춰도 집값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일부 부동산 거래량이 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상승 탄력은 여전히 약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 기준으로 거래량을 추세적인 상승세로 보기엔 역부족”이라며 “최근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대부분 매도 물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등 투기성 매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를 표시했다. 한 교수는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부동산 매물이 많이 나오는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고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동산 수요자가 버틸 수 없는 정도가 되면 결국 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 사이에 경제가 살아나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올라가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2009년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했다.
당시 미분양 이슈와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은행들이 대규모로 문을 닫았다. 그는 “자산 가격이 폭등했다가 폭락하며 회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한번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시장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