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오현석 삼성증권 본부장 "디지털 PB, 고객 개인비서 역할 호평"




“디지털 프리미엄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커진 만큼 인공지능(AI) 서비스와 휴먼터치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00여 명의 디지털 프라이빗뱅킹(PB)을 통한 프리미엄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S라운지(S. Lounge)’ 는 1억 원 이상의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컨설팅 라운지’ 메뉴에 들어가면 디지털 채널로 거래하는 비대면 고객들이 디지털 PB와 투자 상담을 할 수 있다.

그는 “디지털 PB들은 고객의 데이터가 축적된 종합 화면을 통해 빠르게 고객의 투자 성향과 관심 분야를 파악해 상담하고 있다”며 “100% 온라인으로 부족한 부분은 전화 상담을 통해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휴먼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서 디지털로 거래하는 자산 규모 1억 원 이상 고객 수는 2019년 말 3만8197명에서 올해 3월 기준 25만 명으로 지난 3년간 6배 넘게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자산 규모는 2019년 1억6500만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4억3000만 원으로 늘었고, 평균 연령도 51세에서 45.6세로 낮아졌다.

오 본부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동학개미들이 유입되면서 전체 계좌 수가 2배 이상 늘었는데 계좌에 유입된 규모 가운데 90% 이상이 비대면 고객이고, 10% 정도는 오프라인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며 “비대면 우수 고객을 전담하는 조직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면서 S라운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선 디지털 비즈니스를 협업할 제휴 모델을 찾고, 타사의 이종 업종 플랫폼 비즈니스와 많은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본부장은 “고객이 S라운지에서의 서비스 경험을 많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기존 서비스에서 AI 서비스를 탑재해서 고객의 개인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객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좋은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서비스라는 점도 강조했다. S라운지에서는 투자 정보 제공을 위해 디지털 PB 상담 서비스 외에 한 주에 한 번씩 유망 종목이나 업종, 최근 트렌드와 관련된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있다.




다음은 오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삼성증권에서 디지털 PB를 만든 계기는.

“코로나19 이후에 고객 수가 전보다 2배가 넘는 540만 계좌로 늘었는데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당시 신규 고객 유입에서 온라인 규모가 90%에 달하면서 당시 비대면 채널에 과부하가 걸렸다.

당시 비대면 채널 고객 중에는 1억 원에서 30억 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처럼 비대면을 선호하는 부유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자산관리 컨설팅 조직을 만들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요구가 있어서 디지털 PB 조직을 만들게 됐다.”

디지털 PB는 기존 PB와 어떻게 다른가.

“기존 PB는 고객을 전담해 자산을 직접 관리해주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만 디지털 PB는 고객 성향이 자기주도적이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만 PB를 활용한다. 100여 명의 디지털 PB들이 22만 명의 고객을 상대하는 만큼 1명의 PB가 2000명에게 서비스를 하지만 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고객이 상담을 접수하면 PB가 고객의 투자 성향과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자기주도적인 성향의 고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장의 큰 이벤트가 있거나 시장 상황이 파악되지 않을 경우에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차원에서 디지털 PB를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나.
“1억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경우 2018년에 400~500명 수준에서 현재 8만 명까지 늘었다. 신용카드를 1억 원 이상 쓰는 골드 등급 고객은 S라운지 회원에 가입이 됐는데 부가 혜택 중에 필요한 것을 체크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스템 전반에 고객의 상담 내역, 검색 키워드, 투자 성향 등 데이터가 이미 축적돼 있기 때문에 디지털 PB와의 상담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10억이 넘는 고객의 경우 비대면 채널에서는 우수 고객으로 분류돼 디지털 PB와 대기 없이 바로 상담이 가능하다.

예컨대 관심 있는 주식이 유상증자를 발표한다면 이런 부분들을 디지털 PB가 체크해주고, 세무 신고를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코칭해준다.”

향후 디지털 자산관리 고객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인가.

“올 하반기에는 고객에 대한 기본 정보 상담 이력을 토대로 AI 시스템이 먼저 인지해서 상담 내용을 직접 매칭하는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식과 채권, 연금 등 각자 관심 분야가 다른 만큼 좀 더 신속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할 계획이다. 다만 챗GPT(chatGPT)의 기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아직은 기술 부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부유층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통 부유층보다 자기주도적 투자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속한 투자 정보 제공 및 원할 때 PB와 상담할 수 있는 디지털 프리미엄 자산관리에 대한 니즈가 컸다.

상담도 고객이 원하는 질문에 대한 핀포인트 상담을 원하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고객들을 전담하는 디지털 PB들이 신속하게 상담을 제공해주면서 은행 디지털 부유층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S라운지 고객들은 어떤 자산에 주목하고 있나.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유럽의 명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인기가 많다. 삼성증권의 유럽 명품주 매매 고객 중 71.2%가 디지털 부유층으로, 명품 가방뿐만 아니라 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주식까지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고객들을 겨냥해 국내 최초로 명품 제조사들이 많은 프랑스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다른 서비스들은 무엇이 있나.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리서치 및 투자 정보의 제공 방법과 시기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투자정보라운지’를 통해 제공하는 ‘리서치톡’과 ‘리포트 플러스’는 고객들의 이용률이 특히 높다. ‘리서치톡’은 종목명, 해외 국가명, 애널리스트명, 이슈 테마 등 이용자가 받고 싶은 정보 유형을 선택하면, 관련 애널리스트가 주요 이슈에 대해 작성한 코멘트를 스마트폰 팝업메시지로 실시간 제공해준다. 특히 주요 시장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코멘트라는 점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았다.”

앞으로 디지털 자산관리가 앞으로 전체 자산관리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I 시대가 도래해도 AI 서비스와 인간이 개입하는 방식의 휴먼터치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I라면 다 똑같은 조건의 검색어가 들어가는데 투자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미국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자산관리를 해주는 방식이지만 100% 온라인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선택이 부여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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