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개인을 위한 '셀프 스토리지' 투자법은



국내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아직 태동기에 가까운 분야다. 그만큼 미국, 일본과 같은 시장 규모를 형성하려면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업계의 틈새시장을 넘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경기에 방어적인 성향이 있는 셀프 스토리지는 계속해서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최근 같은 상업용 부동산 업황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도 투자 기회가 있다면 미분양 물건이나 슬럼화된 도심의 지하상가를 저렴하게 구입하거나 경매로 받아 셀프 스토리지를 입점시켜보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부동산임대업을 통한 셀프 스토리지 투자가 부담스러운 개인투자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미국 셀프 스토리지 리츠(REITs)를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가 배당수익률을 상회하면서 리츠의 투자 매력도가 다소 줄어든 측면이 있지만, 셀프 스토리지 부문은 침체 국면에서도 성장성을 갖춘 기초자산으로 평가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 연구원은 “셀프 스토리지는 지난 10년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섹터다. 주택 가격 상승과 거래 활성화 시 셀프 스토리지 수요가 동반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싼 값에 토지를 매입한 뒤 레버리지를 활용해 시설을 건설하고 자산 가치 상승을 누려 재무 구조가 우량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셀프 스토리지 공급은 지난 10년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였는데, 2019년부터는 점차 신규 공급이 둔화되고 있다. 건설비용 증가와 토지 매입의 어려움에 기인한 결과다. 미국 셀프 스토리지 인허가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어, 앞으로 신규 공급의 증가 속도가 매우 낮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택 시장이 침체기에 진입하더라도 셀프 스토리지 수요는 비교적 타격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제적 이유로 주택 규모를 줄이더라도 창고 수요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존 고객의 유지 효과가 매우 높아 요금 인상과 임대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상태다.

셀프 스토리지 리츠의 배당 여력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셀프 스토리지 리츠들은 배당 성향이 70%를 넘지 않았다. 그간 시설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기 때문”이라며 “올해 공격적 투자가 어려워지므로 대부분의 리츠는 배당 여력을 높일 수 있다. 차입금 비율이 30~40%대로 매우 낮아, 이자비용 부담이나 차입금 상환 압력도 낮다. 올해 셀프 스토리지 리츠들은 본격적인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임대료 상승으로 주거지 이동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과 추가 공간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셀프 스토리지 부문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올라갔다는 분석도 있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셀프 스토리지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여가, 쇼핑시설 등 여러 특화 리츠의 하위 업종 중 가장 성장성이 높은 업종”이라며 “장기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한 자릿수 중후반대 이상의 성장세가 지속돨 전망”이라고 했다.

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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