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 ETF로 투자한다면



가끔 꽉 막힌 서울 시내를 차로 이동하다 보면 ‘순간 이동’이 간절할 때가 있다. 공항 가는 길에 비행기 시간을 놓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는 경험도 한번쯤 해봤을 법하다. 그럴 때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택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제 현실에서 이러한 새로운 교통수단을 만나볼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놀랍게도 이미 하늘을 나는 새로운 형태의 운송수단(mobility)은 실체가 있는 산업 체계를 갖춰 가고 있다. 우리말로 선진항공모빌리티로 불리는 AAM은 Advanced Air Mobility의 약자로 화물과 사람이 이용 가능한 발전된 형태(advanced)의 운송수단이다.

AAM은 운송 대상과 이동 거리로 다시 세분화할 수 있는데, 여기서 UAM은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로 도시 내 이동이 가능한 운송수단을 의미한다. AAM 산업이 아직까지 우리의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오지 않아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이동 수단의 생태계를 고려하면 AAM의 시대는 반드시 도래할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UAM 시장 규모가 2020년 70억 달러에서 2040년 약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조 원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과 맞먹는 규모인 것을 생각하면 해당 산업은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는 주식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셔틀 형태 상용화…이종 산업과 결합 시너지 ‘주목’

AAM 산업의 핵심은 새로운 이동 수단이 되는 기체 즉, 수직이착륙비행체(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eVTOL)라고 할 수 있다. eVTOL은 헬리콥터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헬리콥터보다 속도는 빠르고 소음은 줄어든 수직 이착륙 비행체를 일컫는다. 여러 개의 프로펠러를 설치해 수직 이착륙을 가능하게 하고 소음은 최소화한다.

eVTOL의 상용화 초기 단계에는 가격이나 공급 측면에서 사용자 친화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단계에는 이동 시간을 절약하고 싶은 부유층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고, 점차 여러 목적의 이용자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가격 허들은 낮아지고 대중적인 교통수단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상업화 초기 단계에는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고 기저 수요가 있는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공항 셔틀 형태로의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주로나 관제탑 등 이미 공항에 설치돼 있는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고, 비행 기체인 eVTOL을 제작하는 주요 기업들과 항공사 간 협업은 이미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eVTOL은 제2의 전기자동차로 주목받는 미래 모빌리티다. AAM 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및 자율주행의 급격한 성장에 있다. 4인용 기체를 지상에서 띄울 만큼 높은 효율의 배터리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향후 기체를 가볍게 해줄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 변화는 eVTOL의 유지보수비 절감, 안전성 확보로 이어지고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인건비까지 낮출 수 있게 되면서 도심 교통수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상용화 초기에는 이용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미래에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Uber)는 상용화 초기 단계의 UAM 예상 운임이 km당 3~4달러 수준이고, 자율비행이 가능해지면 km당 0.6달러까지 가격이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AAM 산업의 핵심은 기체인 eVTOL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착륙이 가능한 정거장과 관제 시스템 또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인프라다. eVTOL은 전기로 구동하는 비행체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넓은 면적의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지만 그 외의 인프라 구축은 필요하다.

eVTOL의 수직이착륙장을 버티포트(vertiport)라고 하는데, 공항뿐 아니라 도시 안에서의 이동 그리고 도시 간 이동을 고려한 정거장의 구축 또한 필요하다. 또한 장거리 비행을 위해서는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 목적형 배터리를 필요로 하고 가벼운 수소 탱크를 추가해 비행 거리를 연장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체의 안전한 주행 서비스를 위한 관제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 eVTOL을 포함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연결해 항로를 설정하고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력까지 결합하게 되면 무인으로 운행이 가능해진다. 종합해보면, 미래 교통수단인 eVTOL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서 배터리, 정거장, 통신 등 다양한 산업의 결합이 필수적이다. eVTOL은 사람을 운송하는 수단으로 높은 안정성이 요구된다. 설계, 제조, 운용에 있어 감항(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능력) 당국으로부터 여러 인증을 거쳐야 한다.

미국 내에서 eVTOL 운행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형식 증명이 필수적이고 해당 형식 증명은 총 5단계로 나뉜다. FAA는 항공기 설계 승인과 소규모 항로 설정, 조종사 교육 매뉴얼 마련 등을 고려해 에어택시의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 가이드를 2028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각 기업마다 FAA의 단계별 인증 절차가 필수적이며 상용화 계획에 차질이 없기 위해서는 계획된 타임라인에 따라 인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AAM 산업, 美 상용화 임박…韓 UAM 산업 육성 의지

AAM 산업과 관련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먼저 미국의 조비 애비에이션(JOBY)을 eVTOL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을 수 있다. 조비가 개발한 eVTOL의 최고 고도는 약 3000m, 누적 기준으로 약 1만7000km의 비행과 현재까지 1500회 이상의 테스트 비행을 달성했다.

조비는 지난 6월 말 eVTOL 상용화에 앞서 FAA로부터 직접 만든 기체인 ‘S4’의 시험 비행에 대한 승인을 받았고, 승인 소식 후 주가는 하루 만에 40% 이상 급등했다. 시험용으로 만든 항공기의 시험 비행을 통해 테스트하면서 문제된 부분을 수정하고 최종적으로 FAA 승인을 완료하게 되면 최종 양산 버전이 완성된다.

이 절차가 2025년까지 예정대로 진행되면 그 이후 상용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조비는 미 국방부와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에는 군용 eVTOL의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해당 기체가 미국 공군기지로 인도되면 처음으로 운항되는 eVTOL이 될 것이다. 미국에는 조비 외에도 아처(ACHR), 오버에어 같은 대표적인 eVTOL 개발 기업들이 다수 있으며, 독일의 릴리움(LILM), 볼로콥터 같은 기업들도 대표적인 AAM 산업 관련 기업이다. 이항(EH)은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국 드론 스타트업으로, 상장 이후 큰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지만 수익과 계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의 넓은 대지와 수요를 고려하면 내수 시장만으로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어 여전히 잠재력은 크다고 판단된다. 앞서 언급된 AAM 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변동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조비의 경우 6월 말 FAA의 감항 인증 2단계 승인 후 하루 만에 주가가 40% 급등하고 FAA가 에어택시의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2028년으로 공시하면서 하루 만에 15%가 하락하는 등 등락 폭이 매우 크게 연출되고 있다. 연초 이후 조비의 주가는 무려 약 140% 상승했다.

7월 말 아처는 미국 국방부와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40%나 급등했다. 이처럼 새로운 수주 계약이 체결되거나 FAA 승인을 획득하는 등 주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주가는 큰 폭으로 움직이므로 해당 기업들에 투자할 때 높은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AAM 산업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을까. 2020년 국토교통부에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K-UAM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UAM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화된 전략을 발표했다. 로드맵상 국내 UAM의 상용화 시기는 2025년이고 서울의 잠실운동장과 여의도공원, 용산 등이 초기 버티포트(정거장) 부지로 유력한 상황이다.

SKT 컨소시엄을 포함한 7개의 컨소시엄이 국토부 주관의 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 중이고 SK텔레콤은 조비 지분의 2%를 매입하면서 조비의 기체를 국내에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조비의 기체는 2024년 여름부터 한국에서 직접 테스트해 2025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SKT는 회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도 접목해 UAM의 상공망 통신, 교통 관제, 지상 교통과의 연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의 초기 투자자이자 파트너로 eVTOL을 공동 협력 개발 중이고 오버에어의 버터플라이는 올해 말 무인 시제기 조립 후 비행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



AAM 산업 개별 종목 변동성 커…우주항공 및 방산 관련 ETF 활용해야

미국과 한국에 AAM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지만 한 종목을 선택해 투자하기 어려운 경우 ETF를 통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AAM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기업들만 모아 투자하는 ETF는 찾아보기 힘들고, 주로 우주, 항공 및 방산 관련 ETF에 AAM 관련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AAM 산업 관련 개별 기업들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 성장성이 있는 산업의 기업들과 함께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국내 상장 AAM 관련 ETF의 경우 아리랑(ARIRANG) K방산Fn(449450)과 ARIRANG 우주항공&UAM 아이셀렉트(iSelect)(421320), 우리(Woori)미국S&P우주항공&디펜스(440910)가 있다.

해당 ETF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의 기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Woori미국S&P우주항공&디펜스 ETF의 경우 앞서 소개한 아처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상장 ETF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항공우주 및 방산 및 운송 테마 ETF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대표적인 미국 상장 ETF로는 아크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 이노베이션 ETF(ARK Space Exploration & Innovation ETF·ARKX)가 있다. ARKX는 네트워크 정보 시스템 개발 기업인 트림블(TRIMBLE·TRMB), 방산 기술 관련 기업인 크라토스 디펜스&시큐리티(Kratos Defense & Security·KTOS)에 투자하며 아처(3.87%) 또한 보유 종목 톱10에 속한다. SPDR S&P 트랜스포데이션(Transportation) ETF(XTN)는 미국 및 글로벌 항공사, 항공기 제조 업체를 비롯해 운송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주 국방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 전기차와 AAM 산업 관련된 차세대 이동수단 관련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ETF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 김다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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