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OCK] ‘증권주’ 내년에는 웃을까



부동산 PF 전반에 대한 우려 확산과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경색으로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던 증권주가 최근 다시 반등 모멘텀을 보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증권주가 수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되면서 금리가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권사들의 레버리지 투자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올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한다면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운용 손익 개선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부동산 PF에 대한 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증권주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증권주에 긍정적이지만 전체 증시를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하락할 경우 부동산 리스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타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주 상반기 강세…부동산 PF 부실·총선 등 변수

증권주는 통상 1분기에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인다. 거래대금 민감도가 높아서 증시가 상승할 때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폭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내년 상반기 증권업 지수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 PF 부실 우려 확산 등 잠재 리스크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가 계절적으로 1분기에 코스피보다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에 대한 매도 물량과 배당락 매도 물량이 유입되며 거래대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10년간 증권업 지수는 연초 1~4월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지배주주 순이익은 3조30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해외 대체투자 관련 평가와 처분 손실의 기저효과 때문이다. 올해는 금리가 인하되며 부동산 관련 손실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통 IB 위주의 성장과 인수금융 수수료 수익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PF 수수료 수익의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증권사 IB와 기타 수수료 수익은 1조37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부동산 PF는 우량 사업장 위주로 신규 딜이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에는 부동산 PF 관련 수익이 회복세를 보이고 전통 IB 수수료 증가가 IB 전체 부문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홍콩H 지수 관련 여파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할 때 헤지를 하는데 급격한 지수 하락으로 헤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내년 4월 총선 이벤트 역시 증시 흐름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총선이 거래대금에 미칠 영향은 과거 사례를 볼 때 미미했다. 과거 4회 총선의 거래대금과 증권업 지수 추이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과 2016년 총선 당시에 거래대금 등락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우 연구원은 “2012년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했지만 세계 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대금이 줄었고, 2016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되며 증권업 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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