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디어 홍수속 아늑한 쉼표 '작은 책방'


카네기상, 안데르센상에 빛나는 엘리너 파전의 클래식 명작 『작은 책방』을 소설가 이도우가 우리말로 옮겼다.

『작은 책방』은 『빨강머리 앤』, 『작은 아씨들』, 『어린 왕자』처럼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작품으로, '수박설탕'이 론칭한 ‘그랜마 북셀프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양장본으로 단장해 선보였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엘리너의 아름답고 따스한 위트 넘치는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 속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나무꾼 소년과 공주의 신분에 차별을 두지 않으며, 왕과 시골 농부의 아들이 동등하게 그려진다. 평생 그와 같은 세계관과 인간에 대한 시선을 지켜온 엘리너 파전답게, 그녀는 노년에 영국 왕실로부터 데임 작위를 수여 받게 되자 “나는 우유 배달부와 별반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라며 정중히 거절한다.

엘리너가 세상을 떠난 뒤 영국 어린이 도서 연합은 이 겸손하고도 모두에게 열린 마음을 지녔던 작가를 기리며, 매년 훌륭한 아동문학가에게 수여하는 ‘엘리너 파전 상’을 제정했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아지트이자 마법 같은 ‘서쪽 숲’이 될 『작은 책방』을, 현대의 자극적인 미디어와 활자에 지친 이들에게 아늑한 쉼표처럼 선사한다.

이 책을 옮긴 이도우 소설가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따뜻한 난롯가 안락의자에서 책을 펼치듯 그 속에서 쉬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의 시인이면서 극작가, 아동문학가인 엘리너 파전(1881~1965)이다. 그는 어릴 때 몸이 약해 학교 교육 대신 집에서 수많은 책을 읽으며 자랐다. 작품집 『작은 책방』으로 카네기상, 안데르센상을 수상했고, 그림 동화 신데렐라 이야기를 특유의 위트와 풍자, 작은 반전으로 재해석한 『유리구두』를 쓰고 연극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 외 『줄넘기 요정』, 『말론 할머니』 등의 작품과 수많은 시, 희곡을 남겼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도우 소설가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잠옷을 입으렴』 등의 소설과, 산문집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를 출간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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