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생활기록부 5]재건축 물량 쏟아지는 목동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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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생활기록부 5 - 서울 목동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서울 목동에 다녀왔습니다. 14개 신시가지 단지를 둘러보면서 정비사업 상황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서울의 3대 재건축 동네' 하면 압구정, 여의도, 목동이 꼽히죠. 목동에 있는 신시가지 단지 14곳 전부 재건축 연한을 넘겼고, 일제히 정비사업에 돌입했습니다.
목동은 '소규모 도시'를 연상시킵니다. 1980년대 후반 국내 최초의 공영 개발 방식으로 신시가지 단지 14개, 총 2만6000가구를 건설했습니다. 일방통행 도로를 중심축으로 옆에 상업시설과 행정지구를 배치했으며 보행로가 넓고 공원이 많습니다. 단지마다 시공사와 평면, 조경 등도 달라요. 바깥쪽 동은 높고 안쪽은 낮게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설계해서 오래됐는데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덜합니다.

국회대로를 기준으로 위쪽인 1단지부터 7단지를 '앞단지', 아래쪽인 8단지부터 14단지를 '뒷단지'로 구분합니다. 사실 행정구역상 앞단지는 양천구 목동이고, 뒷단지는 신정동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목동은 신시가지 14개 단지를 통칭합니다. 목동은 '핵심부'가 중요합니다. 핵심부엔 현대백화점 같은 중심상권과 대형 학원, 목운초와 목운중 등 인기 학교가 있습니다. 앞단지가 핵심부에 가깝고, 시세에도 반영됩니다.
철도망은 2호선(지선)과 5호선, 9호선이 있습니다. 여의도와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이자 사교육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대치동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학원가를 형성하고 있어요. 자녀 학업을 위해 전입한 가구들이 많다 보니 학구열이 뜨겁고 분위기도 점잖은 편입니다.

정부 규제 완화로 가장 수혜
목동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장 수혜를 본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5년 이상 멈춰 있던 목동 지구단위계획도 통과됐죠. 정비사업을 통해 5만3000가구 규모의 신도시급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목동을 높이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입니다. 서울에서 찾기 힘든 저층 및 저밀도 단지이기 때문입니다. 대지지분은 넓은 데다 용적률은 낮아서 일반분양 수익을 기대할 수 있거든요. 물론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습니다. 도로와 기반시설 등 관련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앞·뒷단지를 나누는 기준이자 대장으로 꼽히는 7단지입니다. 유일한 목동역 역세권인 데다 핵심부도 가깝습니다. 하이페리온 등 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오면서 위상이 더 높아졌습니다. 1986년 준공한 2550가구입니다. 중대평 평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대지지분이 많은 데다 가장 노른자 땅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최근 정비사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조합이냐 신탁이냐 사업 방식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커지면서 추진위원장이 해임되는 등 재건축 사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6단지는 정비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서 '목동 재건축 1호'로 예상합니다. 1986년 준공됐고 1362가구를 재건축해 최고 49층, 212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최근 양천구가 목동 6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관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목동 신시가지에서 정비계획안이 구체화된 건 6단지가 처음입니다. 신속통합기획으로 노선을 정했죠. 단지 안에 경인초, 양정중, 양정고가 있고, 이대목동병원 옆입니다. 안양천이 길 건너라 재건축을 하면 강변뷰가 가능해집니다. 지하철역이 꽤 멀지만, 단지 앞에 목동선 정거장이 예정돼 있어요. 용적률은 139%입니다.


부동산 침체 속 신고가 나와
1·2·3단지는 합쳐서 5100가구 규모이고, 용적률은 120%대 초반입니다, 이 단지들만 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는데 얼마 전 3종으로 종이 상향됐습니다. 서울시는 종상향 조건으로 '임대주택 20%'를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양천구청이 대안으로 개방형 녹지인 '목동 그린웨이'를 조성하도록 제안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습니다. 이를 통해 1~3단지 주민들은 일반분양을 늘려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고, 서울시의 공공 기여 요건도 충족할 수 있게 됐습니다.
1단지는 9호선 신목동역 역세권입니다. 옆에 열병합발전소가 있어서 난방비를 할인받습니다. 얼마 전 전용 154㎡가 29억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뛰어넘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와 함께 재건축 활성화 기조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단지와 3단지는 근린상가, 학원가와 가깝고 인기 학교들 근처입니다. 신탁 방식에 관심 보이고 있어요.
4단지는 1382가구인데 소형 평수와 고층이 많습니다. 단지 남쪽에 국회대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이 계획돼 있어서 오목교역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정비계획안을 입안한 상태이고, 재건축 방식에 대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5단지는 용적률이 116%로 14개 단지 중 가장 낮습니다. 대형 평수가 많고 대지지분이 커서 사업성이 좋아요. 학원가가 가까운 데다 단지 앞에 목동선 정거장이 예정돼 있어요. 동서남북이 택지지구로 둘러싸여서 쾌적합니다. 최근 신통기획을 접수했고, 신탁 방식이 유력합니다.
8단지는 1352가구로 신시가지 단지 중 규모가 가장 작아요. 중층과 고층입니다. 조합 방식을 선택했고, 신통기획을 접수한 상태입니다. 대지지분이 좀 작습니다. 오목교역 주변 편의시설 이용하기에 위치가 괜찮습니다.
9단지는 2030가구로 뒷단지의 중심단지 역할을 합니다. 서울남부지검과 남부지법 등을 끼고 있어서 별명이 '법조단지'입니다. 아쉽게도 안전진단에서 탈락해서 주민 모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한국자산신탁 통한 신탁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10단지는 2160가구이고 용적률은 123%입니다. 한국토지신탁 통한 신탁 방식 예정이고, 신통기획을 접수했어요. 2호선 신정네거리역 역세권이에요. 중대평 평수의 비율이 높고, 대지지분이 넓은 편입니다.
11단지와 12단지는 가장 외곽에 위치한 데다 김포공항 항로 쪽이라 비행기 소음이 있어요. 89.2m2(27평) 기준 대지지분이 11단지와 12단지가 각각 1위, 2위입니다. 다만 11단지는 안전진단을 탈락해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 11단지는 1595가구이고 용적률은 120%에요, 한국자산신탁 통한 신탁 방식 예정입니다. 12단지는 1860가구이고, 뒷단지 학원가가 인접해요. 용적률은 119%, 조합 방식 예정입니다.
13단지는 용적률이 159%로 14개 단지 중 가장 높습니다. 2280가구이고, 2호선 양천구청역 역세권이에요. 신통기획을 신청한 상태이고, 신탁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14단지는 3100가구로 목동 단지 중에 가장 큽니다. 용적률은 146%로 높죠, 안양천 옆이라 일부 동은 하천뷰가 가능해집니다.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단지 안이나 옆에 있어요. 신시가지 단지 중 가장 먼저 KB부동산신탁과 업무제휴(MOU)를 맺었고, 신통기획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목동은 실거주 및 투자 가치를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재건축 동네와 차별화합니다. 목동이 서울 서남권뿐 아니라 수도권 서부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 이재형·이문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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